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삐었을 때만 맞는다고요?
대부분 질환 근원 치료 가능해… 한꺼번에 여러 병 함께 치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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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5000년 전에도 돌을 갈아 침을 놓았다. 돌을 갈아 만든 원시적인 침구(鍼灸)의 유물이나 여러 가지 문헌으로 전해져오는 자료를 보면, 침구학의 역사는 대략 5000년 전부터 시작한다. 인류의 역사와 그 연원이 거의 같다.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효과가 뛰어나 도태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장구한 세월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이 널리 애용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침으로 치료하지 못할 병 없다”
이렇듯 침은 오래 전부터 서민들과 아주 친숙하고 효과 좋은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한의과대학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졸업을 한 한의사 수가 2만명에 육박한다. 그런데도 일반인들은 의외로 침으로 치료가 가능한 질병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저 발목을 접질렸거나 삐었을 때, 타박상으로 멍이 들었을 때 혹은 체했을 때 침을 맞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정도다. 매년 의료기관 수가 급격히 늘고 있으며 치료법 또한 다양해져서 침치료의 장점에 대한 인식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침으로 치료하지 못하는 질병이 없다”고 한다면 과연 얼마의 사람들이 이 사실을 믿을 수 있을까….
인체의 각 부위는 ‘경락(經絡)’이라는 특수한 에너지 전달 체계로 오장육부와 연결이 되어 있다. 이 경락이 미치지 않는 신체부위는 없다. 각 경락에는 경혈(經穴)이라는 침을 놓을 수 있는 혈 자리가 있어서 그 혈에 침을 놓거나 자극을 해주면 그 기운이 근골격계는 물론 오장육부로 전달이 되어서 여러 가지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이러한 경락과 경혈을 사용하는 침구학은 어떤 질환도 치료가 가능하며, 외부로부터 약물이나 에너지를 주입하지 않고, 인간이 가진 자체의 기운으로써 치료를 하는 것이므로 부작용이나 치료후유증이 없는 가장 완벽한 치료 방법 중의 하나이다.
정신신경계 질환에도 침 큰 효과
침치료의 원리 또한 한방생리 병리의 메커니즘과 동일해서 인체 내의 불필요한 에너지를 없애거나 소통에 지장이 있는 부위의 기능을 통하게 하거나 배치가 잘못된 열(熱)이나 기(氣)를 제자리로 되돌려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병명에 매달리지 않고 여러 가지 다양한 질병을 근원적으로 치료를 할 수가 있다.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구체적인 근육 골격계 질환에 대해서 주로 침치료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를 들면 근육, 신경, 인대, 관절의 이상, 즉 목 디스크와 같은 경추질환, 50견 계통의 어깨질환, 요통이나 좌골신경통계 질환, 무릎, 발목 등의 관절질환, 와사풍이나 중풍처럼 시각적으로 확인이 되는 질환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실제 임상에서는 이런 근골격계 질환보다 정신신경계 질환이나 오장육부에 원인을 둔 질환자가 훨씬 많다. 가령 자주 체해서 수시로 콜라 따위의 탄산음료나 활명수를 마시며 곧잘 헛 트림을 하는 것은 대부분 아래로 순행해야 되는 기(氣)가 위쪽으로 역상(逆上)해서 생기는 증상이므로 떠오르는 기운을 내려주든지 아니면 기(氣)가 역상하게 된 원인(개인적으로 다르고 다양함)을 해소시켜주어야 되는데, 치료의 초점을 위(胃)나 식도(食道)에만 맞추니 근본적인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것이다. 위나 식도를 대상으로 침치료를 하거나, 위장약을 복용하면 일시적으로 좀 편해질 수 있다 해도 치료나 약복용을 중지하면 다시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특히 소화기계 질환에 소화제나 제산제를 쓰거나 근골격계 질환에 진통제를 투약하는 것은 대증요법의 가장 아쉽고 안타까운 방법이 아닐 수 없다.
대증요법 의존에서 벗어나야
‘두통’을 예로 들어보자. 아마도 두통의 원인은 세상의 어떤 질병보다 다양하고 많을 것이다. 기질적으로나 구조적으로 뇌에 문제가 없는 대부분의 통증은 소위 신경성두통이다. 신경성의 원인만을 적는다 해도 이 지면을 다 채우고도 남겠지만 그 구조를 분석해 보면 의외로 단순하다.
이것 역시 오장육부의 기운과 열이 머리로 몰려서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다. 이런 경과로 유발되는 증상은 두통 외에도 어지럼증이나 불면증, 이명, 집중력저하, 안면홍조, 두한(頭汗), 여드름, 탈모, 안구충혈 등은 물론 구토, 복통, 속 쓰림, 소화불량, 급만성 위염, 가슴 답답함, 매핵기(목에 가래가 걸려 풀리지 않고 갑갑함), 부정맥, 가슴 두근거림 등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이렇듯 수많은 증상으로 힘들어하면서도 사람들은 근원적인 치료에 무관심하다. 어떻게 해야 근치(根治)가 되는지 알기 어렵기도 하지만 쉽게 근치를 해주는 의료기관이 드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너나없이 대증요법만 받았을 뿐이고, 또 그것에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질병과 증상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를 할 수만 있다면, 병의 종류가 수십 개라도 하나의 원인에 의한 것이라면 여러 병원 여러 과(科)에 가서 각각의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것이다.
여러 가지 질병 동시 치료효과
한방에는 침치료를 하기 전에 시행하는 진찰방법으로 ‘복모혈진단(腹募穴診斷)’과 ‘배유혈진단(背兪穴診斷)’이라는 것이 있다. 황제내경(黃帝內徑) 침구학편(鍼灸學編) 영추(靈樞)에 따르면 사람의 몸에는 오장육부의 이상 유무를 나타내는 제각각의 혈 자리가 복부(腹部)와 배부(背部)에 각각 12개씩 있어서 그 24개의 혈 자리를 진찰하면 어떤 장기에서 질병이 시동되었는지를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증상을 관찰했을 때 어느 오장육부의 원인으로 기(氣)나 열(熱)이 위로 떠올랐을 때 내려주는 혈(穴)이 있고, 그것이 염증을 유발시켰을 때 소염을 시키는 혈(穴)이 있고, 통증이 심할 때 치료를 하는 혈(穴), 급성질환이 왔을 때 사용하는 구급치료 혈(穴) 자리가 그 각각의 오장육부에 해당하는 경락에 배치되어 있다.
증상과 질병에 따라 그 오장육부의 해당 경락의 혈 자리에 침을 놓으면 그에 상응하는 질병이 근본적으로 치료가 된다. 증상이나 질병의 경과가 길고 만성질환이면 가끔 치료가 다소 지연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당일 침을 맞고 있는 가운데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침구실에서는 일도쾌차(一度快差)가 드물지 않은데 일도쾌차보다 더 의미로운 것은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된 여러 가지 질병이 동시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언제까지 진통제나 소화제, 또는 안정제에 의존해서 세월만 보내고 있을 것인가.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12-07-2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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