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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부산 산허리 돌고 도는 길, 사방으로 펼쳐지는 부산 전경

시내버스로 만나는 부산 ⑥ 38번 버스

내용

온 도시가 짙은 녹음 속에 묻혀있는 나날. 싱그러운 바람과 따사로운 햇살이 살랑살랑 사람 마음을 설레게 한다. 바다는 더욱 푸르고, 도심의 공원마다 형형색색의 꽃무리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오르는 계절이다.

이번 '시내버스로 만나는 부산'은 기장 청강리에서 해운대, 문현동을 거쳐 초량산복도로를 따라 대청동 중앙공원까지 가는 38번 버스로 부산을 만나본다. 가볼만한 곳은 부산국제금융센터·초량 이바구길·유치환 우체통·금수사·이바구공작소·민주공원 등이다.

부산 금융 허브 '부산국제금융센터'

문현동 동천이 흐르는 '부산국제금융센터'에 부산의 랜드마크 타워가 우뚝 솟아있다. 부산의 최고층 건물의 하나로, 작년 8월 개장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다. 부산에 자리한 국내외 금융관련 기업 및 공공기관, 유관단체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부산국제금융센터' 내 금융기관들의 홍보, 전시, 체험관을 둘러보는 체계적인 금융통합 체험학습 프로그램인 '부산금융박물관로드'가 뜨고 있다(한국은행 '화폐전시관'을 관람하는 어린이 모습).

요즘 이곳에는 '부산국제금융센터' 내 금융기관들의 홍보, 전시, 체험관을 둘러보는 체계적인 금융통합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화폐전시관, 기술보증기금 과학기술체험관, 한국거래소, 부산은행 홍보관 등 4개의 금융 관련 홍보·역사관을 둘러보는 '부산금융박물관로드'가 그것.

나노과학, DNA, 로봇 등을 직접 조작하고 체험하게 해놓은 기술보증기금의 '과학기술체험관'은 4D 영상관 체험과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로봇 등이 인기가 높다. 한국거래소 홍보관은 '한국거래소 60년 파노라마' 영상 관람과 거래소 상장업무에 대한 역할 체험프로그램들을 실시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 '과학기술체험관'에선 다양한 과학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과학기술체험관'의 춤추는 로봇은 어린이들에게 단연 인기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화폐전시관에는 우리나라의 모든 화폐와 각종 기념주화들이 총망라돼 있다. 각국 지폐도 총 600여종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1만원 권 100만장을 정육면체 속에 넣어 세워놓은 무게 1t의 '100억원 큐브'와 현재 통용 중인 지폐 초상에 관람객의 얼굴을 넣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놓은 '나도 화폐 속 주인공' 코너는 많은 관람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프로그램은 무료이며, 매주 금요일 개최된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는 요즘 63층 전망대를 부산 시민들에게 무료개방하고 있는데, 시민들의 호응이 가히 폭발적이다. 국내에서 가장 빠른 초속 10m의 엘리베이터로 289m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면, 유리창을 통해 부산의 동서남북이 거칠 것 없이 조망된다.

부산의 여러 도심과 빽빽하게 줄지어 선 건물들, 길게 이어진 산복도로와 올망졸망 작은 마을들, 부산항과 각종 컨테이너터미널, 금정산, 백양산, 황령산 등 부산의 산들이 줄지어 서있고, 수평선 너머 거대한 화물선의 움직임도 확연히 조망된다.

전망대는 현재까지 한시적으로 개방(6월 23일까지 매주 토요일 11시 30분∼오후 6시)하고 있는데, 그 구체적인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관계기관들이 서로 논의 중이라고 한다.

피란민 고단한 삶의 흔적, '초량 이바구길'

버스는 산복도로로 길을 잡는다. 망양로(望洋路)로 이름 붙여진 초량산복도로. 부산의 대표적인 산복도로이면서, 부산에서 처음으로 산허리에 도로를 개설한 길이다. 범천동에서 수정동, 초량동, 영주동 산허리를 연결하는 길이기도 하다.

산복도로. '부산의 지붕'들을 구불구불 타고 넘어가는 길. 햇살에 반짝이는 푸른 바다와 집과 집들이 따닥따닥 사이좋게 붙어 있는 마을을 내려다보며, 끄덕끄덕 좁은 찻길 따라 부산의 산허리를 돌고 도는 길.

초량 이바구길 김민부 전망대에서 바라본 부산 전경.

부산의 산복도로라 하면 주로 초량 산복도로와 영도 산복도로, 천마산을 끼고도는 천마산 산복도로를 대표적으로 꼽는다. 이 모두가 부산 원도심과 부산항을 더욱 다채롭고 풍요롭게 조망할 수있는 길이다. 초량 6동 버스정류소에서 버스를 내린다. 이곳서부터 산복도로는 그 풍경이 더욱 아름답고 그윽해진다. 그러하기에 산복도로 따라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해놓은 '초량 이바구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초량 이바구길'은 6·25전쟁을 비롯한 초량산복도로에 얽힌 역사와, 피란민들의 고단한 삶의 흔적을 기록해 놓은 길이다. '이바구'는 경상도 말로 '이야기'란 뜻으로, '초량산복도로 이야기'를 골목 따라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초량 이바구길을 자전거로 투어하는 '이바구자전거'.

부산역 맞은편 부산 최초의 물류창고인 '남선창고 터'를 출발해 초량산복도로에 위치한 '이바구 공작소'에 이르는 1.5㎞ 구간을 골목과 계단으로 이어가며, 우리 부산 근현대사를 추억의 이야기로 전해주고 있는 곳이다.

주요코스는 남선창고 터∼옛 백제병원 건물∼담장 갤러리∼초량초등학교 담장의 '이바구 갤러리'∼우물 터∼168계단∼김민부 전망대∼초량 당산∼이바구 공작소∼더 나눔 기념관, 그리고 유치환의 우체통∼게스트 하우스 '까꼬막'∼'천지빼까리 까꼬막 카페' 등이다.

부산항 한 눈에 들어오는 '유치환의 우채통'

길을 걷다보니 산복도로 곳곳에 줄장미가 빨갛게 피어 사람 마음을 흔들어댄다. 곧이어 유치환의 우체통. 한국 대표시인 청마 유치환의 예술과 문학정신을 기리고, 산복도로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우체통은 그가 즐겨 보낸 편지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상징이기도 하다.

입구 전망대에 선다. 사람 키의 큰 우체통과 유치환시인의 조형물이 눈에 띈다. 이 우체통에 편지를 보내면 1년 후 도착하는 느린 편지를 받을 수가 있다. '사랑하는 것은 /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로 시작되는 시편 '행복'의 조형물도 인상적이다.

시인의 방에 들어서면 통유리의 창으로 부산전경이 환하게 조망된다. 수평선과 부산항대교,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북항매립지와 부산국제여객터미널, 모자처럼 구름을 둘러쓰고 있는 영도 봉래산이 펼쳐진다. 이 공간은 예술가들의 전시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유치환의 우체통에서 이야기공작소로 가는 산복도로. 산과 경계 진 담벼락으로 녹음이 짙푸르다. 담쟁이 넝쿨과 찔레꽃 넝쿨이 벚꽃 가로수와 어우러져 눈을 시리게 한다. 멀리 중앙공원 충혼탑이 보이기 시작한다.

곧이어 금수사. 108계단을 오른다. 부산항과 바다가 훤히 보이는 금수사는 대한불교원효종의 총본산이다. 원효종은 신라의 대승, 원효의 불법과 법통을 계승하는 종파로, 사명대사와도 관계가 깊다.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가 왜국에 잡혀간 조선 백성들을 송환하기 위해 부산에 머물 때, 금수사의 물을 마시고 '감로금정수'라 감탄을 했다고. 이후 대사의 제자가 이곳에 '금수암'을 지어 정진한 것이 현재 금수사의 시작이라 전한다.

'이바구공작소'는 '초량이바구길'의 역사관 격이다. 매달 다양한 산복도로 이야기와 이곳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이야기로 꾸며 기획·전시하고 있다. 부산 산복도로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끝나는 '산복도로 여행스폿'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입구 전망대가 먼 여행을 앞두고 있는 배 앞머리의 갑판처럼 생겼다. 정면에서 조망을 하니 황령산 전체가 길게 누워 있고, 그 앞으로 문현동 시가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 빌딩이 높이 솟아 있다.

'이바구 공작소' 아래에는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렸던 고 장기려 박사를 기리는 '더 나눔 기념관'이 나온다. 의료보험의 시초인 '청십자 의료보험조합'을 세우고 가난한 환자를 진료한 그의 정신을 새겨볼 수 있는 곳이다.

호국·민주주의 산실 … 중앙공원·민주공원

중앙공원 쪽으로 길을 잡는다. 계속 이어지는 바다가 끝까지 따라올 태세다. 마지막 남은 동백꽃이 힘겹게 제 몸을 붙잡고 있다가 기어이 손을 놓으며 '툭∼!' 떨어진다. 낮은 경사의 동백꽃 길을 걷다보면 중앙공원과 민주공원이 있는 중앙광장에 선다.

부산 민주공원은 '4 · 19 민주혁명'과 '부마민주항쟁', '6월항쟁'을 주도했던 부산시민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계승 · 발전 시키기 위해 조성한 공원이다(사진은 민주공원 전경).

이곳에서 보는 부산의 전경은 거칠 것 없이 호활하다. 부산의 바다, 부산의 산, 부산의 시가지가 사방팔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것이다. 이곳에 서면 막혀있던 모든 것들이 뚫려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광장 오른쪽 언덕으로 거대한 충혼탑이 부산시가지를 내려다보며 서 있다. 중앙공원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널리 알리기 위해 조성한, 부산의 대표적인 사적테마공원이다. 6·25전쟁 때 판자촌을 이루고 있던 대청산을 공원으로 조성한 곳으로, 부산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금수사는 대한불교원효종의 총본산이다. 사명대사의 제자가 이곳에 '금수암'을 지은 것이 현재 금수사의 시작이다(사진은 부처님 오신날 금수사 모습).

공원 제일 높은 곳에는 부산·경남출신 전몰장병의 영령 9천279위를 모시고 있는 70m 높이의 충혼탑과 광복기념관, 각종 기념비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무위원인 장건상 동상 등이 조성돼 있다. 사시사철 각양각색의 꽃동산 사이로 다양한 조각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 야외조각공원도 유명하다.

중앙공원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충혼탑은 부산 · 경남 출신 전몰 장병의 위를 모시는 곳이다.

중앙공원 왼편 언덕에는 부산민주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멀리서보니 민주공원 건물의 횃불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마치 '민주주의가 오래도록 꺼지지 말고 불타올라라'라는 기원을 담고 있는 것 같다.

부산민주공원은 '4·19 민주혁명'과 '부마민주항쟁', '6월항쟁'을 주도했던 부산시민들의 숭고한 민주, 희생정신을 기리고 계승발전 시키기 위해 조성한 공원이다. 한국 민주화운동의 산실로서 그 본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민주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산책길을 천천히 걷는다. 청량한 숲의 기운이 사람 마음을 청정하게 일깨운다. 숲 사이로 바람 한 줄기 불어온다. 그 바람 따라 우리 부산이 걸어왔던 길과 가고자 하는 길이 부산의 전경처럼 환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작성자
글 최원준 시인/사진 문진우
작성일자
2015-06-12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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