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큰 사진은 동구 문화플랫폼 전경. 아래 사진은 옛 부산진역사(사진제공:부산일보DB)와 부산국제커피박물관 모습.
 

도시철도 부산진역에는 부산진역이 없다. 철도 부산진역이 지난 2005년부터 여객 운송을 종료했기 때문이다. 

덩그러니 남은 철도 부산진역사는 지난 2022년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동구 문화플랫폼'으로 다시 태어나며 전환기를 맞았다. 옛 역사에는 전시관과 커피박물관,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이 들어섰다. 역사 앞 광장에서는 때때로 공연과 행사가 펼쳐지고, 건물 앞 그늘막이 공간은 지나가는 이들의 쉼터가 되어 다시금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 개인전  

일러스트 키크니 작가의 개인전 '일러, 바치기 인 부산' 전시 모습.

문화플랫폼의 주요 시설 중 하나인 전시관은 개관 때부터 다채로운 전시로 주목받았다. 최근 진행 중인 전시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일러스트 작가 키크니의 개인전 `일러, 바치기 인 부산'이다. 

키크니는 독자와 소통하며 소재를 찾고 재치 넘치는 그림과 촌철살인으로 보는 이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일러, 바치기'는 작가가 자신의 `일러스트를 독자에게 바친다'와 독자가 작가에게 자신의 일상을 `일러바친다'는 두 가지 의미를 담았다.

전시는 키크니의 대표 시리즈인 `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과 `으라차차 키크니 작명소' 등 화면으로 보던 작품을 2D, 3D 공간과 영상으로 옮겨왔다. 눈으로 대충 보며 지나가는 일반적인 전시와 달리 관람객의 관람 속도가 매우 느린 것이 특징이다.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과 `작명소' 시리즈의 경우 한번 생각해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대충 볼 수 없는 것은 물론이요, 한 작품을 보고 나면 다음 작품에는 또 어떤 기발함이 숨어 있을까 궁금해 더 열심히 보게 되기 때문이다. 

옛 철도역사를 활용했기에 1, 2층과 여러 통로로 나뉜 전시관을 돌다 보면 관람객의 셀카가 전시의 일부분이 되기도 하고, 걱정거리를 써서 던졌다가 `또 눈처럼 쌓일 거야 그래도 녹아'라는 작가의 한마디에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나기도 한다. 그야말로 웃겼다 울렸다 관람객을 들썩들썩하게 하는 전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여름날의 짜증과 스트레스를 남겨두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전시관을 나선다.

전시 기간은 오는 9월 22일까지.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성인 기준 1만5천 원이다. 네이버와 티켓링크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전 세대 즐기는 문화공간

전시관 옆은 국제커피박물관과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이다. 커피박물관은 시민 수집가가 동구에 기증한 전 세계 다양한 커피 기구를 전시한다. 커피 시음을 할 수 있고 커피 관련 강좌도 운영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지난 1월 개관한 `들락날락'에 방문하는 것은 어떨까. 다양한 책과 미디어아트존, 몸을 움직여 화면 속 캐릭터를 움직이는 게임존, 직접 색칠한 그림이 화면에 나오는 라이브 스케치존 등을 갖추고 있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법정 공휴일·월요일은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