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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313호 기획연재

“부산 식재료와 이야기 담은 부산을 맛보세요”

박상현 맛 칼럼니스트

내용

부산식도락-부산관광공사-박상현 

23가지 부산음식 레시피는 이름부터 부산에서 나고 자란 음식재료와 스토리텔링이 한입 가득하다(사진은 부산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한다는 박상현 씨)



그가 돌아왔다. ‘금의환향’이다. 블로거 ‘취생몽사’로 이름을 날리던 그가 10년 전 묵직한 책 한 권을 내고는 어느 날 서울로 갔단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쓴 ‘일본의 맛, 규슈를 먹다’는 10년의 세월과 공력을 쏟아부은 책답게 일본 음식에 역사와 철학, 문화를 담백한 문장과 깔끔한 편집으로 야무지게 버무려 냈단 평가를 들었다. 지금도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다.


국내 2대 맛 칼럼니스트의 귀향
“유명해지고 싶었습니다. 당시 황교익 선생님이 맛 칼럼니스트로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던 때였죠. 나도 못 할 거 뭐 있나 싶었습니다. 솔직히 부산에서 글만 써가지고는 먹고살기 힘들었어요.”
서울은 이미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장벽을 치고 있는 곳. 부산서 활동하던 40대 맛 칼럼니스트 박상현이 서울에서 자리를 잡는다는 건 굉장히 힘든 도전이었다. 하지만 청운의 꿈을 품고 상경했던 그는 지금 황교익 씨와 함께 국내 2대 맛 칼럼니스트로 평가받는다. 활동 영역도 넓다. 기업·지자체에 향토 음식 세계화 컨설팅을 하고, 전국을 돌며 특강도 해, 전문성·인지도·경쟁력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올라운드(All-rounder) 플레이어이다. 그런 그가 다시 부산에 돌아온 까닭은 뭘까?
“부산 출신 맛 칼럼니스트로서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원칙이 있습니다. 부산 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것을 제 소명으로 생각합니다. 서울에 있으면서도 이 작업은 좀 끝내놔야 뭔가 좀 후련할 것 같아서 부산에 돌아왔고, 계속 이 일에 매달려 있어요. 지난달에 공식적으로 첫선을 보였는데 호응이 좋습니다.”
그가 내놓은 건 ‘부산 음식(B-Food) 레시피’. 10년 전부터 꿈꾸던 일이다. 고등어를 올린 부산 솥밥, 철마한우 너비아니와 영도조내기고구마 뇨끼 등이 있다.
23가지의 레시피는 그야말로 이름부터 부산에서 나고 자란 음식 재료와 스토리텔링이 한입 가득하다.
“부산이 수많은 국제행사를 여는 글로벌 도시인데 호텔 음식만 내놓는 게 속상하고 안타까웠습니다. 국제박람회기구 실사단이 왔을 때 부산 음식 레시피를 대접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그러지 못해) 아주 아쉬웠죠.”


부산통 10년 이상 베테랑 셰프들 뭉쳐
그는 ‘레시피 개발팀’을 꾸리고 개발 방향을 잡는 등 총괄 디렉터 역할을 맡았다. 20년 이상 경력을 쌓고 부산에서 10년 이상 활동한 전문가들만 모았다. “외국 유명 레스토랑들은 지역의 식재료와 스토리를 담아서 내는 것이 코스 구성에 기본 원칙이에요. 미쉐린 가이드도 이 점을 중점적으로 보고 평가합니다. 부산 음식 레시피를 개발하면서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도 부산에 온 손님이 ‘부산의 맛’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거였습니다.”
지역 정체성을 담은 레시피 개발, 누구나 원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부산시가 마중물 역할을 자처했다. 전국 최초의 일이다. 부산시는 이미 미식을 관광 주제 삼아 ‘글로벌 미식 관광도시’ 조성 전략을 추진해 온 터였다. 게다가 내년엔 부산에도 미쉐린 가이드 식당이 생길 예정이라 ‘미식 도시’로서 관광 수요 창출을 위한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부산 음식(B-Food) 레시피’는 박상현 씨의 부산 음식에 대한 진심과 부산시 지원이 딱 맞아떨어진 ‘민관 콜라보’가 빛나는 작품이다.
부산 음식 레시피를 곳곳에서 쉽게 맛볼 수 있도록 홍보·보급하는 것은 기본이다. 박상현 총괄 디렉터가 그리는 그림은 그걸 넘어 ‘부산의 음식 지도’를 바꾸는 데까지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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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1가지 음식으로 구성된 ‘테이스트 오브 부산(Taste of Busan) 만찬코스 요리).사진제공:부산관광공사​


맛으로 찾는 부산의 새로운 매력
“부산 음식 레시피를 응용해서 새로운 메뉴를 연구·개발·교육·시식까지 할 수 있는 요리사들의 플랫폼 공간이 필요해요. 또 관광 상품으로 제품화하고 생산체계를 만들면 부산의 메뉴가 하나둘 바뀌고, 부산에 오는 또 다른 재미가 생길 거라고요. 부산 음식 레시피를 맛보고, 쇼핑하고, 배우러 오면 좋겠다. 그러면 성공이다. 제 역할은 거기까지라고 생각해요.”
여행의 즐거움에서 음식을 빼놓을 순 없다. 부산 음식 레시피가 부산 음식의 다양화, 고급화를 이끌고 나아가서 창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 되는 의미 있는 일이 되려면 지금과 같은 ‘보건위생’ 차원의 지원으론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서면에서 달고기 구이에 대저 토마토 증편을 먹으면서 기장 다시마 냉차로 입가심하는 식당이 생기려면 ‘칸막이 없는 통합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부산 음식 레시피를 더 업그레이드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나올 것이다.
사람들이 맛집에 빠져 있을 때 ‘음식 인문학’으로 맛의 신세계를 보여줬던 박상현 맛 칼럼니스트. 올해 그는 벼르고 벼른 책 두 권을 내놓을 계획도 있다. ‘부산을 먹다’, 전국 24개 노포 이야기를 담은 ‘인생 노포’. 부산 음식 레시피 그 맛이 궁금한 만큼 그의 새 책도 기대된다.

글·사진:원성만
이귀영_kylee2131@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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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음식 23가지 레시피 개발팀에는 부산에서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미식전문가와 셰프 6명이 참여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희정(‘소공간’ 셰프),

김정희(파티시에), 이지수(‘아미치’ 오너세프), 정지용(대동대 외식&디저트창업과 학과장), 강민경(코리안쿠킹클래스 ‘밥상’ 대표), 박기섭(‘소공간’ 오너세프).
 

작성자
이귀영
작성일자
2023-07-3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313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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