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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부산이야기 8월호 통권 130호 호 기획연재

주례여고 앞 ‘친절한 금자씨’·사상구청 ‘로봇, 소리’
만덕터널 ‘극비수사’·만덕주공아파트 ‘이웃사람’

부산, 영화를 품다 ⑧ 북구·사상구

내용

북구와 사상구는 사하구와 강서구와 더불어 낙동강에 인접해 있는 지역이다. 예부터 이곳 주민들은 낙동강에 의지해 살아가면서, 낙동강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식재료를 얻어 생활을 했다. 특히 북구는 낙동강 수운의 출발지로 구포장과 국가세금창고인 감동창이 있어 낙동강과 더불어 크게 번창한 지역이다. 사상구는 낙동강의 풍부한 수원을 바탕으로 1975년 조성 당시 부산 최대 공업단지였던 ‘사상공단’이 들어서, 부산 산업화에 큰 기여를 했다. 낙동강 젖줄에 기대 생산된 과일 ‘배’는 구포장에서 ‘구포배’로 불리며 최상품 ‘배’로 전국 각지에 팔려나갔고, 사상구 삼락동 일대에는 낙동강에서 채취한 재첩으로 부산 전역에 ‘재첩국’을 공급하던 ‘재첩골목’이 널리 성업했다. 이에 북구와 사상구에서는 낙동강을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영화가 촬영됐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구포교’와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삼락생태공원’ 등이다. 또한 도시이주민들과 택지조성으로 인해 마을이 들어선 만덕동에서는 서민들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영화에 담았고, 각종 관공서와 공공장소에서도 촬영이 이뤄졌다. 동서대학교 미디어센터도 자체 내 촬영세트에서 촬영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 외 주례여고 앞 골목는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의 주요 촬영지로 등장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북구와 사상구 곳곳에서 촬영한 영화촬영지를 중심으로 발걸음을 따라 가본다.

 

낙동강과 인접한 북구와 사상구의 삼락생태공원·만덕터널·만덕주공아파트 등에서는 독특한 소재의 영화를 촬영했다(사진은 삼락생태공원).

▶ 낙동강과 인접한 북구와 사상구의 삼락생태공원·만덕터널·만덕주공아파트 등에서는 독특한 소재의 영화를 촬영했다(사진은 삼락생태공원).

 

동래와 구포 잇는 만덕고개·만덕터널

오래전 부산의 물산이 동래장과 구포장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시절이 있었다. 구포장은 낙동강과 김해평야가 제공한 백화와 만물이 이합집산됐고, 동래장은 동래사람들이 활발히 교역하던 부산 최대의 시장이었다. 이 둘을 부산의 진산 금정산이 가로막고 서 있다. 때문에 동래장과 구포장을 오가야 했던 장꾼들은 이 금정산을 넘지 않으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가 없었다. 이들이 넘었던 길이 바로 ‘만덕고개’다.

 

만덕(萬德)고개의 유래는 고려 공민왕 때 충혜왕의 서자 석기가 ‘만덕사’에 와 있었다는 기록에서 시작된다. 이곳 ‘만덕사’에 스님들이 의병을 일으켜 운집해 있었는데, 넓은 절터에 1만명의 스님이 살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도 한다. 예부터 만덕고개는 도적소굴로 소문난 험한 산길이었다. 때문에 만덕고개를 오르기 위해서는 고개 아래의 주막에서 1만명의 사람이 무리지어 올라가야 도적을 피할 수 있다는 뜻에서 ‘만등(萬登)고개’로 불릴 정도로 산세도 험하고 도적 떼가 들끓었다. 이 길을 따라 도로를 내고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거리는 가까웠지만 산세가 높고 길이 험해 이동이 불편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1973년 만덕터널을 1988년 제2만덕터널을 건립했다. 만덕터널에서는 곽경택 감독, 유해진·김윤석 주연의 영화 ‘극비수사’에서 납치된 아이(은주)의 엄마(이정은)가 납치범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장면과 양우석 감독, 송강호·김영애 주연의 영화 ‘변호인’에서 송우석(송강호)이 운전하며 터널을 지나는 장면을 촬영했다. 만덕터널 주변의 만덕주공아파트에서는 김휘 감독, 마동석·김윤진 주연의 ‘이웃사람’을 촬영했다. 영화 ‘이웃사람’은 열흘 간격으로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는 강산맨션에서 살인범과 이웃사람들의 치열한 대결을 그려내고 있다.

 

만덕주공아파트에서는 김휘 감독, 마동석·김윤진 주연의 ‘이웃사람’을 촬영했다(사진은 영화 ‘이웃사람’ 촬영 모습/사진제공·부산영상위원회, 롯데엔터테인먼트).

▶ 만덕주공아파트에서는 김휘 감독, 마동석·김윤진 주연의 ‘이웃사람’을 촬영했다(사진은 영화 ‘이웃사람’ 촬영 모습/사진제공·부산영상위원회, 롯데엔터테인먼트).

 

구포다리 건너 백화만물 모이는 ‘구포장’

구포는 낙동강 하류의 포구로, 주변에 삼랑창(三浪倉), 감동창(甘同倉) 등 조창을 끼고 있어서 육상과 수운의 교통 요충지였다. 이로 인해 화물의 집산과 교역지로 발달했는데, 6·25전쟁 시기에는 구포국수를 대량 제조해 피란민들을 거둬 먹이기도 했다. 이 구포장으로 김해를 비롯한 낙동강 서부 지역의 물산을 대량 운송하기 위해 1932년 다리를 개설하는데, 이 다리가 낙동강 최초의 교량인 ‘구포교’이다. 개통 당시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가장 긴 교량이었다. 이 다리로 인해 김해군 대저면에서 일본인들이 생산하던 대저지역의 과일인 배가, 구포장에 집산되어 전국적으로 팔려나가는 통에 통상 ‘구포배’로 불렸던 재미난 역사도 가지고 있다. 구포교는 영도대교와 함께 부산을 상징하는 다리였지만, 2003년 태풍 매미 때 교량 일부가 유실되면서 2008년 철거됐다. 구포다리에서는 양윤호 감독, 김강우·김규리 주연의 영화 ‘가면’에서 김강우가 자신이 사랑하는 이수경(차수진)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바다로 뛰어드는 엔딩장면을 촬영했다.

 

박상준 감독, 이민기·박성웅 주연의 액션영화 ‘황제를 위하여’는 부산구치소에서 촬영 지원을 했다(사진은 영화 ‘황제를 위하여’ 촬영 모습/사진제공·부산영상위원회).

▶ 박상준 감독, 이민기·박성웅 주연의 액션영화 ‘황제를 위하여’는 부산구치소에서 촬영 지원을 했다(사진은 영화 ‘황제를 위하여’ 촬영 모습/사진제공·부산영상위원회).


부산최초 낙동강 생태공원, 삼락생태공원

부산에는 생태의 보고인 낙동강 하구습지를 중심으로 5개의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강변 생태계와 서식하는 동·식물을 보호하고, 시민들의 자연휴식공간과 생태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1998년 삼락생태공원 조성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맥도생태공원, 2009년에서 2012년까지 을숙도생태공원과 대저생태공원, 화명생태공원 등이 차례로 조성됐다. 삼락생태공원은 1998년 사상터미널 부근 낙동강 일원에 조성된 자연생태공원이다. 낙동강변의 습지에 조성한 삼락생태공원은 다양한 체육여가시설과 습지, 자연녹지 등으로 조성돼 있다. 특히 최근에 재개장한 캠핑장은 도심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179호인 ‘낙동강 하구 철새도래지’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생태 습지 사이로 난 길을 걷는다. 습지 주위로 푸른 갈대밭이 넓게 펼쳐져 있고, 늪의 수면 위로는 바람이 잔물결을 가르고 있다. 물결이 살랑살랑 흔들린다. 물에 비친 푸른 하늘도 살랑댄다. 물가의 수양버들가지도 덩달아 살랑인다. 수양버들 사이로 많은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거닐고 있다. 멀리 새소리가 숨 가쁘게 자지러지며 제 짝을 찾고 있다. 삼락생태공원에서는 우선호 감독, 이범수·류승범·김옥빈 주연의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에서 서로 다른 목적으로 하나의 시체를 차지하려는 사람들의 치열한 시체 쟁탈전의 장소로 등장한다.

 

이호재 감독, 이성민·이하늬 주연의 영화 ‘로봇, 소리’에서는 국정원 기관원인 진호(이희준)가 해관(이성민)과 소리를 찾는 CCTV 상황실 장면을 사상구청에서 촬영했다(사진제공·부산영상위원회).

▶ 이호재 감독, 이성민·이하늬 주연의 영화 ‘로봇, 소리’에서는 국정원 기관원인 진호(이희준)가 해관(이성민)과 소리를 찾는 CCTV 상황실 장면을 사상구청에서 촬영했다(사진제공·부산영상위원회).


부산 새벽 깨우던 추억의 음식 ‘재첩국’

낙동강은 예부터 주변의 강변마을 사람들에게 수많은 음식들을 내어주었다. 김해 쌀부터, 명지 파, 대저 배와 토마토, 잉어·뱀장어 등 각종 민물고기와 재첩·백합·갈미조개 등 조개류 등도 아낌없이 제공했던 것. 그중에서도 우리 부산의 새벽을 깨우며, 아침밥상을 풍족하게 했던 것이 바로 낙동강 재첩이었다. 낙동강 하구에는 재첩잡이 여인들이 새벽부터 낙동강 모래에 파묻혀 있던 재첩을 한 땀 한 땀 캐내어 재첩국을 끓여냈다. 사상구 삼락동은 오래 전부터 부산 전역을 발품 팔고 다니던 ‘재첩국 아지매’들의 ‘재첩국 출발지’였다. 이곳에서 끓여낸 재첩국을 한 양동이씩 이고서, 온 새벽 골목을 다니며 재첩국을 팔았던 것이다. 부산 곳곳의 골목길을 돌아다니던 재첩국 아지매들은, 채 온기가 가시지 않은 재첩국으로 신선한 부산의 새벽을 배달했다. 그들로 인해 부산의 새벽은 깨어나고 새로운 희망의 아침이 열리곤 했던 것이다.

이처럼 낙동강은 부산사람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제공해준 ‘대지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이 낙동강을 따라 수많은 작품들이 창작되고 명멸되었을 것이다. 한국영화 또한 낙동강의 강물 따라 흐르고 흘러 관객들에게 촉촉하고 아름다운 장면 몇몇을 선사했을 것이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 촬영 모습(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영화 ‘친절한 금자씨’ 촬영 모습(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친절한 금자씨’ 등 촬영 주례여고 앞 골목 전국적 유명세

북구·사상구를 흐르는 낙동강뿐만 아니라 부산의 마을들도 유명 촬영지로 이름이 높다. ‘너나 잘하세요’라는 명대사로 유명한 박찬욱 감독, 이영애 주연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는 주례여고 앞 골목에서 비중 있는 여러 장면을 촬영했다. 이 골목은 금자가 사는 집으로 가는 골목으로 영화 속 금자가 자신의 딸을 안고 서글피 우는 장면이나 금자가 납치를 당하려다 총으로 납치범을 쏘는 장면, 카메오로 출연한 송강호와 신하균이 죽는 장면 등이 그려진다.

한편 북구·사상구는 관청이나 공공기관에서 촬영한 영화들이 많은데, 송영성 감독, 하정우·장혁 주연의 본격 법정스릴러 영화 ‘의뢰인’은 북구청에서 촬영을 했고, 이호재 감독, 이성민·이하늬 주연의 영화 ‘로봇, 소리’에서는 국정원 기관원인 진호(이희준)가 해관(이성민)과 소리를 찾는 CCTV 상황실 장면을 사상구청에서 촬영했다.

박상준 감독, 이민기·박성웅 주연의 액션영화 ‘황제를 위하여’와 최호 감독, 류승범·황정민 주연의 영화 ‘사생결단’ 등은 부산구치소에서 촬영 전반을 지원한 영화들이다. 그 외 영화중심대학을 표방하는 동서대학교 동서미디어센터에서는 이준익 감독, 설경구·엄지원 주연의 영화 ‘소원’과 윤제균 감독, 황정민·김윤진 주연의 영화 ‘국제시장’의 이산가족 찾기 방송장면 등의 촬영을 진행했다.

 

작성자
최원준
작성일자
2017-07-28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부산이야기 8월호 통권 130호 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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