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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기획연재

임진왜란 이전 지은 부산 최고(最古) 목조건물

장안사 대웅전 보물 제1771호 … 석조석가여래삼불좌상 보물 제1824호
부산 기네스를 찾아라! 장안사 대웅전

내용

지붕은 높다란 팔작지붕. 여덟 팔(八) 팔작지붕을 떠받친 나무기둥은 정면에 넷, 측면에 넷. 나뭇결을 따라 바깥쪽이 쩍쩍 갈라진 기둥은 연세 지긋한 할아버지 갈라진 손바닥 같다. 기둥에 손바닥을 대면 할아버지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기둥에 박힌 옹이는 할아버지 손바닥 굳은살. 기둥을 어루만지다 굳은살 딱딱한 감촉이 느껴지면서, 기둥이 겪었을 지난한 역정이 느껴지면서 마음에 울컥거림이 있다.

대중불교 이끈 원효대사 창건

기장군 장안읍 장안사는 신라 고찰. 673년 원효가 창건했다는 기록이 있다. 원효는 당시 주류였던 귀족불교를 대중불교로 이끈 대덕고승. 장안사는 모든 중생이 부처가 될 수 있는 씨앗이란 여래장(如來藏) 사상이 담긴 사찰이다. 처음에는 쌍계사(雙溪寺)였다가 두 계곡이 하나 되면서 장안사(長安寺)로 바뀌었다고 삼국유사는 전한다.

대웅전은 장안사를 떠받친 불전. 천지간 큰 영웅 대웅(大雄)인 부처님을 모신 집이다. 장안사가 임진왜란 때 불에 타는 등 우여곡절을 거쳤듯 대웅전 역시 우여곡절을 거쳤다. 우여곡절은 거쳤지만 위엄은 지엄하다.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 장안사 대웅전이다. 문화재청에서도 그 가치를 높다랗게 인정해 국보 다음 가는 보물로 지정했다. 재작년 이맘때 그러니까 2012년 8월 6일 보물 제1771호로 지정된 문화재가 여기 대웅전이다.

장안사 대웅전이 보물로 승격된 데는 내력이 있다. 이전엔 부산광역시기념물 제37호였다. 기장문화원 황구 기획실장은 한학자. 기장사람 오정(鰲亭) 김방한(1635-1697) 문집 '오정일보' 중 '장안사대웅전기(長安寺大雄殿記)'를 번역하다 1657년 장안사를 중수했다는 대목을 발견했더란다. 중수 연도가 적혀 있을 종도리 확인을 위해 대웅전 천장을 뚫어 보자고 장안사 주지를 3년에 걸쳐 설득했더란다. 마침내 부산대 현장조사단이 2009년 확인에 나섰고 오정일보 기록과 동일한 연도가 적힌 종도리 묵서명(宗道理 墨書銘)을 발견한다.

장안사 대웅전은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보물 제1771호다. 장안사 대웅전의 석조석가여래삼불좌상도 보물 제1824호로 지정됐다.

17세기 만든 석조석가여래삼불좌상 모셔

"부산지역은 왜구가 철저하게 파괴한 지역입니다. 그래서 임진왜란 이전에 지어진 목조 건축물은 하나도 안 남아 있습니다." 부산대 조사단을 이끈 이는 서치상 건축학과 교수. 장안사 대웅전의 가치를 임란 이후 첫 건축물에서 찾는다. 조사단이 발견한 묵서명은 4건. 상량식 때 올리는 종도리에 적힌 '순치(順治) 13년'은 1656년(효종7년). 종도리 올린 해가 그렇고 이듬해 중창되고 완공은 1658년으로 확인된다. 종도리 발견 전에는 범어사 대웅전이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었다.

한국 최고급 고찰 장안사. 장안사는 대웅전도 보물이지만 대웅전 석조석가여래삼불좌상도 보물이다. 올해 5월 8일 보물 제1824호로 지정됐다. 17세기 중엽 유명 불상작가 녹원(鹿元)이 제작했다. 제작연대와 작가가 밝혀져 불교조각사 흐름을 들여다보는 귀중한 불상이다. 삼불좌상은 중심이 석가모니불이고 양옆이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불이다. 아미타불은 극락정토에서 불법을 퍼뜨리고 약사여래불은 질병과 고통에서 중생을 구제한다. 참고로 범어사 대웅전 석가모니불 양옆은 미래불인 미륵보살과 과거불인 갈라보살이다. 장안사 일주문 오른편 대숲길은 원효와 요석공주 사랑 길. 댓잎을 스친 바람이 푸르고 산뜻하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2014년 9월호
작성일자
2014-09-15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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