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장산
긴 너덜 ‘장롱바위’ 화산의 땅 이었다네
빼어난 전망·심산유곡 도심속 시민 휴식처라네
- 내용
장산은 해운대의 뿌리이면서 언제나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는 산이다. 달맞이고개와 동백섬, 그리고 여름이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해운대해수욕장의 눈부신 백사장도 하나같이 장산이 바다와 만나면서 만들어낸 풍경들이다. 빼어난 전망과 함께 들어갈수록 심산유곡을 자랑하는 산, 장산의 예전 모습은 뜻밖에도 야트막한 분지였다고 많은 지질학자들이 증언한다. 지금으로부터 6∼7천만 년 전, 해수면이 낮아 한반도와 일본열도가 육지로 연결되던 그 시절, 해운대를 한가롭게 거닐던 것은 공룡들이었다. 그들의 덩치 큰 발자국이 채 마르기도 전에 어느 하루 굉장한 폭발이 일어난다. 지표면을 뚫고 화산이 터져 오른 것이다. 엄청난 화산재와 함께 땅이 솟아오르며 마침내 산을 이루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장산이다.
한번 솟아오른 산은 오랜 세월 깎이고 다듬어지면서 화산활동이 있었다는 흔적조차 희미하게 남는다. 우리들은 오로지 바위를 통해서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등산로 주변에 널린 바위들이 깨알처럼 머금고 있는 수정이 화산폭발의 가장 작은 증거라면 산 중턱에서 발견되는 웅장한 너덜은 폭발 당시를 기억하는 가장 큰 증거들이다. 장롱만한 바위덩이들이 더미를 이루어 가히 바위들의 물결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그 광경은 산의 아랫도리까지 거침없이 진행되는 장관을 보여준다. 주말이면 발바닥을 달구어가며 등산하는 사람들이 가슴 밑바닥으로 후끈후끈한 열기를 느끼는 것도 어쩌면 장산의 이런 내력 탓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 작성자
- 글/김언·사진/문진우
- 작성일자
- 2006-02-2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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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2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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