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섬 인어상
바닷속 나라 황옥공주 전설 애틋 부드러운 자태… 동백섬 마스코트
- 내용
동백섬 앞바다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바다이면서 한편으로 슬픈 전설이 어린 바다이기도 하다.
동백섬 갯바위에 흔적처럼 서 있는 인어상을 보면서 우리는 아침저녁으로 뜨는 노을과 함께 그 전설바다의 말없는 이야기를 듣는다.“아주 먼 옛날 바닷속 나란다국에서 무궁국 은혜왕에게 시집온 황옥공주는 보름달이 뜨는 밤마다 황옥에 떠오른 고국의 모습을 보며 그리운 마음을 달랬다.”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이 이야기를 두고 어떤 이들은 김수로왕에게 시집온 인도의 허황옥 공주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전설은 전설일 뿐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은 언제나 말없는 청동상이다.
청동 인어상이 동백섬에 들어선 것은 지난 1974년. 한동안 동백섬의 마스코트라 불릴 만큼 많은 사랑을 받던 인어상은 그러나 1987년 태풍 셀마에 유실되어 형체를 잃어버린다. 그 잔해가 부산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확인해보니 몇 년 전 폐기되었다고 한다.
명물로 사랑받던 인어상에 대한 아쉬움이 커서일까. 1989년에 다시 세워놓은 인어상은 이전의 것보다 더 크고 부드러운 자태를 자아내면서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한낱 눈요기에 불과할 수도 있는 청동상이지만, 인어상을 품어안은 전설바다의 영험함은 여전히 힘이 센 것 같다. 해안가 바위틈에 촛불을 놓고 바다를 향해 치성을 드리는 사람들이 예나 지금이나 드물지 않게 보이는 것도 아마 그 때문이리라.
- 작성자
- 글/김언·사진/문진우
- 작성일자
- 2006-02-1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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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2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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