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핫플 '그림자 없는 섬' 영도 보물 찾기
우리 어디가? 당일치기 영도 여행
- 내용
"얘들아, 우리나라에서 인구밀도가 제일 높은 섬이 어딘지 아니?"
"제주도요."
"아닌데∼!"
"그러면 거제도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크니까 거제도?"
"땡! 영도가 우리나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섬이야."
"설마…, 영도는 계속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던데요?"
"과거에 비해서 인구가 많이 줄었다는 거죠. 섬이라는 지형적인 문제, 6·25 전쟁 중에 피란민들이 갑자기 들어와서 형성된 마을이 많아서 인구가 많이 줄었어도 여전히 인구밀도는 높아요."
"아빠, 오늘은 우리 어디가요?"
"부산의 보물섬 영도. 조선시대까진 끊을 절(?), 그림자 영(影), 섬 도(島), 절영도라고 불렀어. 해방 이후에 절(?)자를 빼고 영도(影島)라고 했지. 요새 여기가 부산 최고의 핫플레이스란다."
△부산 대표 핫플 영도 흰여울마을.영도에 핀 검은 보석 `커피'
오늘은 날씨가 추우니까 승용차로 이동할거야. 지금 우리가 지나는 곳이 `영도대교'야.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2시 15분까지 다리가 반으로 갈라져서 한 쪽이 마치 새의 날개처럼 하늘로 들어 올려져.
엄마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배가 좀 출출하실 건데 우선 모닝커피와 브런치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영도를 구경해볼까?
△복합문화공간 피아크 카페.영도하면 커피잖아.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커피 원두의 94%가 부산항을 통해서 전국으로 팔려나가. 그러니 다른 도시보다 원두가 신선하겠지. 그래서 부산에선 더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는거야.
게다가 최근에 목욕탕, 배 수리 공장 같은 과거 역사를 간직한 건물을 개조한 커피공장과 카페가 잇달아 문을 열었어. 눈앞에 크고 작은 배들이 정박해 있고, 배 수리 공장들이 늘어서 있는 영도의 독특한 풍경과 신선한 커피를 맛보기 위해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어. 고급 커피와 다양한 문화 행사, 회의를 종합적으로 즐기는 거지. 그래서 이젠 영도를 `커피섬 영도'라고 불러. 한국인 최초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BC) 우승 바리스타를 배출한 모모스 로스터리&커피바와 무명일기 부근을 부산시가 `커피특화거리'로 꾸며놓았고, 근처에 깡깡이 예술마을이 있어서 부둣가와 골목 사이사이에 볼거리가 많아.
"아빠, 완전 영도 문화관광해설사 같아요."
75광장 해안관광도로 드라이브
브런치 맛있었어?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영도 여행을 시작해볼까?
흰여울마을 도로를 지나서 태종대 쪽으로 가는 해안길은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면서 드라이브하기 참 좋은 길이지. 저기 `75광장'에서 잠깐 내려 멀리 태평양으로 펼쳐진 영도 앞바다를 구경해볼까.
"75광장은 왜 75광장이래요?"
"1975년도에 조성됐다고 75광장이라고 이름 지어졌지."
"아빠, 저 배들은 왜 안 가고 저기 바다 위에 그냥 떠 있어요?"
좋은 질문이야. 배들이 안 움직이고 가만히 있는 저기를 `묘박지'라고 불러. 배들이 잠깐 정박하는 주차장 같은 곳이지. 큰 배들이 부산항에 들어오기 전에 휴식을 취하면서 기다리거나 다른 항구로 가기 전에 기름을 넣기 위해서 정박하는 곳이란다.
"배들이 점점이 떠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뻐요."
"노을이 지고 바다에 어둠이 내릴 때 배에 하나둘 불이 켜지면 더 예뻐."
자, 그러면 본격적으로 해안관광도로를 달려볼까? 감지해변과 동삼중리, 태종대를 연결하는 도로인데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 참 아름답단다. 중간에 해녀박물관이 있어. 예전엔 제주도에서 영도로 건너오신 해녀들이 많이 살았단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제주 사람이었던 때도 있었어. 그래서 영도엔 제주도와 관련된 것이 많아.
△영도 국립해양박물관 아쿠아리움에서 아쿠아리스트와 관객이 소통하는 모습.
△새단장 한 국립해양박물관의 거북선 전시바닷속 보물찾기 국립해양박물관
"2층 어린이박물관은 공사 중이래요. 내년 2월 말에 다시 문을 연다니까 봄에 다시 오면 되겠네요. 어떻게 새 단장을 했을지 정말 기대 되요. 내년 봄에 또 올 거죠?"
그럼. 또 와야지.^^ 와∼! 우리가 딱 시간에 맞춰서 왔네. 아쿠아리스트가 물속에서 가오리에게 직접 먹이를 주고 있어. 물고기 먹이 주는 피딩쇼가 펼쳐지고 있어.
"우와∼ 금방 내 머리 위로 상어가 지나갔어요. 하하하"
국립해양박물관에는 해양관과 항해관, 2개의 상설전시관이 있어. 해양관에는 인류가 바다와 함께 생활하면서 몸소 보고 경험한 다양한 기록과 예술, 해양 문화를 주제별로 전시해 놓았어.
항해관에는 여러 나라의 배와 항해 도구, 바다를 탐험했던 모험의 역사들을 펼쳐놓았지. 전시실 중앙에 무리를 이루고 있는 범선들이 멋있지 않니?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바다를 이용했는지, 또 바다를 지키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과 연구를 했는지도 볼 수 있어.
△미디어아트 전시관 아르떼뮤지엄 부산.국립해양박물관은 해안산책로가 멋있어서 산책만 해도 좋겠다. 그런데 해양박물관에 미디어아트가 멋있지 않았니? 더 멋지고 황홀한 미디어아트가 있는데 가볼래?
"어딘데요?"
아르떼뮤지엄. 가장 최근에 생겨서 다른 데보다 웅장하고 화려하다고 해. 아빠가 아르떼뮤지엄에서 멋진 인생사진 남기는 법 가르쳐 줄게. 어두운 색 옷을 입고 가면 사진빨 진짜 좋아. 그 옆에 건물이 복합문화공간 피아크라고 해. 아르떼뮤지엄 구경하며 인생사진 많이 찍었다면 피아크에서 바다를 보면서 쉬어 주는 것이 상식이지.
땅 속 보물 고구마 … 첫 재배지 영도
마지막으로 조내기 고구마 역사 기념관으로 가볼까? 우와∼, 고구마처럼 쫄깃하구만. 올라가는 길이 거의 청룡열차 탄 기분인데.^^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 전시장 모습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에서 판매하는 고구마빵.영도는 우리나라에서 고구마를 제일 처음 재배한 곳이야.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타고 간 배와 활동 자료들 봤지? 조선통신사로 갔던 조엄이라는 분이 일본에서 고구마를 처음 보고, 조선 백성들이 흉년에도 굶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식량이 되겠다고 생각해서 가져온 거야. 고구마의 이동 경로도 인류가 해양을 개척했던 역사와 연결돼 있지. 여기선 저 멀리 금정산이랑 장산까지 부산이 다 보이는구나.
"어? 여기 쿠폰북이 있네. 모든 메뉴 1,000원 할인. 오, 여긴 소주 1병 서비스로 준다는데… 여기 어때?(씨익)"
"아빠! 운전하셔야 되잖아요. 끊을 절(?), 그림자 영(影), 절영도에서 술부터 끊으세요. 아빠."
"알았어, 얘들아. 끊을 절(?), 술 주(酒), 절주 도전해볼게." 〈끝〉
글·원성만 사진·권성훈
Tip
○ 국립해양박물관은 주차장이 넓다. 기본 3시간 2천 원에 추가 10분당 100원, 일 최대 요금 1만 원이라 저렴하다. 경차, 친환경 차량, 장애인, 다자녀 가정은 증빙자료를 제시하면 50% 감면, 국가유공자는 무료다.
○ 아르떼뮤지엄 이용객은 2시간 주차 무료다. 2시간 초과시 10분당 500원. 옆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피아크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피아크에서 커피를 마시고 주차 등록을 하면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 주차장이 좁다. 바로 옆 봉래산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는 것이 좋다. 영도 쿠폰북은 부산시 관광안내소, 영도관광안내센터, 조내기 고구마 역사 기념관, 영도구청에서 구할 수 있다.
기획 연재 〈우리 어디가〉는 `영도편'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습니다. 2025년 1월호부터는 부산의 매력을 소개하는 새로운 기획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작성자
- 조현경
- 작성일자
- 2024-12-0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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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202420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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