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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312호 기획연재

코로나 끝나도 어르신 머무는 곳이면 구석구석 방역

구포3동 새마을 방역 봉사단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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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진짜 똑바로 해야지. 개인 생활 다 누리면서 어영부영할 것 같으면 아예 안 하는 게 낫다”며 팔을 힘차게 들어 보이는 구포3동 새마을 방역 봉사단 회원들.


고지대 급경사 좁은 골목 많아 방역통 메기도 힘들지만 “봉사할려면 똑바로 해야지 예”


“양산에 이사가 사실 때도 매주 여기까지 왔다 갔다 하면서 우리랑 계속 봉사활동하셨어예. 4년이나 그렇게 하셨는데, 나는 양산으로 이사 간 줄도 몰랐어예, 하하하.”

임희택(62세) 씨의 유쾌한 입담에 웃음이 터진다. 다부진 몸매에 잇몸을 환히 드러내고 웃는 모습이 흐뭇함을 자아낸다. 젊었을 땐 권투를 했단다. 단단한 근육질 어깨가 아무래도 권투와 면 뽑기로 다져진 복합 근육인 듯하다. 임희택 씨는 중국집 사장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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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역 대장 박규석 씨(사진 오른쪽)와 임희택 씨.


딴 동네 사람이 방역대장?
“동네일을 이리 열심히 하시는데 당연히 대장으로 모셔야지 예. 회원들이 다들 추천해서 방역대장으로 모신 겁니다. 꼭 우리 동네에 살고 있어야 동네 사람인가 예?”
박규석 구포3동 새마을 방역 봉사단 방역대장은 임희택 씨와 동갑내기다. 같은 범띠다. 두 사람은 새마을 모자 쓰고 봉사 활동하면서 만났다. 15년 넘게 새마을회 활동을 같이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구포3동 주민이 아니다. 지금은 구포1동에 산다. 어떻게 구포1동 주민이 구포3동 새마을 방역대장을 하고 있냐고요~?
“원래 15년 전에 구포3동에 살 때부터 새마을 활동을 시작했어요. 생업 때문에 다른 데 이사 가서도 꼭 여기 와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이 동네에 정이 많이 들어서, 서로 얼굴 보면 좋고, 진짜 가족 같은 느낌이죠.” 정드는 만큼 정 떼기도 쉽지 않다. 하긴 10년 넘게 구포3동에 살았고, 구포3동이 구포1동에서 분리됐으니 따지고 보면 한동네 사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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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땡볕에 모기퇴치 방역 손길이 분주하다. 방역 분무기에 모기약을 채우고, 연막소독기를 점검하고 있는 회원들.



20kg 방역통 메고 오르락내리락
“더위가 조금 누그러드는 시간에 하면 좋은데 다들 직장인이고, 생업 때문에 시간 맞추기가 힘들어요. ‘방역 좀 해주세요’ 하는 요청이 부쩍 많아져서 땡볕이 내리쬐는 시간이지만 한낮에 방역 활동하고 있습니다.” 구포3동은 백양산에 움푹 들어간 분지 지형이다. 고지대에 평균 경사도가 15도 이상 되는 가파른 곳이 많다 보니 방역 환경이 녹록지 않다.
여름철 방역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비탈지고 좁은 골목이 많아서 20㎏이 넘는 방역통을 등에 메고 비탈길을 오르면 금방 땀이 쏟아지죠. 하지만 코로나19가 끝나도 끝난 게 아니잖습니까? 어르신들 자주 가시는 경로당이나 산 밑 체육공원 같은 곳은 구석구석 한 번 더 방역하죠. 힘들어도 우리가 조금만 더 노력을 기울이면 마을 분들이 편하게 여름날 수 있고, 저희도 기분이 좋죠.” 회원들은 이구동성이다. 구포3동 새마을 방역 봉사단은 관내 어르신들 무료 이발, 삼계탕 대접, 거동이 불편한 홀몸 어르신, 취약계층 집을 방문해 청소와 도배·장판을 교체해 드리고, 농촌 일손 돕기도 하고 있다.


방역차 따라오는 아이 구경하기 힘들어
“옛날엔 방역 나가면 골목마다 애들이 줄줄이 따라왔는데 요샌 따라오는 애들이 없어요. 동네에 애들이 있어야 말이지. 우리 새마을회도 마찬가집니다. 100세 시대에 60살이면 아직 한창이지만, 아무래도 힘에 부치지요.” 즐거운 추억이 되는 봉사활동. 하지만 그마저도 젊은 회원들 충원이 안 돼 새마을회도 노령화 문제가 크다.
새마을회 앞에선 참여의식이나 주인의식 같은 거창한 말이 필요 없다. 근면, 자조, 협동, 나눔, 봉사, 배려의 새마을정신이야말로 마을 사람들끼리 스스로 알아서 하는 ‘주민주도형 마을 만들기’이기 때문이다. 땡볕에도 방역작업을 하는 새마을 회원들, 이분들이 있어 구포3동은 모기 없는 쾌적한 여름을 보낼 것 같다.
글·사진:원성만



작성자
이귀영
작성일자
2023-07-0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312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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