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박물관, 컬렉션 깊이와 폭 보여준다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 10폭 병풍 공개
‘신수유물 소개전’…내년 2월 14일까지
- 내용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 10폭 병풍.
부산박물관의 기획전시 ‘신수유물 소개전’은 박물관이 기증받았거나 구입한 유물, 보존처리가 끝난 유물 가운데 시민에게 미처 공개하지 못한 유물을 소개하는 자리다. 그런 만큼 부산박물관 컬렉션의 깊이와 폭을 가늠해볼 수 있는 전시다. 해마다 한 차례 이상 열고 있다.
올해 부산박물관 신수유물 소개전은 지난 10월 13일부터 시작됐다. 이번에 소개하는 유물은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 10폭 병풍이다.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는 중국의 고동기(古銅器·고대 제사에 쓰이던 청동으로 만든 제기)나 진귀한 도자기에 꽃가지·과일·채소 등을 곁들인 일종의 정물화다. 중국에서는 청공도(淸供圖)·박고도(博古圖)·세조도(歲朝圖) 등으로 불렸다. 명·청대 화훼화(花卉畵)가 발전하면서 다양한 형식의 정물 그림들로 발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승업(張承業·1843∼1897)이 중국 그림을 참고해 새로운 형식의 기명절지도를 창안했는데, 이후 근대 화단에서 크게 유행했다.
조선 후기 문인들이 문방구 위주의 그림을 그린 데 반해, 장승업은 고동기에 다양한 소재를 더 하고 수묵에 채색을 곁들여 길상성(吉祥性)과 장식성을 강조했다. ‘기명절지도’는 학식 있는 문인의 품격을 나타내는 고동기와 부귀·장수·다남(多男) 등 길상적 의미의 꽃·과일·괴석(怪石) 등을 함께 그려 궁중에서 민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수요층을 가지고 활발히 제작됐다.
△5폭 그림 ‘게와 복숭아’. △6폭 그림 ‘모란과 고동기’.
부산박물관이 소장한 ‘기명절지도 10폭 병풍’은 상하로 배열한 독특한 구도, 음영법에 의한 입체감, 엷은 담채를 사용한 채색법 등이 장승업의 화풍과 유사하다. 그림의 소재를 살펴보면, 고동기는 왕권을 상징하는 보기(寶器)이며, 화병은 평안, 문구와 책은 학문과 벼슬, 수석·소나무·국화·복숭아는 장수, 모란과 불수감은 부귀, 연꽃과 연밥은 귀한 자식, 석류·포도·오이·밤 등은 자손 번성, 큰 귤은 대길, 게는 장원급제의 뜻을 담고 있다.전시 기간은 내년 2월 14일까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매주 월요일·지정 휴일은 휴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해야 한다. 관람료는 무료.
※부산박물관:museum.busan.go.kr(☎051-610-7111)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20-10-27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202011호
- 첨부파일
-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