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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가을 전어’ 찬바람 불면 만나요!

‘묵자’ Food Talking 24

내용
'가을전어' 찬바람 불면 만나요

며칠 전, 신문에서 ‘여름 실종’이라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부산의 하루 평균 기온이 며칠 째 20.7도에서 22.8도를 선보이며, 지난해보다 평균6~7도가 낮은 이상 기온현상을 보였는데요. 말 그대로, ‘여름 실종’입니다. 더위는 실종하고, 비가 오더니…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이 붑니다. 이대로 가을인가… 이대로, 가을이 오는구나 싶네요. 가을이 오는 길목. ‘묵자’의 발길은 어느덧 가을 별미를 찾고 있습니다. 가을 별미하면 역시 전어가 떠오르는데요. 여름의 열기가 사그라지지 않은 이맘때부터 가을까지 그 절정의 맛을 자랑하는 가을의 전설, 전어를 소개할까 합니다.

전어, 그 이름의 유래는 조선후기 ‘임원경제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남해에서 염장해서 서울에 와서 파는데.. 양반과 백성들이 모두 좋아했으며, 사람들이 돈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어(錢魚)”라 칭했다고 하는군요. 돈 생각하지 않고 먹을 정도로 맛있는 고기라 전어라 했다고 하니… 손바닥만한 요 녀석이 맛있긴 맛있나 봅니다. 가을만 되면 요 녀석을 두고 사람들의 이야기는 얼마나 많은지… 대략 이렇습니다.

'가을전어' 찬바람 불면 만나요

얼마나 고소하면 깨가 서 말이라 했을까… 며느리 친정간 사이 문 걸어 잠그고 먹을 정도니… 가만히 앉아 속담만 되뇌어도 입안에서 군침이 도는 게 얼른 먹고 싶어지네요. 선선한 바람에 집나간 며느리도 찾을 겸, ‘묵자’ 가을 전어를 찾아 길을 나섰습니다.
 

부산에서 전어하면 명지시장, 명지시장하면 전어인데요. 실제, 부산·경남 일대에서 전어가 가장 많이 유통되는 곳이 바로, ‘명지시장’입니다. 제대로 된 전어 맛보려면 ‘명지시장’을 가야 된다고 하니… 제법 먼 거리지만 심호흡 한번 하고, 카메라 달랑 메고 길을 나섰습니다. 일단, 도시철도를 타고 동대신동에 내려, 구덕운동장 앞에서 좌석 58-1번을 타고 가면 명지시장이 나옵니다. 또는 540번을 타고 가다가 사하구청에 내려 58-2번을 갈아탄 후 명지시장에서 내리면 됩니다.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을숙도의 상쾌한 바람이 ‘묵자’의 얼굴을 스칩니다. 제법 멀었지만 잘 왔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입구에 들어서자, ‘전어 축제’를 알리는 플랜카드가 눈에 띕니다.

'가을전어' 찬바람 불면 만나요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나흘간 명지시장에서 ‘전어 축제’가 열리는데요. 전어 썰기, 맨손 장어잡기, 팔씨름 대회 등등 가족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묵자’도 꼭 참석해야겠어요.

명지시장에 들어서면, 큰 주차장이 보이고… 그 주차장을 둘러싸고 횟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활어센터 입구. 그곳으로 들어서면 ‘산옥횟집’ ‘을숙도 횟집’‘수산횟집’ ‘초장집’ 등등 간판들이 즐비한데요. 횟집마다 전어들이 꽉꽉 들어차 있습니다.

'가을전어' 찬바람 불면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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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시장엔 두 종류의 횟집이 있습니다. 회 한 접시에 3만원(소), 5만원(중), 6만원(대)씩 받으면서 기본 반찬과 매운탕이 나가는 여느 횟집과 다름없는 일반 횟집이 있고요. 또, 하나는 초장집이라고 해서… 1kg씩, 2kg씩 회를 사서, 1인당 초장값 5천원씩을 내고 먹는 곳이 있습니다. 초장집 가서 초장값 계산하고, 매운탕까지 계산하면… 얼추, 일반 횟집에서 먹는 거랑 가격이 비슷합니다. 알뜰하신 분들은 2kg, 3kg씩 집에 사가지고 가서 드시더라고요.
 

명지시장을 이리저리 둘러보다 멈춰선 산옥횟집. 주인장이 살아있는 전어를 잡아 보여주는데요. “이게 남해안의 떡전어에요~ 떡 전어!”

'가을전어' 찬바람 불면 만나요

사실 서해안 전어와 남해안 전어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서해안 전어는 조류가 급해 운동을 많이 해서 날씬한 편이며, 길쭉한 편인데요. 남해안 전어는 운동을 덜해서 그런지 배가 약간 나와 있으며, 서해안보다 조금 작은 게 특징입니다. 남해안 전어 중에서도 떡처럼 살이 통통하게 올라 뼈가 연하고 살이 부드러운 것을 말합니다. 속살은 약간 붉은 빛을 띠는데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입니다.
 

전어가 살아 숨쉬는 명지시장. 횟집이든, 초장집이든 어딜 가나 싱싱한 전어가 1kg에 1만 5천원. 어디가 맛있고 어디가 덜한 곳 없이 모두 싱싱하고 맛있습니다. ‘묵자’의 주특기.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고 있는데… 단체손님이 들어가는 ‘세산 횟집’에서 발길을 멈추었습니다. “가족 종친 모임을 여기서 하려고... 해운대에서 예약하고 왔어요.” “명지까지 온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싸고 맛있으니까요! 싸고 맛있고, 싱싱하고~!”

'가을전어' 찬바람 불면 만나요

단체손님에 바빠진 주인아저씨. 그 자리에서 전어를 잡아 손질한 다음, 몇 접시 뚝딱 썰어냅니다. 전어는 뼈째 먹어야 고소하다고 하는데요. 뼈째 어슷 썰어 나오기도 하고요. 뼈를 발라내어 먹기 좋게 썰어 나오기도 합니다. 전어며, 붕장어며, 한 접시 푸짐하게 썰어 나오자, 즐거운 가족 모임이 시작됩니다.

'가을전어' 찬바람 불면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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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전어 회를 된장에 살짝 찍어 먹어보니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번지는데요. 좀 더 맛있게 즐기고 싶은 분들은 상추와 깻잎에 전어 듬뿍 올리고, 알싸한 마늘과 고추 넣어 쌈을 싸먹어도 그만입니다. 요리 솜씨 있으신 분들은 갖은 채소 썰어 넣고 매콤한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회 무침으로 먹어도 끝내줄 거 같네요. 아이고, 군침 살살 돕니다. 돌아-
 

단체손님들의 흥겨운 농을 뒤로 하고 나왔더니… 솔솔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합니다. 석쇠위에 맛있게 익어가는 전어구이. 고소한 이 맛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고 하더니… 묵자의 발길이 저절로 그리 향합니다. ‘시장 횟집’ 한 모퉁이. 노릇노릇 익어가는 전어에서 선선한 가을 향이 느껴집니다.

'가을전어' 찬바람 불면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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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구이 맛있게 먹는 방법. 한 마리를 손으로 붙잡고 머리부터 통째 먹어야 그 고소한 맛을 배가 시킬 수 있는데요. 전어 뱃살의 알싸한 맛과 머리뼈의 고소한 맛을 제대로 느껴야 전어구이 먹었다고 말할 수 있죠.

향긋한 전어구이를 찾아 들어온 ‘시장횟집’. 이곳에서 또 하나의 보물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밤젓’ 인데요. 전어 내장으로 담근 젓갈을 ‘속젓’이라고 하고, 내장 중에서도 완두콩만한 위장으로 담근 것을 ‘밤젓’이라고 합니다. ‘전어 밤젓’, ‘전어 돔배젓’이라 불리는 요것은 흔히 볼 수 없는 귀한 젓갈입니다. 주인아주머니께서, ‘밤젓’이 요만하다고 들어 보여주시는데… 엄지손가락 손톱만한 크기네요. 귀한 ‘밤젓’ 그 맛을 보니,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내는데요. 양배추, 다시마 등 싱싱한 쌈 채소에 뜨끈한 밥을 얹고, 젓갈을 얹어 먹으면… 집나간 입맛도 돌아올 거 같아요.

'가을전어' 찬바람 불면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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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 을숙도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명지시장 잘 구경하고 갑니다.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명지시장 전어축제’가 열린다고 하니깐요.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계획 세워보세요~!!! 전어도 실컷 먹고, 명지시장 구경도 하고 일석이조!!!

작성자
민경순
작성일자
2011-08-2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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