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대형 재난사고도 체계적·과학적 제어·관리 가능
한국, '조선해양 세계최강' 위상 확고히 다질 터

조선해양공학계 양대 '노벨상' 수상 백점기에게 해양·재난 안전의 길을 묻다

내용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白点基·57)교수. 조선해양공학계의 양대 '노벨상', 미국조선해양공학회의 데이비드 W. 테일러 메달과 영국왕립조선학회의 윌리엄 프루드 메달을 잇달아 수상했다. 양대 상을 모두 수상한 예는 세계 역대 3번째. 선박·해양 플랜트 안전설계 분야의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산업화를 이룬 공로가 크다. 그의 연구는 SCI 논문 피인용실적 905회를 기록하고 있다. 영문저서 4권은 영국 케임브리지, 미국 MIT 등의 주요교재다. 250여 편의 SCI/SCIE급 국제저널 논문을 포함한 500여 편의 논문과 40여 건의 국내외 특허출원 으로 다수의 세계적 논문상, 학술상을 수상했다. 연구와 실용, 양면에 두루 탁월한 세계적 석학이다.

'세계를 이끄는 한국의 창조적 공학자', 그는 '세계최고 조선해양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 선구자다. 한국을 먹여 살릴 6대 미래 선도산업 중의 하나인 해양플랜트 산업의 정부단위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다. 교육·연구를 넘어, 사회·국가에 봉사하는데도 열심이다. 정부 산하 사단법인 화재폭발안전포럼의 이사장을 맡아, 안전대책과 대응체계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선박 안전설계의 권위자로서,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사고원인과 구조환경에 대한 소신 있고 정확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부산사람 백점기, 그가 부산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며 세계적 공학자로 우뚝한 그 바탕과 저력은 무엇인가? 그는 '조선해양강국' 한국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며 어떤 대응전략을 구상하고 있나. 조선·해양 및 화재폭발 부문에선 '위험사회' 한국을 극복할어떤 실용적 처방을 내어놓을 것인가. 과학기술계 전문가, 그가 꿈꾸는 사회기여의 궁극적 목표는 과연 무엇인가?
 

부산사람, 조선해양공학계 양대 노벨상 수상

부산사람 백점기 교수가 조선해양공학계의 양대 세계 최고상을 모두 수상한 것은 백 교수 개인을 넘어, 조선해양강국 한국의 위상을 우뚝 세운 역사적 쾌거다(사진=백 교수가 2013년 데이비드 테일러 메달 시상식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白点基·57)교수가 조선해양공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윌리엄 프루드 메달(William Froude Medal)의 2015년도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메달은 영국 왕립조선학회가 1955년 제정, 수여하는 상이다. 백 교수는 영국인이 아닌 최초의 이 상 수상자다. 백 교수는 2013년 미국과 유럽지역 이외의 인사로는 최초로 미국조선해양공학회의 데이비드 W. 테일러(David W. Taylor Medal) 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 부산 과학기술계가 백 교수 같은 세계적 석학을 배출했다. 정말 자랑스럽지 않은가?

조선해양공학계의 양대 세계 최고상을 모두 수상한 예는 역대 3번째. 백 교수는 선박 해양 플랜트 안전설계(Safety Design)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 이 분야 원천기술 개발과 산업적 실용화에 탁월한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 윌리엄 프루드 메달 수상은 영국왕립조선학회 2015년 런던에서 개최되는 총회 석상에서. 영국왕립조선학회와 미국조선해양공학회는 세계최고 권위의 조선해양공학 학술단체다.
 

Q. 조선해양공학계 양대 노벨상, 그 영광의 두 메달을 모두 수상한다. 감회가 어떠한가?

“개인의 영예와 영광을 뛰어넘어 부산과 한국, 나아가 아시아 전체 조선해양공학 기술의 수준과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뿌듯하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조선해양산업을 '세계최고'로 발전시키는데 더 기여할 각오다.” 반백의 머릿결에 부드러운 표정, 그러나 형형한 눈빛은 기술연구 외길의 결기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쯤에서 두 '노벨상'을 훑어본다. 윌리엄 프루드 메달, 선박설계 분야에 큰 발자취를 남긴 윌리엄 프루드의 업적을 기리고자 1955년 영국왕립조선학회가 제정했다. 세계 조선해양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과학자에게 부정기적으로 수여한다. 지금까지 모두 24명의 과학자가 수상했다. 백 교수는 영국 외 지역의 과학자로는 최초다.

데이비드 W 테일러 메달, 세계 조선해양공학 발전에 획기적 공헌을 한 데이비드 테일러 미국 해군제독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35년 미국조선해양공학회가 제정했다. 매년 1명의 과학자에게 수여하며, 수상자가 없는 해도 있다. 제1회 수상자인 데이비드 테일러를 포함, 백 교수는 78년 역사에서 74번째 수상자다. 테일러 메달은 그동안 미국과 영국에서 독식했다. 비영미권 학자로서는 백 교수가 첫 수상자다. 많은 원천기술을 확보한 일본도 아직 테일러 메달과 프루드메달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조선해양안전 혁신기술·영문논문·국제학회 참여 높은 평가

Q. 하나도 받기 힘든 두 메달을 모두 수상했다. 그 이유가 어디 있다고 생각하나?

"그동안 영문 위주로 500여편의 학술논문을 쓰고 조선해양 관련 국제학회에 빠짐없이 참가하며 토론을 해 온 결실인 듯 하다. 특히, 파도, 바람, 조류, 심해저 초고압, 극한지 같은 극한환경과 침몰, 좌초, 충돌, 화재, 폭발 같은 사고환경에서의 선박 해양플랜트 안전설계를 짧은 시간 내에 정밀하게 분석하도록 한 혁신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국제 산업계에 상용화함으로써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실제 안전설계에 활용하도록 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대체에너지 생산, 비용 절감, 환경 보호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폐선박으로 전기 만드는' 특허기술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백 교수의 연구는 SCI(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 논문 피인용실적 905회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왕립조선학회와 미국조선해양공학회로부터, 최우수논문상을 각각 5회(영국왕립조선학회 설립 150여년 역사상 최초) 및 2회 수상했다. 산업화 측면에서 최근 10여 년간 총 70개 과제(650여억 원)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영국왕립조선학회와 미국조선해양공학회 모두 석학회원으로 활동하고, 미국 유럽 이외 인사로는 최초로 미국조선해양공학회 부회장에 뽑히기도 했다.

그는 다수 국제단체에서 활동하며 15개 국제저널의 편집위원 및 논문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자랑스러운 부분, 그는 2012년 벨기에 리에주대학교(University of Liege) 명예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리에주대는 1817년 설립 이래 노벨 과학상, 노벨 평화상, 노벨 문학상 수상자에게만 수여해온 명예박사학위를 공학 분야로는 드물게 백 교수에게 수여했다.

벨기에 리에주대학교는 노벨 과학상, 평화상, 문학상 수상자에게만 수여해온 명예박사학위를 공학 분야로는 드물게, 2013년 백 교수에게 수여했다(사진=학위 수여식 장면).

Q. 특히 2013년에는 국내외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 '데이비드 W 테일러 메달', 경암학술상, 영국왕립조선학외 최우수 논문상, 미국기계공학회 OMAE 최우수 논문상....

"그렇다, 지난해는 가족들이 놀랄 정도로 상복이 많았다. 외국에서 크고 귀한 상들을 받은 것도 기쁜 일이지만, 국내에서 경암학술상을 받은 것도 참 기분 좋은 일이었다.“ 경암학술상, 부산 향토기업 태양그룹의 송금조 회장이 재산 1천억원을 희사해 만든 경암교육문화재단에서 수여하는 상. 개인상금 2억원으로, 국내최고 수준이다. 그는 제9회 경암학술상 공학부문에 수상했다. 부울경 지역 학자로는 최초의 수상이다.
 

Q. 논문으로 받은 상이 정말 많다. 그 많은 고급논문 쓰기, 힘들지 않은가?

“논문을 쓰기 시작한 게 석·박사 과정 때부터이니 30년 이상 써온 셈이다. 1년에 15편 정도 논문을 쓴다. 기자가 기사 쓰는 게 일이듯, 교수는 논문 쓰는 게 일이다. 연구하는 게 재밌다. 주제를 잡고 나면 논문을 쓰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좋은 논문을 쓰는 작업은 요리사가 맛있고 품격있는 요리를 만들어 내는 작업과 비슷하다. 내 많은 논문, 내가 연구하는 분야에 그만큼 해결할 사안이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타이타닉 침몰원인 구명... "전문인 사회봉사 역할 중요"

선박해양플랜트 안전설계 분야의 원천기술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백 교수. 그에게는 최근 다양한 연구제안이 들어온다. 대표적인 게 영화 '타이타닉'을 제작했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타이타닉 사고에 대한 과학적 분석' 요청이다. 1912년 발생한 여객선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는 1,5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사상최고의 해상 인명사고다. 이 사고의 원인을 규명해 달라는 거다.

“2010년 말쯤 미국 네이벌 아카데미의 한 교수로부터 연락이 왔다. '캐머런 감독이 타이타닉호 침몰 100주년(2012년)을 맞아 침몰 원인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하고 있다. 충돌 이후 배에 가해진 변형과 그 결과에 대한 분석을 백 교수가 도와 주었으면 한다'는 내용이다. 배가 부러지는 걸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계산해 내는 데는 전 세계적으로 내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연구 결과, 타이타닉호는 빙하와 충돌 후 배에 물이 찼고 약 23도 정도 기울어졌을 때 두 동강이 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영화에서처럼 90도가량 기울어지며 배가 부러진 건 아니었다. 캐머런 감독은 자신이 만든 영화의 비과학적 부분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디스커버리 채널을 통해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캐머런 감독 측은 방송에서 “연구자료를 토대로 영화를 다시 촬영해야 하지 않느냐”는 농담도 했다. 캐머런 감독, 과학자 이상의 호기심을 가진 감독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Q. 연구활동 외에도 세계 조선해양공학계에서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다. 어떤 이유가 있나?

“대학교수의 역할과 임무는 연구(첨단기술 연구·개발)와 교육이 있을 것이다. 또 전문가로서의 사회봉사 역할도 대단히 중요하다. 봉사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조선해양 분야의 기술전문가로서 사회에 재능기부하는 차원에서 가능한 한 시간을 할애하여 봉사한다. 그게 오늘의 나를 키워준 사회에의 보답방식이기도 하다.”

백 교수는 현재 사단법인 화재폭발안전포럼 이사장, 이탈리아선급 한국조선자문위원장, 일본선급 한국기술위원장, UNESCO 조선해양플랜트 기술 백과사전 편집장, 국제 선박해양플랜트 전문가 회의(ISSC) 상임이사, 국제저널 '선박과 해양 구조물(Ships and Offshore Structures)' 편집장도 맡고 있다.
 

경남하동에 해양플랜트연구원, 해양안전 기술개발·인재양성 메카로

백 교수는 경남 하동에 건설 중인 해양플랜트종합시험연구원 총괄책임도 맡고 있다. 최근 오일, 천연가스, 희소광물 같은 심해저 자원 생산을 위한 해양플랜트 세계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커지는 추세. 2030년 해양플랜트 세계시장 규모는 현재의 3배 이상인 900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 특히 설비 1기당 건조비가 수조 원을 호가하는 LNG-FPSO(Liquefied Natural Gas-Floating Production Storage Offloading, 조선해양 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저장 설비)의 건조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 정부는 지난 3월 한국을 먹여 살릴 6대 미래 선도산업에 해양플랜트 산업을 선정, 집중적인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Q. 하동 해양플랜트종합시험연구원, 오는 8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떤 곳인가?

"한국은 세계 1위 조선해양강국이다. 전 세계 해양플랜트 제품 제작의 60% 이상을 맡고 있다. 그러나 해양플랜트 전체 건조비용의 10~20%를 차지하는 설계 엔지니어링은 전적으로 선진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사고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폭발·화재 사고에 대한 위험도 기반 설계 엔지니어링 기술의 자립도가 극히 낮기 때문이다. 또 심해저 자원 개발을 극한 환경에서의 심해장비 개발 제조 기술이 매우 낮다.

이 연구원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산업기술의 시험연구기반 구축사업이다. 해양플랜트 폭발·화재 시험, 대규모 충돌 파괴시험과 심해저 장비에 관한 세계최고 인증기관의 역할도 담당하게 된다. 특히 비교적 낡은 유럽, 미국의 시험설비에 비해 성능이 월등한 최신식 설비를 갖추게 된다."

유럽, 미국 같은 선진국은 해양플랜트 설계 엔지니어링 기술을 주도하고 관련 산업의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면서, 오래전부터 대규모 해양플랜트 폭발·화재 시험연구소, 심해저 장비 시험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의 보건안전청 산하 폭발화재 시험연구소, 노르웨이의 화재시험연구소, 독일선급 폭발화재 시험연구소, 미국의 베이커 엔지니어링연구소가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아시아지역에는 대규모 해양플랜트 폭발·화재 시험연구와 심해저 장비 시험을 수행할 설비가 전혀 없다. 해양플랜트와 관련 기자재를 제작할 때 마다 선진외국의 폭발·화재 시험연구소, 심해장비 시험연구소와 관련 설계 엔지니어링 기관에 용역을 발주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해양 플랜트 폭발·화재 시험평가, 심해장비 시험 비용은 매 시험 당 수 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 다양한 위험 환경조건에서 시험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시험비용이 드는 것이다. 그 결과 많은 외화가 국외로 유출되고 있고, 무엇보다 관련 기술개발을 국제적으로 선도하기 어려워 선진외국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올 10월 준공할 하동 해양플랜트종합시험연구원은 무엇보다 기존 외국 시험연구소에서 구축하지 못한 영하 163도의 극저온 환경에서의 폭발·화재 사고도 시험할 설비를 구축할 예정. 이 설비는 최근 발주가 증가하고 있는 LNG-FPSO의 설계 엔지니어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향후 초심해저 해양시스템의 초고압 극한환경 안전 성능시험 분석을 포함한 해양플랜트 종합 설계 엔지니어링 연구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한 비전 전략을 갖고 있다.

백 교수는 최근 사회공헌 활동에도 열심이다. 정부 산하 화재폭발안전포럼 이사장으로 취임, 열정을 쏟고 있는 것도 그런 노력의 하나다(사진=포럼 발기인 총회 기념촬영).

Q. 연구원이 개원하면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나?

“생각해 보라. 온 세계가 해양플랜트에 큰 관심을 쏟는 것은 결국 에너지 부족 때문 아닌가. 이 에너지난을 극복하기 위해 깊은 바다의 에너지를 채취, 활용하려 하는 것이다. 그 기술은 어렵고, 전문가는 많지 않고, 인력양성 역시 쉽지 않다. 하동 연구원에는 세계최고 수준의 시험설비가 들어선다. 해양플랜트 분야의 세계최고 명문 영국 에버딘(Aberdeen)대학교(1495년 설립) 분교(대학원과정)도 들어선다. 이 대학원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센터'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동 연구원, 결국 해양플랜트 분야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연구·개발 양면의 중추다. 인재양성? 양적 측면은 물론 질적 측면에서 '김연아급' 세계초일류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해양플랜트의 제작뿐 아니라 설계 엔지니어링에서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 당연히 세계1위 조선해양강국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다져 나갈 수 있다."
 

많은 특허 무료 공개... 대형재난 예방에 큰 기여

Q. 최근 폐선박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설비를 개발, 특허도 획득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으며, 어떻게 실현할 수 있나?

"환경오염과 사고위험이 있는 폐선을 분해하는 것보다 폐선 자체를 재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착안, 이 기술을 개발했다. 이 특허는 폐선을 폐기 처리하지 않고, 바다에 정박시킨 상태에서 파력에 의한 폐선의 운동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폐선을 유용하게 재활용하면서 대체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발전 설비다." 백 교수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해마다 200∼400척의 선박이 퇴역, 폐기되고 있다. 대형 상선을 비롯한 많은 퇴역선박들을 폐기하는 데 큰 비용이 들고 환경오염 유발, 독성물질 배출, 사고 위험 같은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Q. 지금까지 많은 특허를 받았지만 대부분 논문발표 등을 통해 일반 업계에 공개하고 특별히 로열티를 받지 않고 있다. 왜인가?

"해양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한 연구 성과, 많은 사람에게 공개함으로써 인명 및 환경파괴와 같은 대형피해를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나름의 연구철학이다. 일부 연구결과 중 수익창출을 위해 특허를 받아야 할 부분이 있긴 하다. 그러나 큰 틀에선 가능한 한 인류사회에 두루 기여하는 방향을 추구한다."
 

'세월호 참사'? 전형적 인재...고도의 과학기술적 접근 필요

조선해양공학계의 세계적 거장에게 눈앞의 '세월호 참사'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가 평소 걱정했듯, 이 참사 역시 선박의 설계에서 운영까지 여러 위험요인이 다단계·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한 '전형적 인재(人災)'이다. 그는 이 참사 이후 대략적인 사고원인이 드러날 때까지, 상당량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핵심을 찔러 지적하는 과학기술 전문가적 소신을 당당히 밝히기도 했다. 최근 재난사고의 안전대책 및 대응체계 구축방안 역시 적극 제안하고 있다.
 

Q. 온 국민을 슬프게 한 세월호 참사, 조선해양 전문가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말 그대로, '전형적 인재'다. 여러 인적 오류가 다단계에 걸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설계제작의 오류(구조 증축·개조, 안전검사 부실)-운항의 오류(화물 과적, 평형수 부족, 복원성능 부족)로 전복·침몰사고가 발생했고, 탈출 오류-구조 오류의 결과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어떤 한 단계에서나마 '오류'를 없앴다면 치명적 사고는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열심히 주의하자'의 한계를 넘어선, 고도의 과학자적 접근이 필요한 영역이다.

결론인 즉, 재난사고는 체계적·과학기술적 제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는 한 '그림'을 펼쳐 두고 이 참사의 원인을 설명한다(도표 참조). 위험과 사고를 잇는 과정에, 그 레이저 포인트를 차단할 한 단계의 제어만 확실하게 작동해도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제어과정, 과학기술적 메커니즘이 복잡한 만큼 행정·인문 영역의 책임자만으론 이해가 곤란하다는 것, 과학기술자의 지혜를 모은 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런 주장을, 기고와 강연을 통해 적극 확산 중이다.

글쓴이는 백 교수의 주장을 쉽게 공감했다. '세월호 참사' 뒤, '후진국형 위험사회' 라는 제목의 칼럼 한 편을 쓴 기억 때문이다.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론과 미국 사회학자 찰스 페로의 '고위험사회'론은 함의를 공유한다는 것, 두 학자는 함께, 그 '위험한 시스템'의 속성을 잘 이해하면 위험을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세대를 건너뛴 두 위대한 인문학자의 논리와, 오늘 세계적 이공학자의 접근방식이 상통한다는 것, 참 흥미롭지 않은가?

백 교수가 부산대 연구실에서, 최근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도표를 바탕 삼아 글쓴이에게 설명하고 있다.

Q. 세월호 참사 직후 언론 인터뷰를 많이 했다. 워낙 상황이 급박하고 민감한 사안이어서 전문가라 할지라도 인터뷰에 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땠나?

"정말 좋은 질문이다. 이런 경우, 전문가라도 예민한 언론 인터뷰에 잘 응하려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사고 발생 메커니즘이 불명확하고 복잡하기도 하지만 예민한 발언이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난, 세월호 참사 후, 총 100여 차례 언론 인터뷰를 했다. 많은 국민이 의문을 갖는 사고, 전문가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과학자의 사회기여 차원에서 그 궁금증을 풀어주려 적극 응했다. 어떤 날은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20여분 간격으로 방송 인터뷰를 30차례나 가진 적도 있다. 해외에서도 이 참사에 관심이 많다지 않나. KBS 국제방송, 아리랑 TV 같은 영어방송과 국군방송 같은 곳은 전화 인터뷰를 넘어, 직접 서울 스튜디오까지 나가기도 했다."

그는 참사의 원인이 어느 정도 드러난 뒤 '더 나갈 필요가 없겠다' 싶은 순간 인터뷰를 끊었다. 그게 궁금했던지 어느 국회의원이 전화를 걸어왔다. "왜 최고 전문가가 인터뷰에 안 나오나. 혹 정보기관 같은 곳에서 (나가지 말라는)압력이라도 받았는가?" 그러난 "그런 일 없다"고 대답했다. 그 많은 인터뷰의 출연료는 5-10만원. 하루 100회면 500만원 가량이겠다. 그는 그 출연료를 일절 받지 않았다. '과학자의 사회봉사 활동으로 받아들여 달라'는 것이다. 방송국에는 '가능하다면 세월호 참사 유족에게 조의금으로 내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여객선 안전관리, 설계·건조보다 운영 문제 커

Q.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공기주입으로 생존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결론적으로 희박하다'는 다소 냉정한 대답을 했다. 전문가로서 소신이었나?

"그렇다, 그 질문에 소신껏 대답했다. '도면을 보면 수밀격벽이라고 해서 한쪽이 침수되더라도 옆 공간이 연쇄적으로 침수가 안 되는 구조다, 그러나 사실상 이 같은 유람선, 여객선의 경우 문을 닫고 운항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그 앵커가 다시 묻더라, '상황이 벌어졌을 때 선원이든 누구든 닫았을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고. 난, 다시 현실론을 얘기했다, '지금 배가 기울어지는 상황에서, 똑바로 서 있어도 움직이기가 어려운데 여러 방의 객실을 다 갑자기 내려가 문을 닫는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당시 그 유명 앵커는 10초 간 말을 잇지 못하고 침묵했다.

백 교수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분석한 그림. 위험-사고-참사를 잇는 과정에 여러 인적 오류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설명한다. 하나의 오류만 없었더라도 대형참사를 빚지는 않았으리라는 결론이다.

Q. 사고 초기 세월호 증축 사실이 드러나면서 '평형수가 부족해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터뷰를 했다. 이후 평형수 부족이 주원인으로 밝혀졌다. 정확한사실은 배를 인양 한 후 알 수 있겠지만 ,'평형수', 배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사고 를 빚을 복합적 원인은 어떤 것이 있나?

"여객선은 복원성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배 밑바닥에 무게중심을 두도록 여러 조치를 한다. 일반 상선과 달리 여객선은 물밖에 나오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평형수라는 물을 채우는 거다. 물을 채워서 무게중심이 밑으로 내려가도록 하는 거다. 설계는 잘 하더라도 이 조치를 하지 않으면 복원성능이 낮을 수 있다. 한 번 기울어지면 원래대로 안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그는 사고 이튿날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정확하게 지적했다.

그는 다른 인터뷰에서 객실의 개조증축 문제도 지적했다. '하나 의심이 되는 것은 선박개조 증축을 했다는 것이다, 증축을 하면 갑판에 중량이 늘어나고 배의 무게 중심이 위로 가면서 복원성능이 떨어진다, 이에 대한 조치로 배 바닥에 평형수를 더 실어 복원성능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평형수를 더 넣지 않았다면 복원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여기에 화물 결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복원성능에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세월호 참사의 드러난 원인, 그 핵심을 정확하게 찌른 분석이다.
 

Q. 우리 여객선, 앞으로 어떤 설계와 건조, 운영으로 항구적 안전대책을 확보하여야 하나?

"일반 건축물과 달리, 선박은 설계를 제대로 했는지, 확실하게 안전설계를 했는지 점검하는 기준이 있다. 설계단계부터 안전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선박과 비행기를 비교하면, 비행기 사고가 훨씬 위험하다. 그러나 항공기 사고는 발생빈도가 낮다. 제어·관리 체계가 철저하기 때문이다. 결국 선박사고의 문제는 설계-제작-운항 3개 분야 중 운항 부분의 취약점이 크다는 것이다. 승선신고도 정확하지 않고, 화물적재도 주먹구구다. 매뉴얼에 따라, 충분히, 쉽게, 제어·관리할 수 있는 대상 아닌가. 현재의매뉴얼만 지켜도 사고발생,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세월호 참사' 역시 과적을 위해 평형수를 덜어낸 탓 아닌가? 결국 여객선 안전, 설계보단 운항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순간의 선택은 '선장보다 학자'... 난, 배멀미 체질

세계적 조선해양공학자 백점기의 꿈, 어떻게 키웠을까? 그는 경남 사천 바닷가 출신이다.그는 고향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뒤 대학진학을 위해 부산으로 '유학' 왔다. 바닷가에 살며 마도로스를 꿈꿨던 그, 대학원서를 내야 할 때 그는 부산대 조선공학과와 한국해양대 항해학과의 원서를 들고 있었다. 그는 마지막 순간 선장보다 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배멀미를 하는 체질이다.
 

Q. 대학을 졸업하고 현대중공업에 취직했다가 갑자기 일본 유학을 떠났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터,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었나?

"내가 좋은 직장을 그만 두고 유학을 떠난다고 할 때 모두가 '미쳤다'고 했다. 비전이란 남보다 한발 앞서서 미래를 보는 것 아니겠나. 모든 기술이 그렇듯 혁신해야 살아남는다고 봤고, 당시 조선기술에서 세계최고인 일본에서 공부하고 싶었다. 1981년 일본 유학을 떠날 때 편도 비행기표를 갖고 갔다. 가지고 있던 돈은 모두 10만엔, 당시 환율로 30만원 정도였다." 그는 정말 열심히 공부한 결과, 석사·박사과정을 장학금으로 마쳤다. 학교에서 생활비를 충당하며 유학을 마쳤다. 그가 학업을 마친 오사카대학 조선공학연구실에는 '백구상(백 교수의 일본 호칭)'이 학위과정 중 밤을 새워가며 쓴 논문 편수가 전설로 남아있다.
 

Q.논문을 많이 쓰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그동안 쓴 논문들이 세계적으로 많은 인정을 받았다. 그 비결이 뭔가?

“나는 내가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의 능력을 시험성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암기가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없다. 요즘처럼 인터넷에 모든 정보가 있는 세상에 암기는 유용성이 떨어진다. 창의력처럼 교과서에 없는 부분은 평가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좋은 논문을 쓰는 비결은 있을 수 있다. 좋은 재료를 구해 맛있고 품격 있는 요리를 만들 듯, 좋은 주제를 잡고 논리를 전개하는 과정에 하나의 가이드라인은 있다. 난 그걸 학생들에게 전수하려 노력한다." 그는'Think Big, Aim Big'(크게 생각하고, 원대한 목표를 세워라)을 강조한다. 그는 그 목표를 향해 휴일에도 일을 한다. 조선해양계에서 세계를 장악하고 싶은 생각과 목표 때문이다. 그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는 것이다.
 

화재폭발 안전기술·대책 모색... 국가·사회 공헌 다짐

Q. 교육자로서도 조선과 해양플랜트 인재양성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조선해양플랜트 인재… , 사정이 어떤가?

"많이 부족하다. 실상 조선분야는 기술이 표준화 되어 있고, 우리나라의 국산 자립화도 100% 수준이다. 해마다 1,000여명의 인재를 양성, 배출하고 있다. 기술 표준화 덕분에 시스템 속에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양플랜트는 다르다. 시장규모는 조선 부문보다 3배 정도 크고, 기술은 한창 개발상태이다. 2030년까지 16,000명의 해양플랜트 기술사가 필요하나, 지금은 턱없이 모자란다. 지금 나의 직접 지도를 받고 있는 석·박사 학생들이 40여명, 입학만 하면 졸업 후 보내달라는 기업의 요청이 잇따른다." 그래서일까? 그는 경남 하동 해양플랜트 종합시험연구원에 에버딘대 분교를 유치하고, 2008년부터 부산대에 로이드선급재단 우수연구센터를 유치, 운영하고 있다. 2011년에는 선박해양플랜트 기술연구원의 원장도 맡아 운영하고 있다.
 

Q. 최근 사회봉사에도 열심이다. 안전행정부 산하 화재폭발안전포럼 이사장을 맡아 안전대책 대응체계 구축을 맡은 것도 같은 맥락인가?

“그렇다. 지금까지 교육과 연구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제는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는 데에도 더욱 힘을 쏟고 싶다. 화재폭발 문제, 국내외적으로 육상-해양-일반가정에서까지 빈발하는 추세다. 귀중한 인명과 재산손실, 환경재앙을 일으킨다. 화재폭발 관련 안전기술과 대책을 연구개발, 국가·사회에 공헌할 각오다."

그는 2013년 12월 (사)화재폭발안전포럼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사)화재폭발안전포럼은 화재폭발 사고의 발생 메커니즘과 위험도를 분석하고, 이에 대응할 안전기술과 대책의 연구개발, 관련 정보교류, 행정제도 규정의 개발을 포함한 정책 제안과 자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계·산업계·정부출연 연구기관 전문가와 정·관계 인사까지, 130여 명이 뜻을 모아 결성했다. 그 명칭은 그리 거창하지 않더라도, 자문위와 15개 기술위원회 참여인사들의 면면은 그야말로 알차기만 하다. 포럼 산하에는'국제 선박해양플랜트 화재폭발 조사관협회(IFEO)'도 두어 선박해양플랜트 화재폭발 사고 조사관 인력양성도 수행할 예정이다.
 

"난 아직 50대... 이제 사회공헌에 더 열정 쏟을 터"

부산사람 백점기, 그는 유학시절을 제외하곤 오직 부산에서 연구·교육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부산은 자기전공을 골라 공부한 장소를 넘어, 그 전공, 조선해양 부문 '세계최고 도시'라는 믿음 때문이다. 부산은 한국의 한 도시를 넘어, 세계 조선해양산업의 중심지라는 것이다. 세계 조선해양의 첨단기지가 거제·하동이라면 그 중심에 부산이 있다는 자부심이다.

부산은 주변을 두루 포용하는 개방성을 갖고 있는 만큼, 경남·울산권도 두루 감싸 안으며 동북아 중심도시·세계 속 선진도시의 포부와 야망을 키워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그 부산에 아쉬운 것은? 부산, 외형적으로 엄청나게 성장·도약하고 있지만, 과학기술 측면의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부산, 조선해양 부문의 세계중심 역할을 할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산업과 사람을 연결하는 그 리더십을 더 키워 가야 하리라는 바람이다.
 

Q. 학자로서 역사적 업적을 이뤘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내 나이 아직 50대다. 할 일도 많이 남아 있다. 젊었을 때 연구·교육에 치중한 만큼 이제 사회공헌 활동에 더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다. 아직 많이 바쁘고 강연 요청도 많이 들어온다. 난 그런 강연을 시간 낭비라고 여기지 않고 가능한 한 받아들일 생각이다. 강연료도 사회봉사 차원에서 처리하고 싶다. 그런 면에서 화재폭발안전포럼 활동 역시 참 가치 있는 사회공헌이라고 믿고, 열정적으로 운영하며 제 몫을 다하도록 할 각오다."
 

Q. 평소 건강은 어떻게 관리하나?

"선천적으로 좋은 체질을 물려받은 듯 하다. 특별히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고, 그럴 여유는 없다. 부산대 정착 이후 지금까지 계속 출근 거리 10분 이내 지역에서 살고 있다. 걸어서 출퇴근하고, 온천천을 걷고, 그러면서 건강을 유지한다. 젊었을 땐 출퇴근 시간이 아까워 학교 부근에 자리 잡았지만, 이젠 그 '걷기 출근'이 건강에도 좋더라."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그는 PC가 없던 시절, 번개처럼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기록, 검증할 시간을 아끼려 오직 학교 인근에 머물렀다. 세상에 미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큰일이란 없는 것, 세계를 선도하는 그의 지적 성취 속에는 스스로를 온전히 잊는 몰두와 열정이 깔려 있으리니.
 

Q.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평가 받고 싶은가?

"미처 생각해 보지 않았다. 2개의 큰 상(메달)은 나의 목표였기 보다는 성취에의 보상이다. 그 메달 수상사실은 역사에 남겠지. 그 상, 워낙 위대한 분들이 60-70대에 받는 상이다. 나는 '내가 과연 이 상을 받을 만한가?'를 자문하곤 했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대단한 영광임은 분명하다.

다만, 전문가로서의 목표는 뚜렷하다. 선박해양플랜트 분야, 아직 사고도 많고 인명·재산·환경 피해도 엄청나다. 이런 재난을 막는 일, 한 두 사람, 한 두 나라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 전 지구적 대응이 절실한 난제다. 나는 앞으로도 더 노력하겠지만, 그저 '대형재난 대응에 조금이라도 기여한 사람' 정도로 평가받으면 충분하다."
 

세계적 공학자의 꿈?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천재' 본받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관 백점기 교수의 연구실. 한 쪽 벽면의 해외활동 기록사진과 수상메달, 긴 탁자 위의 영문저널과 원고들이 선뜻 눈에 띈다. 방 한 쪽에는 한국과 영국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영국 국기? 그는 영국 로이드선급재단 우수연구센터를 유치, 10년간 현금 220만 파운드(40억여원)를 지원받고 있다. 그는 센터장이다. 그 지원에 감사하는 '의리'의 표현이다.

뜻밖의 장식도 있다. 네델란드의 인상파 화가 Vincent van Gogh 의 작품과 이탈리아의 예술가·과학자 Leonardo Da Vinci의 초상화다. 두 사람의 공통점, '천재'다. 1993년 덴마크 공대 초빙교수 시절 구입했다. 그의 내면을 짐작하며 묻는다, "그 천재들을 닮고 싶은가?"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그들을 본받고 싶다"고. 그는 두 위대한 예술가가 당대엔 '미친 사람' 취급을 받곤 했어도 실상 '어마어마한 비전을 가진 인물'로 평가한다. 남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를 가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천재'임을 부인하고 있지만, 실상 고흐나 다 빈치 같은 천재를 꿈꾸는 있음이 틀림없다. 그는 앞으로 '김연아급' 초일류 과학자를 양성할 꿈을 갖고 있지만, 그는 이미 '세계를 선도하는 창조적 공학자'이다. 그의 남은 비전은 과연 무엇이며, 어떤 천재다움을 더 성취할 것인가? 모두들, 참 궁금하지 아니한가?

[주요약력]
1957년 경남 사천 출생. 부산대 조선공학과 학사. 오사카대 대학원 조선공학 석사 박사. 벨기에 리에주대 명예박사. 1989년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2004년 영국왕립조선학회 석학회원, 상임이사, 한국지회장. 2008년 부산대 로이드선급재단 우수연구센터장. 2011년 부산대 선박해양플랜트기술연구원 원장. 2011년 미국조선해양공학회 석학회원. 2012년 이탈리아선급 한국조선자문위원회 위원장. 2013년 미국조선해양공학회 부회장, 일본선급 한국기술위원회 위원장. 2013년 경암학술상, 미국조선해양공학회 데이비드 W. 테일러 메달, 영국왕립조선학외 최우수 논문상, 미국기계공학회 OMAE 최우수 논문상. 2014년 과학기술훈장 웅비장. 2015년 영국왕립조선학회 윌리엄 프루드 메달 수상자 선정.
작성자
차용범 편집고문
작성일자
2014-06-30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