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고개 해월정
손 내밀면와락 안길듯가까운 저 달…
- 내용
해운대 앞바다를 향해서 뛰어들듯이 고개를 내민 달맞이고개. 달맞이고개에서도 한번 더 손을 내밀어 바다를 끌어안듯이 서 있는 정자가 있다.
이름하여 해월정(海月亭). 지난 97년에 들어섰으니 벌써 10년 가까운 연륜이 들어찬 이 정자의 매력은 2층으로 올라가는 높이와 팔각지붕으로 덮어쓴 화려한 외관에 있는 게 아니다. 거기서 바라보이는 바다와 달의 수수하면서도 절묘한 어우러짐이 어쩌면 해월정의 진짜 매력일 것이다.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이 정자를 찾는 사람들의 이유도 아마 그 언저리에서 묻어 나오지 않을까.
아침저녁으로 뜨는 해와 달을 보기 위하여, 뒤돌아보면 일몰의 장관까지 덤으로 얹어서 보기 위하여 가깝고 먼 발길을 옮겨서 오는 사람들. 한낮에는 시원한 바닷바람에 해송처럼 고개를 내밀고, 밤에는 밤바다를 배경으로 눈부시게 빛나는 해운대의 야경을 눈에 담는 사람들이 잊지 않고 다시 찾는 곳에 달맞이고개가 있고 또 해월정이 있다.손을 내밀면 와락 안겨들듯이 달빛이 가까운지라 해월정의 정월대보름 밤은 각지에서 몰려온 사람들의 긴한 눈빛과 소원으로 새벽까지 환하다. 대보름뿐인가.
새해 첫날이면 그 해의 첫 해돋이를 보기 위하여 이른 새벽부터 사람들이 몰려서 시시각각 달궈지는 바다보다 더 뜨끈한 아침을 열어낸다. 저마다의 소망과 희망이 어우러져 뜨거운 심장을 가슴에 담아오는 것이다. 긴 겨울이 지나고 마음 한구석에서 살아남은 그때의 불씨들이 모여 또 이렇게 봄이 온다.
- 작성자
- 글/김언<시인>·사진/문진우
- 작성일자
- 2006-03-1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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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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