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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

출퇴근 버스에서 시를 썼다...그리고 시인이 됐다

기자 출신 김형로 첫 시집' 미륵을 묻다'

내용


 


 201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자의 이름과 얼굴이 알려지면서 부산 언론계가 살짝 들썩였다. 그해 시 부문 당선자는 김형로, 당선작은 `미륵을 묻다'였다.
 신진 시인의 등장에 문학계가 아니라 언론계가 들썩인 이유는 그의 출신 성분(?)과 나이 때문이었다. 그는 언론인 출신이다. 등단 당시 나이는 딱 환갑이었다. 갑의 나이에 `시인'이라는 별호를 얻게 된 그의 등장에 동료 언론인들이 깜짝 놀란 이유는 그가 시를 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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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부터 `문청(문학청년)'이었지만, 문학과 거리가 먼 상대(부산대 경제학과)로 진학하면서 문학과 멀어졌다. 대학 졸업 후에는 언론계에 투신, 부산의 지역 신문과 중앙 일간지 기자로 취재 일선을 누볐다.
 시인과 기자, 둘 다 `언어'로 말하는 이들이다. 그러나 시인의 언어와 기자의 언어는 확연히 다르면서 언어라는 운명으로 어쩔 수 없이 만난다. 문청이었던 현역 기자는 언론의 언어를 벼리면서도 시의 언어를 향한 그리움을 놓지 못했다. 모든 그리운 것들은 멀리 있는 법, 시를 향한 그의 그리움은 현실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그는 몰래 시를 썼고, 서랍 속에 감추어 두었다.


 김형로 시인은 언론사를 거쳐 공기업 팀장을 끝으로 2018년 퇴직했다. 시를 쓸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사회생활을 하면서 언제 시를 썼을까.
 "집(정관)에서 서면 사무실까지 버스로 한 시간 남짓 걸렸어요. 출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책 읽기도 부담스럽고, 폰에 시를 썼지요. 하루에 두 시간 이상은 꼬박 시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거네요."(웃음)
 김 시인은 퇴직하던 그해에 평생을 가슴속에 간직해오던 시인이라는 별호를 달았다. 늦깎이 시인이라는 수식은 맞지 않다. 등단이 늦어졌을 뿐, 그는 생의 어느 순간에도 시를 놓지 않았다. 그 시간들은 두터웠다. 그 시간의 무게와 깊이가 등단 일 년 만에 낸 첫 시집 `미륵을 묻다'(신생시선50·도서출판 신생)다.
 수십 년 동안 달궈진 시어는 청빈하고, 시어를 이끌고 가는 서정의 힘은 온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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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로 시인.
 

문학평론가 하상일(동의대 교수)은 "김형로의 시는 `뒤'를 돌아보는 서정의 힘"이라고 말한다. 앞만 바라보며 무작정 달려가는 세상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기 위해 추억 혹은 기억의 방식으로 지난 시절을 호출하며 `뒤'를 돌아보는 시인의 시선 속에 낮고 온유한 힘이 있다는 것이다.

 이천여 년 전의 방가지똥 씨앗이/스스로 발아가 된 적이 있다고 한다/한 해밖에 못 사는 풀이 때를 기다린 것이다(시 `미륵을 묻다' 부분)

 이 부드러운 세 행의 시에서 때를 기다려 시인으로 호명된 한 시인의 모습을 본다. 예순의 나이가 무색하게 그는 청년이고, 또한 새롭다.
 문의(051-466-2006)



 김영주?funhermes@korea.kr


 

김영주 기사 입력 2020-01-13 다이내믹부산 제202001호
자료출처 : 다이내믹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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