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사 목록
-
부산 아지매 아스피린
김은정 2013-11-26
2013년 1월, 아침 9시 서울역. 들뜬 얼굴을 하고서 수다삼매경에 빠진 우리는 부산발 KTX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한동안 떨어져 지낸 우리는 곧 입대를 앞둔 친구를 위해 다 같이 여행을 가는 것이 어떻겠냐며 계획을 세웠고, 여행지는 국내여행의 꽃이라 불리는 부산으로 정해졌다. 4월에 입대를 앞둔 친구를 제외하고 나를 비롯한 친구2명은 ... -
용두산공원의 단상
변재영 2013-11-26
내가 자란 시골집은 옆집과 대문도 없었다. 두 지붕 한 가족으로 살았다. 중간에 토담도 치지 않고 가림 막이라곤 마당귀의 돌배나무에 기댄 짚누리가 고작이었다. 옆집에는 나보다 두 살 아래인 은희가 살았다. 무남독녀인 은희는 예쁜 얼굴이지만 사팔눈을 가졌다. 더구나 아버지를 잘못 만나 사팔뜨기에 노름쟁이 딸이라는 별명까지 붙어 다녔다. 친구들의 놀림이 싫은 ... -
Make a wish 부산, 누군가의 꿈이 되다!
임수진 2013-11-26
여행길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 그 사람이 쉬이 잊혀 지지 않는 순간이 있다. 2008년 캄보디아로 떠난 나의 여행이 그랬다. 오염된 식수로 인해 평균 수명이 낮은 나라,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원 달러를 외치며 구걸하는 나라. 앙코르와트라는 세계적인 관광지 수입으로 간신히... -
남동생을 살린 부산여행
김화순 2013-11-26
대전에서 조그만 사업을 하던 동생 경식이는 돌아오는 어음을 막지 못했다. 부도가 나 사업을 접어야 했다. 결국 가진 것 중 돈이 되는 것은 싹싹 긁어 빚잔치로 끝을 냈다. 그리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풀이 죽어있는 그런 동생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누나인 나. 난 내 자신이 무척 원망스러웠다. 남편은 말단공무원, 나는 전업주부. 큰돈을 만지던 동... -
1박 2일 동안의 나의 ‘힐링’ 부산여행
임성호 2013-11-26
드디어 휴일이다. 오늘은 쉬면서 지금까지 모자랐던 잠을 충분히 보충하고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휴식을 취하리라 마음먹었다. 마음먹은 대로, 마음껏 TV를 보던 중 한 다큐멘터리에서 눈이 멈췄다. 부산 동광동을 한 사진작가가 유람하며 골목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동광동 그곳은 인쇄소가 즐비해 있는 곳으로 내가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등하... -
마이 생각나 마이
하지혜 2013-11-26
“이 할마이는 말도 똑띠 할 줄 모르노?” 내가 쿄코 할머니를 처음 만난 것은 6살 때였다. 일본어를 전혀 몰랐던 당시의 나는 “げんきなこだよ!”(건강한 아이네)라며 일본어로 말을 거는 쿄코 할머니를 말도 할 줄 모르는 할머니로 정의하고 말았다. 이런 나의 악의 없고 무식한 결론에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웃었다고 한다. 당시 쿄코 할머니는 우리 집 근처 이웃... -
아버지의 바닷물 옥수수
김윤주 2013-11-26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해변으로 가요… ” 여름이 되었다. 더워지자마자 거리에선 옛날 가요며 요즘 노래며 여름 노래가 마구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난 여름이 싫다. 단순히 남들처럼 더워서가 아니었다. 겨울을 더 좋아해서도 아니었다. “여름에 어디가노?”“부산”“야 완전 좋겠다.” 좋긴. 정말 싫다. 나는 여름도 싫어하고 부산도 싫어한다. 나에 대해 ... -
Dynamic 부산! Dynamic 1박 2일!
강보라 2013-11-26
지금으로부터 8년 전, 대학교 입학식 날 부산과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머뭇머뭇 어색하기 짝이 없던 대학교 입학식 날, 혼자 서 있는 나를 보며 다가온 조그맣고 까만 여학생이 한 명 있었다. 이름은 아람이. 부산에서 왔던 그 친구와 나는 키, ... -
할머니의 나들이
최단비 2013-11-26
할머니의 늙은 손을 붙잡았다. 관절이 좋지 않아, 절뚝거리며 버스에서 내려오시는 할머니를 부축하며 나는 할머니의 가방을 옮겨 들었다. 할머니는 멋쩍게 웃으시더니 내 손을 붙잡고 버스에서 내려오셨다. “터미널까지 마중 안 나와도 되는데 왜 왔누.” 할머니는 내 등허리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셨다. 나는 웃으며, 그래도 와야지. 할머닌 부산이 처음인데. 라고 말했... -
추억이 아름다운 이유
이동훈 2013-11-26
며칠 전 지갑을 정리하다 낡은 스티커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코팅이 되어 있음에도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듯 이미 색이 많이 바래있었다. 희미하게 보이는 사진 속에는 사내아이를 안고 있는 한 여자와 우스꽝스런 가발을 쓴 남자 셋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15년 전 대학 시절 함께 야학을 했던 선배 부부와 형 그리고 나다. 친동생 이상으로 나를 살뜰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