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 신의·성실 풍조 확산되길”
법원 민사조정센터장 맡아 소송보다 대화 통한 해결 주선
이 사람 @ BUSAN - 청백리 표상 조 무 제 전 대법관
- 내용
- 조무제 전 대법관은 경남 진주에서 출생, 진주사범을 거쳐 동아대 법대, 서울대 사법대학원을 졸업하고 동아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65년 제4회 사법시험에 합격, 부산지법 마산지원 판사, 대구고법 판사, 부산지법 부장판사, 부산지법 수석부장판사를 거쳐 창원지법원장과 부산지법원장을 역임했다. 1994∼2004년 대법관을 지냈으며, 2004년부터 동아대 법대 석좌교수로, 지난해부터는 부산법원조정센터장을 맡아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가치있는 일에 몰두하는 삶은 아름답고 보람 있습니다. 각자가 주어진 여건을 최대한 살려 진지한 노력을 다하는 삶이 가치 있는 일에 몰두하는 `창조적인 삶'입니다. 참되고 진실한 뜻을 펴는데 주어진 시간을 아껴 쓴다면 모든 사람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청렴 법관'의 표상, 조무제(趙武濟·69) 전 대법관이 삶의 지침이 되고도 남을 새해 덕담을 보내왔다. 부산시보·격월간 잡지 `부산이야기'와 어렵사리 가진 인터뷰를 통해서다. 그는 한없이 자기를 낮추며,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마다하는 겸손한 선비이자 대쪽 법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조 전 대법관은 `국가 소임'을 마치고 동아대 석좌교수로 후학을 가르치고, 대법원 부산법원 민사조정센터장을 맡아 민사 분쟁조정 일을 하며 그야말로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다.
"모든 일을 소송으로만 해결하려 들면 안 됩니다. 인간관계가 무너지고, 소송비용이 증가하며, 사회는 자꾸 메말라 갑니다. 대화를 통해 충분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조전 대법관은 지난해 4월 출범한 민사조정센터장을 기꺼이 맡고 있다. 대화를 통해 분쟁을 조정하겠다는 신념 때문이다. 민사조정센터는 말 그대로 민사조정절차의 진행을 유도하는 기관이다. 쌍방간 대화를 유도해 분쟁 해결의 물꼬를 터 준다. 개인의 사생활 비밀을 보장하며 당사자로 하여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펴게 하여 해결에 도달하게 거들어 준다. 조 센터장은 많은 분쟁 당사자들이 이 제도를 잘 이해하고 많이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는 새해에도 조정활성화에 힘을 다해 시민들이 분쟁해결의 방편으로 삼는 소송풍토를 완화시키는데 힘을 쏟을 생각이다.
"인구비례로 볼 때 소송의존도가 선진국보다 매우 높습니다. 이런 우리 사회의 현상을 바꾸자면 분쟁해결과 사회통합이 당사자의 자주적인 결단으로 조정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남에게는 인자하지만, 자신에게는 모질도록 엄격하기로 소문난 그는 어떤 삶의 지표를 가지고 있을까. "신의·성실이 제 삶의 모토입니다. 이 두 마디는 제 삶의 지표이긴 하지만 후학들에게도 권유하고 싶은 덕목입니다. 특히 법관이라면 꼭 지녀야 할 덕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는 진주사범을 졸업하고 동아대를 나왔다. 학창생활을 비롯해 부산소재 법원에서의 근무와 교단생활이 거의 대부분. 그래서 그는 부산이 자신의 고향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어린 학창시절의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법관이 되고나서는 법관다운 법관이 되고자 했습니다. 제 딴에는 노력한다고 했지만 객관적 기준으로는 흡족한 수준이 못 돼 결국 미숙한 꿈으로만 남아있는 셈입니다."
조 센터장은 업무에서 한가해지면 어린 시절의 꿈인 작가에의 길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새해에는 우리 사회에 신의와 성실을 중시하는 풍조가 많이 확산되길 바랍니다." 조 센터장의 새해 덕담이다. 어느 시대나 어려움은 항상 있는 법, 그러나 그 어려움이 어떠하든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신의와 성실을 지니고 있다면 어려움은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뚜렷한 믿음이요, 신념이다.
- 작성자
- 글/박재관·사진/문진우
- 작성일자
- 2010-01-0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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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04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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