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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부산 스토리텔링 공모전 가작]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이현숙(서울시 잠실동) 2012-10-31
나는 부산이 싫었다. 1982년부터 4년 동안 부산에서 살았지만 잠시 머물다 떠날 곳이라는 생각으로 부산에 정을 주지 않았다. 진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는 서울로 진학을 원했으나 보수적인 부모님께서는 장녀인데다 평소 몸이 약했던 나를 가까이 두고 싶어 하셔서 고향에 있는 대학진학을 권유하셨다. 한동안 서로의 입장이 팽팽하다가 결국은 친척집에서 기거하는 ... -
[쿨부산 스토리텔링 공모전 가작] 스물둘보다 빛나는 사치, 부산 불꽃 축제
강선영(부산시 학장동) 2012-10-31
불꽃이 아름다운 것은 스물둘의 청춘과 닮았기 때문이다. 아직 소녀인 줄 알았으나 어느 순간 청춘이 된 것처럼 생각보다 갑작스럽게 찾아오고, 아름답고, 화려하고, 찬란하지만, 돌아보면 찰나의 순간이다. 솟아오르는 불꽃은 이십 대의 오만함과 닮았다. 난폭하게 솟구치고, 절정에서 망설임도 없이 펑! 그러나 불꽃도 꽃이기에 낙화하고, 현실은 추락이고, 추락이지만 ... -
[쿨부산 스토리텔링 공모전 가작] 그 남자, 경상도 사나이가 광안대교 주변을 한없이 헤맨 까닭은?
허미진(부산시 주례동) 2012-10-31
2005년 6월 20일. 시간은 어느덧 밤 8시를 넘어가고 있다. “아이고 참.... 여기 같은데.....도대체 어디로 가야되노...?” 벌써 30분 째 차를 몰며 미안한 듯 어색한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도대체 어디 가려는데 이렇게 헤매요?” 옆에서 보다 못한 내가 짜증 섞인 말투로 물었다. “아니.... 광안대교 야경이 억수로 이쁘다 카길래 오늘 한번 ... -
[쿨부산 스토리텔링 공모전 가작] 선택
이한(부산시 가야동) 2012-10-31
익숙하고 낯선 감정은 어느 시공간 안에 있던 동시에 찾아온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 날은 떠날 때와 같은 달이었지만, 그때보다 바람이 차가웠다. 부산역 역사를 나가자 떠나기 전과 완전히 바뀐 광장이 눈에 들어왔다. 새롭게 단장된 정류소에서 노선이 아직 운행되고 있는지 확인했다. 차를 기다리며 주위를 둘러봤다. 움직이는 것과 솟아오른 것은 모두 변해 있는데, ... -
[쿨부산 스토리텔링 공모전 가작] 끝나지 않은 마라톤
박송이(부산시 감천동) 2012-10-31
2012년 10월 14일. 마라톤을 시작한 지 1572일. 마라톤을 달리고 있다. 그리움을 운동화에 달고 '첫째 박송이'이라는 번호표를 달고 마라톤이 시작된 지 1572일. 2008년 6월 25일, 오후 4시 47분. 엄마의 친구에게서 집으로 전화가 왔다. 평소 집 전화는 잘 쓰지 않던 터라 집 전화를 받을 일이 없었다. 그 날 울린 전화 벨소리 소리는 무... -
[쿨부산 스토리텔링 공모전 가작] 아버지의 품같은 이제는 나의 고향, 부산
이주원(부산시 좌동) 2012-10-31
그 사람의 집은 부산이라고 했다. 부산이 집이라는 말에 내 마음이 움직였던 건지도 모르겠다고, 지금 와서 생각해 본다. 대학 친구의 소개로 만난 그는 내가 알던 부산사람의 이미지와는 달랐다. 다정스런 말투와 목소리, 친절하고 배려있는 행동.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 볼수록 내 마음이 삐뚤어지게 표현됐다. 부산 사람은 절대 안된다는 어머니의 말, 어린 마음에... -
[쿨부산 스토리텔링 공모전 가작] 오륙도
이원석(경기 고양시) 2012-10-31
아버지의 죽음은 지독한 냄새와 함께 찾아왔다. 처음에 폐에서 시작된 암세포가 온 몸으로 퍼져 결국 대장까지 전이되었다. 죽음의 순간, 몸에 있는 배설물이 한꺼번에 쏟아졌고 그렇게 아버지는 눈을 감았다. 그 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문뜩 떠오를 때마다 그 냄새가 함께 느껴졌던 것은 그만큼 아버지와 함께 했던 기억이 고통스러웠고, 또 싫었기 때문이었는지 모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