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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206호 기획연재

"귀한 순간 함께 … 꽃길 걸으시길"
3대째 이어진 혼례용품 전문

부산 백년가게_④송학사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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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학사는 혼서지와 사성 등 혼수 전문점으로 지난 2021년 백년가게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왼쪽부터 2대 김건식, 이영자 대표, 3대 김현정 실장, 김현우 대표)


"송학사는 1969년 문을 연 전통 혼수 예단 전문점이다. 혼례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전통 혼례 예법을 알리고 준비 과정을 돕는다. 김건식 원장은 혼인을 청하는 혼서지, 예절을 갖추어 보내는 예장지를 정성 들인 붓글씨로 쓰고, 전문예절사 자격증을 보유한 김현식 대표는 모든 결혼 관련 업무를 컨설팅해준다. 여기에 포장 전문가 김현정 실장은 소중한 예단을 가장 아름답게 꾸며준다."

■ 송학사 홈페이지:songhaksa.modoo.at


글·사진 최원준 시인


전통 혼례 예법 지키고 알리는 데 앞장
결혼은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백 년을 기약하며 부부를 이루는 일이다. 더 넓게 보면 결혼은 집안과 집안, 가문과 가문이 서로 결연(結緣)하는 큰 가례(家禮)이기도 하다. 그러하기에 예부터 혼례는 한 집안의 법도에 따라 일정한 격식과 예법을 갖춰 치르게 된다.


혼례를 치르는 이들에게 전통 혼례 예법을 알리고 준비 과정을 돕는 백년가게가 있으니 바로 동구 범일동에 자리한 송학사이다. 송학사는 1969년 창업한 전통 혼수 예단 전문점이다. 혼례 전 신랑·신부 집에서 각각 사돈 될 집으로 보내는 사성 예장지, 혼서지, 예단, 함 등을 취급한다. 1대 이편순 여사가 창업해 2대 김건식 원장(72), 이영자 부부를 거쳐 3대 김현우(43) 대표, 김현정 실장 남매가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50여 년 3대에 걸쳐 우리 혼례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우리 전통 혼례의 절차와 격식을 따라가 보면 결혼식 전에 신랑 집에서 신부의 집으로 보내는 예물함 속에는 반드시 혼서지와 예장지가 들어가야 한다. 혼서지는 혼인을 청하는 문서이고 예장지는 예절을 갖추어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이다.


"혼서지는 `내 아들이 장성해 아직 배필이 없으니, 귀댁의 귀한 따님을 저희 아들의 배필로 맞고 싶다'라는 편지 형식의 글입니다. `혼인의 문서'라고도 하죠. 한마디로 신랑의 아버님 또는 신랑 쪽의 제일 큰 어른이 신부의 부모님께 보내는 예를 차린 편지입니다."

2대 대표인 김건식 원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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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학사 매장 전경.


혼수 중심, 기념품 사업에도 매진
양가는 혼서지나 사성, 결혼 날짜 택일 등을 붓글씨로 정성껏 적어 서로 보내고 받는다. `사성'은 신랑 측에서 신랑의 생년월일시 사주를 간지로 적어 신부의 집으로 보내는 걸 말하고, `택일단자'는 신부 측에서 신랑 신부의 궁합을 보고 결혼 날짜를 받은 내용(택일)을 적어 보내는 서신을 말한다. 이를 고운 한지에 직접 적어 정성스레 장만한 비단 봉투에 담아 보낸다.


이런 소중한 내용이 담겨 있기에 요즘도 혼례의 전통과 격식을 갖추고자 하는 집안에서 이를 지키려 한다. 신랑 아버지가 직접 정성 들여 혼서지를 작성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 내용과 형식이 어렵고 복잡한데다 전통적인 붓글씨에 익숙하지 않기에 고민이 많다. 이에 송학사 김건식 원장은 예단 서식은 물론 함이나 예단, 혼서지, 사성, 결혼 날짜 택일에 이르기까지 즉석에서 바로 붓글씨를 대필하면서 혼서지의 의미와 뜻을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혼서지를 쓰기 전에는 신랑 신부가 잘살게 해달라고 축원(祝願)하고, 1시간여 동안 정성스레 먹을 갈아, 부모의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간단다. 그래서 혼서지나 사주단자 등을 대필하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오기도 한다. 이처럼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옛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혼수 예단을 하나 더 파는 것보다, 혼례문화를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3대 김현우 대표는 전문예절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혼례에 대한 전반적인 예법이나 절차, 격식 등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주고, 상황에 맞는 결혼식 준비도 컨설팅해준다. 결혼식 자체가 `문화 사업'이라는 생각으로 송학사를 이끄는 것이다.


김현정 실장은 백화점 포장코너를 운영했던 포장 전문가이다. 이런 경험으로 송학사의 모든 혼수 예단을 우아하고 아름답게 포장해 사돈 될 집으로 보내는 혼수 예물이 더욱 격조 있고 빛나도록 해준다.


"젊은 시절에 함을 해간 고객이 신랑 아버님이 되어 대를 이어 찾아줬을 때가 가장 뿌듯했습니다. 신랑 아버님의 `아직 이런 전통적인 업을 오래도록 이어나가 주니 오히려 내가 고맙다'라는 말씀에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3대 김현우 대표의 말이다.


송학사는 이제 사업 다각화로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고 있다. `디자인 송학'이라는 회사를 창업해 다양한 공예품의 디자인·제작·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명함케이스, 컵 받침, 부채 등의 상품은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수상해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그뿐 아니라 온라인이나 SNS 홍보를 강화하고 혼수를 중심으로 공예품, 기념품 등을 개발해 부산을 대표하는 기념품 사업에도 매진하려 한다.


혼서지, 예장지 등을 붓글씨로 성심껏 대필하는 아버지 원장, 전문예절사자격증을 보유하고 모든 결혼 관련 업무를 컨설팅해주는 아들 대표, 가장 소중한 예단을 가장 아름답게 꾸며주는 딸 점장…. 전통과 현대가 삼위일체로 어우러지며 3대를 이어 53년째 백년가게의 미래를 꿈꾸고 있기에 송학사의 백 년은 밝기만 하다.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2-03-3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206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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