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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202117호 기획연재

쓰레기 매립장? 부산시민의 초록 숲으로!

부산 소풍_⑩해운대수목원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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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수목원 전경.
 

"석대 쓰레기 매립장은 지난 1987년부터 1993년까지 약 6년간 부산의 생활 쓰레기 배출구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 2011년 수목원 조성 공사를 시작해 지금은 634종 19만 그루의 수목이 자라는 숲으로 변신, 부산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글·하나은/사진·권성훈


부산의 새로운 도시숲 '해운대수목원'
도시숲은 도시의 허파이자, 시민의 휴식처이며,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공간이다. 삶의 질에 관심이 높아질수록 숲을 찾는 사람도 늘어난다. 이름있는 도시마다 그를 대표하는 도시숲이 있는 이유다.

지난 5월, 부산 대표 공원인 부산시민공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새로운 도시숲 '해운대수목원' 1단계 구역이 시민에게 개방됐다. 1단계 개방 면적만 43만9천420㎡. 완공되면 전체 면적 62만8천275㎡로 부산시민공원(47만1천518㎡)의 약 1.4배에 달한다. 해운대수목원은 규모도 규모거니와 그 배경이 더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이곳의 전신이 그냥 산이나 주택지역이 아닌 쓰레기 매립장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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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습지원을 누비는 면양들.


석대 쓰레기 매립장은 지난 1987년부터 1993년까지 약 6년간 부산의 생활쓰레기 배출구 역할을 담당했다. 도시에 꼭 필요한 시설이었으나 쓰레기가 썩어가며 나오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이 일대는 지나가기만 해도 인상이 찌푸려졌다. 부산시는 지난 2010년 쓰레기 매립장 일원을 수목원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2011년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쓰레기 매립층을 덮고 겹겹이 흙을 깔아 나무와 꽃을 심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지난 5월 다시 해운대수목원이라는 이름으로 부산시민에게 모습을 드러낸 '석대동 24번지'는 634종 19만 그루의 수목이 자라며 아름다운 숲을 이루고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소박한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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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게 특히 인기 있는 초식동물원.


도시철도 4호선 반여농산물시장 1번 출구 앞에서 부산장애인총연합회가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면 해운대수목원 입구에 바로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주차장을 중심으로 산과 숲이 이어지는 초록초록한 풍경과 파란 가을 하늘이 어우러져 '와'하고 탄성이 터졌다.

버스에서 내린 몇 사람을 따라 천천히 향한 곳은 안내소. 이렇게 넓은 곳을 무작정 둘러보다가는 목적지를 잃고 헤매기 일쑤다. 안내소에서 지도를 받아 오늘의 코스를 대략 정해봤다. 해운대수목원 1차 개방공간은 '치유의 숲'이다. 당나귀·양·염소 등에게 먹이 주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작은 동물원, 생태습지원, 장미원 등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체력이나 기호에 따라 짧게는 40분, 길게는 몇 시간까지 코스를 정할 수 있다.

'사람, 나무, 숲이 좋은 해운대수목원'이라고 쓰인 팻말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수목원 탐방을 시작했다. 줄지어 선 나무들 사이로 길을 따라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소리쳤다. "어, 저거 양 아니야?"

아니나 다를까 수풀 사이로 몇 마리의 양들이 유유자적 풀을 뜯고 있었다. 울타리도, 지키는 사람도 없었다. 설마 이것은 방목? 호기심에 찬 일행 하나가 양들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어 봤다. 양들은 사람을 봐도 놀란 기색없이 다가왔다. 양들이 먹고 있는 풀을 유심히 봤다가 내밀었더니 또 냉큼 받아먹는다. "와 이거 재밌는데!"

양들을 보고 나니 흥이 올라 해운대수목원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초식동물원을 먼저 찾아보기로 했다. 멀찍이 노란색, 하늘색 원복을 입은 어린아이들의 무리가 보였다. 흥에 겨운 비명까지 들리는 것을 보면 동물원이 가까운 것이 틀림없다. 아이들이 모여있는 작은 동물원에는 타조 두 마리와 당나귀 두 마리가 있었다. 큰 동물원에서라면 별다른 감흥없이 지나쳤을 테지만, 이곳에서는 백호라도 만난 듯 모두 주목한다.

"당나귀야 당나귀야" 아이들이 연신 부르는 소리에 호응이라도 하듯 멀찍이 있던 당나귀가 울타리 가까이 다가와 고개를 끄덕인다. 동심으로 돌아간 듯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 보니 갑자기 뱃고동이 울리는 듯 커다란 소리가 공원 가득 펴졌다.
"아이구야, 당나귀 선생 목청 하나 좋네" 아담한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우렁찬 소리에 아이들이 까르르 웃었다.

"타조 털이 빠진 것 같아요" 눈썰미 좋은 누군가가 말했다. 혹여 이곳에서 적응을 잘못한 것은 아닐까. 사람들이 걱정하자 앞에 있던 관리직원이 예전에 있던 농장에서 왕따를 당해 생긴 상처라고 설명해 준다. 다행이다. 타조야 이곳에서는 행복하게 지내렴. 안도의 한숨을 쉬고 타조와 당나귀를 지나 또 사람들이 모여있다 했더니 이번에는 언덕배기를 따라 양과 흑염소가 풀을 뜯고 있었다. 양, 타조, 흑염소, 당나귀. 다소 단출한 동물 가족이지만, 사람들의 마음만은 확실히 사로잡은 듯하다.


언덕 넘어 숨어 있는 '비밀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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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매립장의 제방 높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경사로 '월가든'.


다음은 동물들을 먼저 보느라 지나쳐왔던 '월가든'으로 향할 차례다. 월가든은 마치 성벽처럼 쌓아 올린 언덕이다. 동래읍성이나 어딘가 성벽을 보고 만들었나 했더니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제방의 높이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경사로란다. 언덕은 어린이나 노약자, 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오를 수 있도록 계단이 있는 곳과 없는 코스를 모두 설치해 배려했다.

위에서 보는 수목원 풍경이 궁금해 언덕을 올라봤다. 한 걸음 두 걸음. 오를 때마다 달라지는 눈앞 풍경이 즐겁다. 언덕을 다 오르면? 아이고, 이곳을 오르지 않고 그냥 갔으면 후회할 뻔했다. 언덕 뒤편으로는 장미원, 허브길, 잔디광장 등이 넓게 펼쳐진다. 아래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비밀의 정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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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이면 200여 종, 5만 그루의 장미가 만개하는 '장미원'.


200여 종, 5만 그루의 장미가 있다는 장미원으로 향했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시원한 아름다운 계절 가을이지만, 꽃들에는 조금 잔인하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하였던가. 고운 빛깔로 풍성한 꽃잎을 드리웠을 장미원은 만개의 시간을 지나 이제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일부 꽃들만 듬성듬성 남아있었다.

그래도 여기저기 빛깔을 간직한 꽃들 사이로 산책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입구를 통과할 때까지만 해도 분명히 많았던 어른들이 작은 동물원을 지나 모두 사라졌다 했더니 꽃을 찾아 먼저 왔었나 보다. 수목원답게 나무와 꽃에는 친절하게 안내 팻말이 붙어 있어 사람들의 호기심을 풀어준다. 중간중간 자리한 정자는 한가로이 앉아 무르익어 가는 가을을 즐기는 사람들로 빈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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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 곳곳에 자리한 정자에서 쉬는 시민들.


넓은 잔디광장과 향기원을 지나 도착한 곳은 유럽영화에서나 보았던 것 같은 미로원. 꽃댕강나무라는 이름도 귀여운 키 작은 나무를 심어 둥근 미로를 조성했다. 아이들이 왔다면 환호하며 뛰었으리라.

수목원 곳곳에 핀 코스모스로 꽃밭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며 언덕을 내려왔다. 입구로 돌아가는 길은 은행나무길을 골랐다. 아직은 자그마하지만 제법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즐기며 수목원 소풍을 마무리했다.

해운대수목원은 지금도 공사가 계속되는 중이다. 온실, 전시원, 운동시설 등 시설을 추가로 설치해 2025년 5월경 완전히 개방할 예정이다. 가을이 무르익고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이 오면 장미원, 봄꽃원, 허브길 등은 각양각색의 꽃들로 다시 화려하게 태어날 것이다. 아직은 나지막한 나무들도 신록을 뽐내며 조금은 더 넓은 그늘을 만들어 낼 것이다.


수목원 이용 주의사항〉〉
- 수목원 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 수목원 내에서 물이나 음료 외에 음식물을 섭취해서는 안 된다.
- 반려견을 동반하거나 자전거·킥보드 등을 타서는 안 된다.
- 뱀이나 위험한 동식물을 조심하고, 지정된 길로만 관람해야 한다.

· 운영 시간: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5시(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휴장)
· 단체관람·숲 해설프로그램: 부산시 통합예약시스템(reserve.busan.go.kr)서 사전예약
· 문의: 051-888-7131~7140
· 위치: 해운대구 반송로617번길 17 (석대동)(주차 무료)
· 무료 셔틀버스(부산장애인총연합회버스), 매주 월·금요일 운행 안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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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1-10-15
자료출처
다이내믹부산
제호

다이내믹부산 제202117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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