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덕후의 성덕 성공기
힘내라 부산사람! ⑤탁구 치는 기관사 빠빠빠_강한용
- 내용
강한용 씨는 탁구를 잘 치고 싶은 동호인이자 네이버 파워블로그 `탁구 치는 기관사 빠빠빠 탁구 클럽' 운영자이다.
2009년부터 탁구 관련 네이버 파워블로그 운영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취재기자로 활약
"저는 탁구를 정말 잘 치고 싶은 동호인 중 한 명이고, 대회장에서 잘 치는 선수들을 보며 대리만족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선수들을 관찰하는 `관찰자'가 됐죠."
부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 `부산튜브'가 덕질할 만큼 부산을 사랑하는 덕후들의 이야기를 담은 `부산덕후멘터리' 시즌2를 공개했다.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의 진짜 주인공인 부산시민의 이야기가 부산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탁돌이' 파워블로거가 되다
부산덕후멘터리 시즌2의 첫 주인공은 부산 탁구덕후 강한용 씨다. 네이버 파워블로그 `탁구 치는 기관사 빠빠빠 탁구 클럽'의 운영자이자, 부산교통공사 안전조사처 안전책임관인 그는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하며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성공한 덕후, 이른바 `성덕'으로 거듭났다.
강한용 씨가 본격적으로 탁구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월드컵 열풍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리던 2002년이다. 부산교통공사 기관사로 입사한 그는 동료들과 휴식 시간을 활용한 게임으로 입문했다가 탁구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당시 제 별명은 `탁돌이'였어요. 일하고 탁구 치는 것 외에는 다른 생활이 별로 없었죠. 아내가 첫째 아이를 낳은 날 옆을 지키고 있는데 심심하면 탁구나 치고 오라길래 진짜 치러간 적도 있어요. 물론 그 후 20년 동안 잔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첫 시작은 탁구를 잘 치고 싶은, 탁구를 사랑하는 동호인이었다. 열심히 탁구를 치는 사이 세월은 흘러 2008년, 둘째 아이의 돌이 됐다. 이제 아이들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여달라는 아내의 요청에 생활과 뗄 수 없던 탁구와 잠시 멀어졌다. 가족들과 함께하겠노라며 카메라를 사고 여행도 자주 다니기로 했다. 그리고 2009년, 그는 탁구 블로그를 시작했다.
"제 블로그는 탁구, 육아, 그리고 주로 여행을 담고 있어요. 처음에는 아이들 사진을 주로 올리다가 우연히 구글에서 영어로 탁구를 검색했더니 제가 모르는 해외대회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한국에는 아직 그런 정보가 없었던 때라 열심히 영어사전과 옥편을 뒤지며 대회 이야기나 한국 선수들의 활약을 소개했죠. 주제가 특이해서 그런지 2009년 파워블로그에 선정됐어요."
강한용 씨의 애장품. 2010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탁구라켓과 2006년 부산시장기 3부 우승볼
탁구덕후의 슬기로운 가정 생존기
강한용 씨는 파워블로그에 선정되자 책임감이 커졌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거나 정보를 나누는 것도 즐거웠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제천, 단양 등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국내대회를 쫓아다니며 선수들을 촬영하고 대회 소식을 전했다.
"다른 덕후들은 장비를 갖추는 데 돈을 많이 쓴다는 데 저는 차비에 가장 많이 투자한 것 같아요. 부산에는 전용 경기장이 없어서인지 대체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기가 열렸죠. 그래서 저만의 방법을 만든 것이 근처로 가족여행을 가는 거예요. 용인에서 대회가 열리면 가족들과 용인 자연휴양림에 갔다가 살짝 대회만 보고 오는 식이죠. 아내의 많은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한창때는 일주일에 서너 건씩 꼬박꼬박 글을 올렸다. 6천 건이 넘게 차곡차곡 모인 자료는 그대로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탁구의 역사가 됐다. 이제는 경기를 보러 가면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업계에서는 꽤 이름을 날렸지만, 그에게는 철칙이 있다.
"선수들을 방해하지 않으려 노력해요. 저도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대신 경기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선수들의 성장을 지켜보려 하죠. 가령 A 선수가 갑자기 부진하다면 이 선수가 대회전 장비를 바꾸었나, 대회 출전 전 해외에서 막 돌아왔거나 이런 컨디션 정보까지 살펴보는 식이에요."
강 씨는 몇 년 전부터 본격적인 기자 활동도 시작했다. 권유를 받아 탁구 전문잡지인 `월간탁구'에 탁구 관련 정보나 용품 리뷰를 올리게 된 것이다. 지난 2월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는 기자 자격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대회장만의 냄새가 있거든요. 차 문을 열고 내렸는데, 진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어요. 국내외 유명 선수가 참여하는 큰 대회에 참가하니 정말 신났어요. 그야말로 성공한 덕후죠."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경험하며 그에게는 꿈이 생겼다. 올림픽과 월드컵 경기를 보러 가는 것이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직접 봤으니 다음에는 올림픽과 월드컵 경기를 보러 가고 싶어요. 대한탁구협회 유승민 회장님이 5년 안에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도 유치하겠다고 하셨는데요, 그것도 꼭 부산에서 성사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강한용 씨의 바람처럼 탁구도시 부산에서 다시 한번 세계 선수들이 모이는 탁구 드라마가 펼쳐지길, 그리고 그의 꿈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지길 기대해 본다.
'부산튜브 `덕후멘터리': 바로가기
- 작성자
- 하나은
- 작성일자
- 2024-05-0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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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202408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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