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다이내믹 부산 제202318호 문화관광

인간과 자연, 회복과 공존을 말하다

2030세계박람회 : BIE 실사단이 극찬한 을숙도생태공원

내용

139-8-1 

황금빛 억새가 바람에 나부끼는 을숙도생태공원. 사진:권성훈


가을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누군가는 타오르는 듯 산천을 물들이는 단풍의 붉은 색을 꼽을 것이고, 누군가는 고운 낙엽으로 거리를 수놓는 은행잎의 노란색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가을의 색에서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색이 있으니 바로 햇빛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는 억새의 황금빛이다. 바람에 나부끼는 억새와 갈대가 매력적인 곳, 부산의 서쪽 낙동강 하구에 자리한 을숙도공원을 소개한다. 

자연 그리고 회복쓰레기매립장에서 공원으로
바다 도시이자 산의 도시인 부산은 ‘강의 도시’이기도 하다. 영남지방의 젖줄로 유유히 흘러온 낙동강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류에 이르러 비옥한 삼각주와 습지를 만들어 냈다. 부산과 접한 지역에만 을숙도, 화명, 대저, 삼락, 맥도 5대 생태공원이 있는데, 이들 공원은 갖가지 식물과 동물이 살아가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부산시민의 여가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을숙도공원 일대는 철새도래지이자 지난 4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첫 부산 일정이 펼쳐진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을숙도(乙淑島)는 새가 많고 물이 맑은 섬이라는 뜻이다. 원래 낙동강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섬이었는데 1987년 낙동강하굿둑이 들어서며 점차 공원으로 변신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을숙도공원이 과거 쓰레기매립장이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던 1990년대, 생활이 윤택해지며 쓰레기가 늘어나자 1993년부터 1997년까지 생활 쓰레기와 인근 건축 폐기물 등을 매립했다. 한때 아시아 최대를 자랑했던 철새도래지가 쓰레기장이 된 것이다.

다행히 2000년대에 들어 환경을 향한 관심이 커지자 이곳에서도 생태계 복원사업이 시작됐다. 쓰레기 침출수 유출을 막고, 인공습지를 조성하고 수로를 정비하는 등 부단한 노력이 이어지며 오늘날에는 을숙도를 찾는 사람도 철새도 늘어나는 추세다.


139-8-2왼쪽부터 을숙도생태공원 전경, 해질녁 을숙도철새공원(사진:권성훈), 지난 4월 울숙도철새공원을 방문한 국제박람회기구 실사단.


자연이 ‘주’, 인간이 ‘객’인 철새공원
편의상 통틀어 을숙도생태공원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을숙도공원 상단부는 생태공원, 하단부는 철새공원이다.

생태공원은 부산시민이 자연을 접하며 여가와 휴식을 즐기는 곳이다. 가족이나 연인과 소풍을 즐길 수 있는 피크닉 광장, 축구장, 야구장, 롤러스케이트장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봄에는 온갖 꽃이 피고 가을에는 단풍과 황금빛 억새가 방문객을 반기며 계절 변화를 알린다. 주위에 유·무료 자전거대여소가 있어 강가를 따라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철새공원은 생태공원과 달리 자연이 ‘주’, 인간이 ‘객’이다. 을숙도에 서식하는 텃새와 철새를 방해하지 않도록 먹이가 많은 물가 주위는 나무를 심어 사람들의 시선을 가렸다. 아예 출입을 통제하거나 철새가 많이 찾는 겨울철 한시적으로 통제하는 구간도 많다. 인간은 철저히 방문자 혹은 관찰자가 되어 억새와 갈대가 우거진 공원 사이사이에 난 오솔길을 조심스레 걷고, 탐조대의 작은 구멍을 통해 새들과 만난다. 그럼에도 새들을 보는 것은 쉽지 않다. 김해공항을 오가는 비행기의 굉음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새들이 사람 소리에는 민감하기 때문이다. 철새를 관찰하는 사람들은 새들의 작은 몸짓이나 비행에도 숨죽인 탄성을 지르며 자연을 대하는 ‘예의’를 배운다.

겨울 철새가 을숙도를 찾는 시기는 대략 11월부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큰고니를 비롯해 큰기러기, 청둥오리, 혹부리오리 등 다양한 철새가 이곳에서 겨울을 보낸다. 11월 오후 철새공원을 찾으면 붉은 노을과 황금빛 억새, 하늘을 나는 철새가 어우러진 장관을 만날 수 있다.  


19-12
탐조대에서 철새를 관찰하는 관람객(사진:권성훈)과 유유히 헤엄치는 철새(사진:비짓부산).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 꿈꾸다
지난 4월 국제박람회기구 실사단이 큰고니를 방생한 곳은 철새공원 내 야생동물치료센터 앞이다. 야생동물치료센터는 다치고 병든 야생동물을 치료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야생동물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사람에 익숙해져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법을 잃지 않도록 센터 주위는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한다.

센터 앞에는 인공습지를 조성, 날개를 다쳤거나 스스로 먹이를 구할 수 없어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동물들을 보호하고 먹이를 준다. 인위적으로 조성한 곳이지만 실제 야생동물들도 종종 찾아와 어우러진다. 인간에 의해 파괴됐던 을숙도의 자연생태계는 이렇게 인간에 의해 천천히 회복되어 가는 중이다.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부주제 중 하나는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이다. 철새공원을 보며 자연과의 공존을 위해서는 자연에 대한 ‘예의 바른 거리’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생태공원에서 자연을 즐기고 철새공원에서 자연과 거리를 두며, 대자연을 어떻게 대할지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 고민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을숙도공원 100배 즐기기
1. 자전거 대여, 생태공원 한 바퀴 돌기
2. 황금빛 억새 배경으로 인생 사진 찰칵
3.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 전동카트 타고 철새공원 탐험(화~일요일 오전 10시~11시30분, 오후1~4시 30분, 30분 간격 운영, 에코센터 주차장에서 출발)
4.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 운영하는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 참여
    홈페이지: www.busan.go.kr/wetland

[가는 법]
· 을숙도생태공원: 도시철도 1호선 하단역에서 시내버스 58, 58-1, 58-2 등 승차  → 을숙도문화회관 또는 을숙도생태공원 하차(을숙도문화회관 뒷편)
· 을숙도철새공원(낙동강하구에코센터): 도시철도 1호선 하단역 3번 출구 앞에서 시내버스(58, 58-1, 58-2) 마을버스(강서구 1~20번) 탑승 → 을숙도 휴게소 정류장 하차 → 나무육교 건너서 도보 5분
 


작성자
하나은
작성일자
2023-11-01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202318호

첨부파일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이전글 다음글

페이지만족도

페이지만족도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균 : 0참여 : 0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를 위한 장이므로 부산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부산민원 120 - 민원신청 을 이용해 주시고, 내용 입력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광고, 저속한 표현, 정치적 내용, 개인정보 노출 등은 별도의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부산민원 120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