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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부산사람 애환·정 간직한 전통시장 한 바퀴

포토에세이 / 시내버스로 만나는 부산 ⑩ 81번 버스
혼수전문 '부산진시장'… 영화로 더 유명해진 '국제시장'
책 향기 솔솔 '보수동책방골목'… 부산 상징 '용두산공원'

내용

오곡백과가 넘쳐나는 결실의 계절, 가을이 깊어간다. 사람들의 마음마저 풍성해지는 요즘이다. 시장마다 색색의 과일이 지천이고 싱싱한 해산물이 여기저기 펄떡인다. 특히 부산은 '장터의 도시'라 불릴 만큼 다양한 종류의 크고 작은 시장들이 산재해 있다.

이번 '시내버스로 만나는 부산'은 부산의 대표 전통시장을 두루 거치며 운행하는 81번 노선으로 부산을 만나본다. 초읍 어린이대공원에서 서면을 거쳐 부산진시장, 부산역, 국제시장을 지나 구덕운동장까지 가는 노선으로, 그중 부산진시장-국제시장-보수동책방골목-용두산공원을 소개한다.

국제시장·부평시장·보수동책방골목 잇는 노선

부산은 길을 따라 시장이 잘 발달된 도시이다. 동네마다 하나씩은 서 있을 정도로 '장터문화'가 일상화된 곳이기도 하다. 특히 81번 노선을 따라 펼쳐지는 전통시장들은 부산의 '시장 역사'를 웅변하고 있다. 부산의 '삶의 간선도로'를 관통하는 노선이라는 뜻이겠다.

서면 부전동 일대에 크고 작은 6개의 다양한 전통시장(부전시장·부전농산물새벽시장·서면종합시장·부산전자종합시장·부전인삼시장)이 모여 대형종합시장으로 거듭난 '부전마켓타운'을 시작으로, 돼지국밥, 칼국수가 유명한 '서면시장', 지금은 재개발 됐지만 한때 시장건물 옥상에 100여세대의 어엿한 마을이 들어서 있었던 '중앙시장', 조방 앞에는 부산 귀금속 거래의 절대량을 소화하는 귀금속 특화 전통시장인 '골드테마거리'를 중심으로 '자유시장'과 '평화시장' 등이 밀집해 있고, 전국 규모의 혼수시장인 '부산진시장'과 '남문시장', 초량산복도로 사람들이 즐겨 찾는 '수정시장', '초량시장', '영주시장' 등도 뒤를 잇는다.

원도심의 대청동 쪽으로 길을 따르면 부산대표시장인 '국제시장'과 국내 최초의 공설시장인 '부평시장', 피란시절 질곡의 역사를 떠안았던 '깡통시장'을 거쳐 '서대신동시장'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전통시장을 총망라하며 두루두루 들러서 간다. 심지어 전국 최대 규모의 헌책방시장인 '책방골목'까지 거치니 더할 나위가 없겠다.

전국 3대 혼수전문시장 '부산진시장'

부산진시장은 예물 및 혼수품 전문시장으로 유명하다. 서울 동대문시장, 대구 서문시장과 함께 전국 3대 혼수전문 전통시장의 명성을 자랑한다. 사진·문진우

버스를 타고 처음 들린 곳은 '부산진시장.' 부산진시장은 예물 및 혼수품 전문시장으로 유명하다. 서울 동대문시장, 대구 서문시장과 함께 전국 3대 혼수시장으로 그 명성과 규모를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다양하게 구비된 혼수용 한복원단은 품질이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해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까지 찾아와 구입할 정도.

부산진시장 앞에는 과일, 곡물 등 다양한 물건을 파는 노점이 줄지어 서 있다.

원래 부산진시장 부근은 조선시대 부산진지성의 5일장인 '부산장'이 서던 곳으로, '부산포'의 물류를 담당했던 곳. 1913년 132㎡과 198㎡의 함석 점포 2동으로 개장해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이후 1970년 지하 2층 지상 3층의 현재 상가 건물을 건립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주판매제품은 한복, 원단, 이불, 그릇, 이바지 음식 등 혼수용품과 의류, 액세서리 등이다. 1천300여개의 점포들 중 혼수·

원단 관련 점포만 600여개에 이른다. 요즘은 젊은 취향의 다양한 패션 의류와 액세서리 용품들도 구비하고 있어 젊은 여성고객들의 출입이 잦아졌다.

시장을 돌다보니 혼수용품점에서 얼굴이 환한 예비신부가 어머니와 혼수를 고르고 있다. 예식한복을 고르고 또 고르고, 원단도 요모조모 따지는 게 꽤나 진지하다. 그래도 얼굴에는 예쁜 미소가 가득하다.

부산진시장을 찾으면 한복, 원단, 이불, 그릇, 이바지 음식 등 혼수용품과 의류, 액세서리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부산진시장 옆에는 성격이 비슷한 '남문도매시장'도 있다. 부산진시장과 나란히 붙어 있어 일반인들은 부산진시장으로 알고 있으나, 패션잡화와 한복재료 등은 그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시장건물 뒤쪽으로는 선지국밥 가게와 순두부집, 잔치국수집과 예쁜 카페 등, 출출할 때 저렴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주전부리 골목이 옹기종기 모여 있으니 잠시 쉬어가도 좋을 듯싶다.

손때 묻은 헌 책 사고파는 '보수동책방골목'

대청동 교차로에서 보수동 방면 입구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헌책방 골목이 들어서 있다. 150여m에 걸친 좁은 골목길에 50여개의 서점과 구구절절한 책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보수동책방골목'이 그곳이다. 고서와 신간, 전문서적과 대중서적, 예술잡지와 통속잡지, 외국 원서와 번역본 등 없는 책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보유권수도 어마어마하다. 서점마다 취급하는 서적이 달라 단골고객도 서점마다 다른 것이 이 골목의 특징이다.

보수동책방골목은 국내 최대 규모의 헌책방골목이다. 150여m에 걸친 좁은 골목길에는 50여 개의 서점이 들어서 있다(사진은 보수동책방골목에서 책을 보고 있는 어린이 모습).

'보수동책방골목'은 6·25전쟁 발발 직후 형성됐다. 당시 보수동 언덕에는 피란민들을 위한 '천막학교'가 개설됐는데, 학생들 통학로였던 일대의 골목은 책을 사고팔려는 사람들로 헌책방 노점이 성황을 이루었던 것. 특히 피란 온 지식인들은 생활고에 못 이겨 품속의 소중한 책들을 팔기도 하고 저당 잡히기도 했었다. 이런 노점들이 하나둘 현재의 골목에 자리 잡게 된 것이 '보수동책방골목'이다. 요즘은 인문학의 열풍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전국에서 찾아오고, 주변에 특색 있는 북카페와 커피전문점들이 속속 들어서 '책과 함께 하는 문화 터'로 각광받고 있다.

이 책방골목에 매년 가을이면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행사'도 열린다. 2005년 50여개의 책방상인들로 구성된 '보수동책방골목번영회'가 책방골목을 널리 알리고 시민들의 독서 활성화를 위해 시작한 행사이다. 행사기간 동안 각종 전시회 및 공연, 도서 관련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로 꾸며지는데, 평소에는 보기 힘든 희귀본과 고서들을 구경할 수도 있고, 읽고 싶은 책들을 이 기간 동안에 싸게 구입할 수도 있다. 천고마비의 계절 10월,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마음의 양식 한 권 읽어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 현대사 굴곡의 역사 품은 '국제시장'

국제시장은 자갈치시장과 더불어 부산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다. 근래에 영화 '국제시장'이 상영되면서 '질곡의 한국현대사'를 온몸으로 껴안았던 시장으로 그 유명세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국제시장은 1945년 광복과 더불어 시장 형태를 갖추기 시작해, 6·25전쟁 무렵 전국 각지에서 피란 온 사람들의 '생계터'로 부산 최대시장이 된다. 광복 후 일제전시물품과 6·25전쟁 당시 미군부대에서 밀반출된 생활물자를 난전에서 팔았는데, 이를 두고 '도떼기시장'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후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없는 물품이 없다' 하여 국제적인 시장, '국제시장'으로 불리게 된다.

국제시장은 6 · 25전쟁 피란민들이 생계 유지를 위해 만든 시장이다. 최근 영화 ‘국제시장’의 흥행으로 유명세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국제시장은 포목, 패션의류 등으로 유명했던 시장. 한때 한복을 입으려면 국제시장에서 포목을 사서 건너편 부평시장의 한복집에서 맞춰야, 멋쟁이 소리를 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포목이 고급스럽고 바느질이 꼼꼼하여 널리 사랑받았던 것. 패션의류의 유행도 이곳에서 선도했었다. 한때 국제시장에는 값싸고 멋진 디자인의 외국 구제의류상품들이 많이 흘러들어왔기에 부산의 젊은이들은 모두 이곳 구제의류로 멋을 내곤 했다. 구제골목을 일명 '케네디시장'이라 부르기도 했다.

다양한 구색을 갖춘 조명기구와 전자제품을 파는 골목, 문구류, 안경점, 인테리어용품 전문점도 밀집해 있고, 광복로와 인접해 패션전문점과 약국, 화장품가게도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요즘은 외국인들의 출입이 급증하면서 다양한 인종이 모이는 '국제적 시장'이 된 '국제시장'이다. 국제시장 옆에는 세계 각국의 주전부리와 부산의 향토 간식거리를 파는 '부평깡통야시장'도 있으니, 다양한 음식으로 입맛을 다셔보는 것도 좋겠다.

부산 호국정신 상징 '용두산공원'

용솟음치는 용의 모습을 닮았다는 '용두산공원'은 민족정신을 일깨우는 장소. 부산포 해전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 동상이 부산의 바다를 수호하고, 독립운동가 안희제 선생의 흉상과 독재에 항거한 4·19혁명 탑이 그 시절의 푸른 정신을 일깨우고 있는 곳. 유난히 대화재가 많았던 부산에 수신(水神)의 힘이라도 빌어 화재를 예방하려 했던 '수화예방비'까지 더해, '부산의 안녕'과 '민족의 호국정신'이 오롯이 집약된 곳이기도 하다.

해발 70여m의 작은 산으로 이루어진 용두산공원은 부산 원도심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공원이다. 옛날에는 소나무가 울창해 송현산(松現山)이라 불리었고, 이승만 대통령의 호를 따서 '우남공원'이라 불리기도 했다.

용두산공원은 광복동에 위치하고 있다. 공원에 있는 ‘부산타워’에 오르면 부산 원도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공원 정상에는 지상 120m의 '부산타워'가 있는데 원도심의 전망을 한눈에 조망할 수가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부산항의 웅장한 모습, 멀리 오륙도를 끼고 펼쳐지는 부산 앞바다의 시원한 풍광, 불꽃처럼 아름다운 도심의 야경에 이르기까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주옥같은 시편들이 9개의 빗돌에 촘촘히 새겨져 있는 '시비의 거리'와 부산의 '몽마르뜨 언덕', '미술의 거리' 화가들 그림도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젊은이들의 예술 공연장이자 어르신들의 휴식처가 공존하는 용두산공원. 때문에 용두산공원은 시민들이 사랑하는 명실상부한 시민공원이라 하겠다.

용두산공원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과 독립운동가 안희제 선생의 흉상, 4·19혁명 탑이 있다.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다. 버스를 타고 '끄덕끄덕' 부산의 전통시장과 전망 좋은 공원을 여유롭게 걸어보자. 그리고 마음의 양식을 찾아 책방골목도 돌아다녀보자. 분명, 부산 도심의 가을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작성자
글 최원준 시인
작성일자
2015-10-0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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