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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푸른바다, 파도는 속삭이고 걷는 즐거움에 콧노래 절로~!

갈맷길 700리 ⑩해안길 10구간

내용

부산을 대표하는 길, 갈맷길은 모두 ‘9코스 20구간 263.8㎞’이다. 낙동강 800리에 버금가는 700리 여정이다. 구간별로 나눠진 부산 갈맷길을 구간 구분 없이 해안길과 숲길로 크게 나눠 두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부산 갈맷길은 바닷가(해안)길이 절반이고 숲길이 절반이다. 갈맷길 구간을 해변 또는 숲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나눠 보면 갈맷길 9코스 20구간 가운데 바닷가길이 10구간, 숲길이 10구간이다(사진은 갈맷길 2코스 동백섬 구간).

해안길과 숲길로 이뤄진 부산 갈맷길

갈맷길은 부산을 대표하는 길이다. 부산 명품길을 아우른 말이기도 하다. 갈맷길은 두 낱말을 합친 조어로서 뜻도 두 가지다. 하나는 갈매기와 길을 합쳐 ‘갈매기를 보며 걷는 길’이란 뜻이다. 다른 하나는 갈맷빛과 길을 합쳐 ‘짙은 초록빛 숲을 보며 걷는 길’이란 뜻이다. 갈맷빛은 ‘짙은 초록빛’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한글학자 류영남 선생은 소나기와 비를 합치면 ‘소낙비’로 표기되는 몇 가지 이유로 갈맷길 대신 ‘갈맥길’이 온당하다고 주장한다. 아무튼 갈맷길은 바다를 보며 걷는 길이고 숲을 보며 걷는 길이다.

갈맷길에서 바다와 숲이 차지하는 비중은 반반이다. 바닷가(해안)길이 절반이고 숲길이 절반이다. 해변에서 출발해 시내에서 끝나거나 숲에서 출발해 해변에서 끝나는 경우가 몇 군데 있어 자로 재듯 정확하게 재단할 수는 없다. 다만 각 구간에서 해변 또는 숲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나눠 보면 갈맷길 9코스 20구간 가운데 바닷가길이 10구간이고 숲길이 10구간이다. 낙동강 하굿둑에서 구포역으로 거슬러 올라가 운수사와 선암사를 거친 후 성지곡수원지에서 끝나는 7코스 두 구간과 금정구 상현마을 오륜대에서 출발해 원동교와 좌수영교를 거쳐 수영강 하구에서 끝나는 8코스 두 구간은 숲길로 넣었다.

갈맷길 1코스 구간에 자리한 해동용궁사.

갈맷길 3코스 구간에 자리한 송도올레길의 해안산책로 전망대.

갈맷길 4코스 구간의 대표적인 명소 다대포 몰운대.

동해 · 남해 품은 부산 바닷가 갈맷길

부산 갈맷길은 바닷가길에서 시작해 곳곳에서 바다를 만난다. 부산 바다는 동해와 남해. 동해와 남해 경계가 오륙도다. 육지에서 보면 오륙도 왼쪽이 동해고 오른쪽이 남해다. 동해는 수평선 광활한 탁 트인 바다. 바다를 보며 걷노라면 속이 다 시원하다. 아기자기한 섬들로 다도해라 불리는 남해는 다정다감한 바다다. 뒤끝 없이 화끈하면서도 잔정이 넘치는 부산사람 성정이랄지 기질은 탁 트인 동해바다와 다정다감한 남해바다에서 비롯되었으리라.

갈맷길에서 만나는 부산 바다는 이름만 들어도 탄성이 절로 나오는 바다다. 일광이 그렇고 송정이 그렇고 해운대가 그렇고 오륙도가 그렇다. 뿐인가. 영도가 그렇고 태종대가 그렇고 송도가 그렇고 다대포가 그렇고 가덕도가 그렇다.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뜨거워지고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은 곳, 부산 바다. 부산이 해양도시이고 한국 제일의 바다를 낀 해양수도란 반증이다. 찾는 사람도 엄청나게 많고 찾고 싶은 사람도 엄청나게 많은 바다, 그게 부산 바다고 부산 갈맷길이다.

부산 갈맷길 해변 구간은 이렇다. 코스와 구간은 갈맷길 원래 코스와 구간이다. △임랑해수욕장-칠암-일광해수욕장-기장군청-죽성-대변-용궁사-송정해수욕장-문탠로드(1코스 1 · 2구간, 33.6㎞ 10시간) △문탠로드-해운대해수욕장-동백섬-광안리해수욕장-이기대-오륙도유람선 선착장(2코스 1 · 2구간, 18.3㎞, 6시간) △남항대교-절영해안산책로-중리해변-감지해변-태종대유원지 입구(3코스 3구간, 10.0㎞, 4시간) △남항대교-송도해수욕장-송도볼레길-감천항-두송반도전망대-몰운대-다대포해수욕장-응봉봉수대입구-낙동강 하굿둑(4코스 1 · 2 · 3구간, 36.3㎞, 13시간) △낙동강 하굿둑-신호대교-천가교-연대봉-대항선착장-대항선착장-정거생태마을-천가교(5코스 12구간, 42.1㎞, 13시간).

갈맷길 해안 1구간은 부산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에 그만이다(사진은 2코스 문탠로드).

해안 갈맷길 걸으면 풍경에 감탄사 절로

갈맷길 해변 구간을 걸으면 부산 바다를 거의 다 접하는 셈이다. 빠진 바다가 있다면 일반인 출입을 막는 컨테이너부두라든지 부산항 정도. 그러나 보는 방법은 있다. 2코스가 끝나는 오륙도유람선 선착장에서 시작하는 3코스 1구간 신선대에 올라서면 부두며 항이 발아래 훤히 드러난다. 신선대는 원래 바닷가 가파른 암벽과 정상 큰 바위들을 일컬었다. 바다를 매립하면서 바다는 사라지고 암벽과 정상 바위들만 남은 상태다. 그래도 정상에서 보는 풍광만큼은 매립하기 이전 그대로다.

신선대에는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전해진다. 정상 가까이 이국적인 기념비가 그것을 웅변한다. 기념비는 영국 왕실 찰스 황태자 친동생 앤드류 왕자가 이곳을 다녀간 것을 기념해 2001년 4월 세운 것이다. 앤드류 왕자는 이역만리 이곳을 왜 방문했을까. 영국 배가 최초로 정박한 곳이 신선대인 까닭이다. 표류하던 영국 군함 프로비던스호는 천신만고 끝에 신선대에 닻을 내렸으니 그때가 1797년 10월이었다. 함장은 배가 정박한 곳이 어딘가를 알아보기 위해 산 정상에 올라 주위를 살폈다. 거기가 바로 신선대 정상이다. 갈맷길 3코스 첫 번째 구간이다.

프로비던스호 윌리엄 브로우턴 함장이 정박한 다음날 쓴 항해일기 한 대목이다. “이른 아침 낯선 배를 보려고 남자와 여자, 아이를 가득 실은 작은 배들이 우리 배를 둘러쌌다. 그들은 누볐거나 이중 천으로 된 흰 무명천 헐렁한 상의와 바지를 입었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 일부는 크고 작은 흰 두루마기를 입었다. 여자들은 속바지 위에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고, 남녀 모두가 흰 무명 버선과 볏짚으로 만든 짚신을 신었다. 남자들은 머리카락을 정수리에 묶어 상투를 틀었고 여자들은 머리카락을 모으고 땋아서 머리 위에 올려놓았다.”

국가 명승, 오륙도 · 태종대 만나는 즐거움

부산 바다에는 국가가 지정한 명승지가 두 군데 있다. 오륙도와 태종대다. 오륙도는 아주 오래된 고문헌에도 나오는 지명이다. 그만큼 오륙도 역사는 깊고 부산 역사가 오래다는 이야기다. 영도 끝자락 태종대는 해변 몽돌 하나하나가 명품이고 몽돌로 파고드는 파도 물소리 하나하나가 명품이다. 몽돌 밭에 앉아 물소리에 젖어드노라면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우러난다. 오륙도유람선 선착장은 2코스 구간이 끝나는 곳. 싱싱한 해산물도 좋고 유람선을 타고서 오륙도에서 내려보는 것도 좋다. 오륙도 섬마다 이름이 있어서 입담 걸쭉한 선장에게 물어봐도 좋고 등대섬에 내려 등대 전시관이며 전망대며 구석구석 둘러봐도 좋다. 등대섬에 내리면 등대지기도 반기지만 등대지기보다 강아지가 먼저 반긴다.

국가명승지 오륙도와 태종대는 닮은 게 또 있다. 둘 다 유인등대가 있는 곳이다. 등대는 사람이 안 지키는 무인등대와 사람이 지키는 유인등대 둘로 나누는데 이 세상 모든 유인등대는 흰색이다. 오륙도등대와 태종대에 있는 영도등대 역시 흰색이다. 특히 영도등대는 부산 최초의 유인등대로 1906년 처음으로 불을 밝혔다. 갈맷길 5코스 인근 가덕도등대도 유인등대다. 한일합방 한 해 전인 1909년 첫 점등했다. 조선왕실을 상징하는 오얏꽃 문양을 등대 입구에 새겨 두었다. 풍전등화 조선왕실의 자존감 같은 게 읽힌다. 펜션 시설을 갖춘 가덕도등대는 1박2일 등대체험이 무료다. 단, 사전에 부산지방해양항만청으로 이용신청을 하면된다.(portbusan.go.kr) 참조.

부산 갈맷길 바닷가 구간은 부산 명소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덤으로 누릴 수 있다(사진은 부산 갈맷길 가운데 최고로 꼽는 이기대 코스를 걷는 시민들).

꽃에는 종소리가 난다 / 하얀 꽃은 하얀 종소리 / 빨간 꽃은 빨간 종소리 / 종소리에 끌려 / 나비가 찾아오고 / 나비 같은 사람이 찾아온다 / 가덕도등대는 / 오얏꽃 하얀 등대 / 하얀 종소리가 난다 / 꽃잎이 흩날리면 / 바다로 퍼져나가는 종소리 / 무슨 소린가 싶어 / 물새가 귀를 세운다 / 남해바다 꽃잎처럼 뜬 / 가덕도등대 하얀 종소리 /
-동길산 시 ‘가덕도등대’.

갈맷길 곳곳에서 만나는 부산 역사 · 문화

부산 갈맷길 해안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부산 역사와 문화를 아주 일부분만 꼽아도 대충 이렇다. 일광해수욕장 삼성대. 고려 말 충신 목은 이색을 비롯한 세 성인이 여기를 거닐면서 붙여진 지명이다. 일광은 오영수의 소설 ‘갯마을’의 무대기도 하다. 죽성 황학대. 조선시대 광해군 때 이곳에 유배와 4년 7개월을 머문 고산 윤선도가 지은 지명이다. 월전 임란공신묘. 임진왜란 당시 죽기를 맹서하고 나라를 지킨 김산수 · 김득복 부자(父子) 의병장 무덤이 있다.

기장 시랑대는 조선 영조 때 박문수의 암행어사 발탁을 반대하다 좌천돼 기장 현감으로 내려온 권적이 바위에 쓴 글씨가 지명이 된 곳이다. 바위 글씨는 지금도 선명하다.

또 있다. 해운대. 신라 말 대문호 최치원이 여기 풍광에 반해 지은 작명이다. 태종대. 조선 3대 임금 태종이 활쏘기를 하던 곳이다. 이기대는 임진왜란 때 왜장을 껴안고 바다로 뛰어든 두 기생의 충절과 한이 서린 곳이다. 조선시대 해군본부가 있던 수영성과 부산진과 다대포, 대원군 척화비가 있는 대변과 가덕도, 봉수대가 있는 죽성, 해운대 간비오산, 다대포, 가덕도 연대봉 등등. 이밖에도 부산의 역사와 문화가 얼마나 깊고 높은지 알려주는 유적이나 지명은 부산 해안 여기저기에서 확인 가능하다. 백문이 불여일견!

걷는 재미 더해주는 해산물 먹거리 풍성

먹거리도 풍성하다. 바다를 낀 만큼 해산물의 보고다. 칠암 붕장어, 칠암에는 붕장어등대도 있다. 일광의 아구찜과 복어와 만두와 학리 해녀촌, 월전 장어, 월전 등대도 장어등대다, 대변 멸치와 미역과 다시마, 연화리 전복죽, 송정동 주민자치센터 맞은편 한정식과 등대 입구 해녀촌, 민락동 수변센터와 이기대 횟집, 오륙도선착장과 태종대 해녀촌, 송도 암남동 해녀촌과 모지포 닭백숙, 다대포 해물칼국수, 가덕도 굴 등이다. 가덕도 대항마을에선 봄 숭어철이면 대대로 전해오는 방식으로 잡는 숭어들이가 유명하다.

부산 갈맷길 바다는 두 종류다. 하나는 삶의 바다고 하나는 즐기는 바다다. 어부와 해녀를 비롯해 바다와 삶의 터전을 둔 이들의 땀과 애환이 스민 바다가 그 하나고 ‘수고한 그대, 떠나’는 바다가 그 하나다. 갈맷길을 걷다가 삶의 바다를 지나게 되면 ‘수고 하신다’는 말로나마 어깨를 다독이고 가자. 배낭에 여유가 있다면 미역 한 다발이라도 담아 가자. 즐기는 바다를 지나게 되면 콧노래라도 흥얼거려 보자. 지난 여름은 뜨거웠고 우리 인생의 지난 여름도 뜨거웠으니 잊은 줄 안 바다의 노래, 생각나는 대로 떠오르는 대로 불러 보자.

잊은 줄 안 노래 몇 곡조 연이어 부르며 걷는 갈맷길 바닷가 구간. 부산 바닷가를 걸으면 누구라도 풍류객이 된다. 사람의 노래를 받아 ‘깍깍깍’ 화음을 맞추는 갈매기 몇 마리. 사람을 닮아 풍류를 좀 아는 갈매기다. 수평선은 천연덕스럽다. 사람이 부르는 노래며 갈매기가 맞추는 화음이며 다 들리면서도 전혀 안 들린다는 듯 꼼짝도 않고 능청을 떤다. 저렇게 능청을 떨어대고 있으니 정나미가 떨어져 갈매기가 다가갔다간 되돌아오고 다가갔다간 되돌아오고 그런다.

부산이야기 2013년 11월호 기사 입력 2013-11-18 다이내믹부산 제호
자료출처 : 다이내믹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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