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통해 보는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
기획전 ‘경이로운 전환’…부산현대미술관 3월 2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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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있으면 많은 것을 누리고 살 수 있는 자본주의 시대에 인간 노동의 가치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부산현대미술관이 3월 20일까지 기획전 ‘경이로운 전환’을 개최한다. ‘경이로운 전환’은 주식, 가상화폐,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투자 열풍을 통해 ‘돈이 돈을 버는 것’으로 오인되는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 양식을 재진단하고 그 위기를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는 강민기, 강태훈, 권은비, 김정근, 이승훈, 임영주, 저우위정, 호루이안 등 8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비디오‧설치‧회화 등 총 13점의 국내외 작품이 출품됐다.
△ 호루이안 '중국 고속 열차의 궁극적인 동전 실험, 2018'싱가포르 작가 호루이안은 경제성장 시기의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포착해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설명한다. 기적에서 위기로, 다시 기적으로 이어지는 금융위기의 서사를 통해 자본주의 학습장으로서의 아시아의 역할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호루이안의 ‘중국 고속 열차의 궁극적인 동전 실험’은 한때 유튜브에서 유행한 ‘중국 고속 열차 동전 세우기’ 챌린지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바깥 풍경을 빠르게 지나치며 달리는 고속열차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는 2유로짜리 동전은 화폐에 대한 우리 시대의 맹목적인 믿음을 상징한다.
△이승훈 '틸-업, 2021'영상 작업을 주로 해 온 이승훈 작가는 해운대의 초고층 아파트를 아래에서 위로 촬영한 흑백 영상 ‘틸-업’을 선보인다. 거대한 건축물을 올려다보는 시선에 끝없이 상승하고자 하는 욕망을 나타냈다.
강민기 작가의 신작 ‘Illusion Space(일루젼 스페이스)’는 가상화폐나 주식 등 우리 눈에 곧바로 부(富)로 인식되지만 가상일 뿐인 현상을 ‘실체 없이 부유하는 것들의 집합’으로 표현한다.
노동 현장을 기록해 온 부산 출신 다큐멘터리 감독 김정근은 2021년 개봉작 ‘언더그라운드’의 연장선으로 이번 전시에서 작품 ‘19, 20, 21’을 공개했다. 지하철이라는 거대한 기계구조 속에 보이지 않는 노동, 무인화, 실업 등을 카메라로 비추며 지난 3세기 동안 이어져 온 기계와 인간의 노동관계를 비롯해 사회적 노동 구조에 막 진입하는 청년에 주목한다.
△ 저우위정 '직업의 이력-루치에테, 2012'대만 작가 ‘저우위정’은 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일대기를 다룬 ‘직업의 이력-루치에테’를 출품했다. 한 권의 책으로 기록된 개인의 이야기 속에서 대만의 사회경제 상황과 그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또 작품 ‘세 가지 액체 이야기 : 물, 눈물, 땀’에서는 팬데믹 이후 현재 목격할 수 있는 사회 구조 변화를 그려냈다.
△강태훈 'SURPLUS CLOUD, 2021'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강태훈은 신작 ‘SURPLUS CLOUD(써플러스 클라우드’)를 선보인다. 비닐하우스 형상에서 따온 8m의 구조물에 투사되는 영상은 노동과 투쟁의 현장,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생명체 등을 보여준다.
전시는 오전 10시~오후 6시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사항은 부산현대미술관 누리집(busan.go.kr/moca) 참고.
※문의 : 051-220-7400.
- 작성자
- 강아랑
- 작성일자
- 2022-02-1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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