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눌 ‘梵魚寺洞口作(범어사동구작)’
한시 속의 부산여행 2
- 내용
-
이안눌(李安訥)은 선조 4년(1571) 태어나 인조 15년(1637)까지 살았다. 호는 동악(東岳). 29세에 문과에 급제, 형조 호조 예조 등 삼조의 좌랑을 지내고 인조 때 좌찬성에 이르렀다. 선조 41년(1608) 2월 동래부사로 부임, 1년5개월쯤 부산에 머물며 여러 시를 남겼다.
이 시는 제목에서 보듯 범어사 입구에서 지었다. 비온 뒤 범어사로 오른 듯, 비취빛으로 빛나는 숲, 먼 산에 흐릿한 기운(嵐氣)이 첩첩이 아른거린다고 표현했다. 앞 구절에서는 등나무 군락과 쭉쭉 뻗은 소나무 사이로 기묘한 바위들이 엎드려 있는 길을 그렸다. 지금도 범어사 초입 왼편엔 등나무 군락지가 잘 어우러져 있다. 다섯 번째 구절부터는 경치보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솔 그늘에 앉아 듣는 새소리, 절에서 먹는 나물반찬으로 마음마저 선의 세계로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묘사했다. 고요한 분위기에서 웃음 한번 웃으니 오랫동안 세속에 온 몸을 물들인 자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표현으로 끝을 맺는다.
※ 자료:신라대 국문학과 엄경흠 교수 ‘한시와 함께 시간여행’
- 작성자
- 박재관
- 작성일자
- 2011-07-2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1484호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