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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

보이지 않으므로 보여지는 곳, 부산역사 품은 고졸한 곳간

부산의 속살-부산박물관 수장고를 가다

내용

 수장고는 곳간이다. 박물관의 곳간. 예전에는 집집마다 곳간이 있어서 당장 쓰지 않는 가재도구, 곡식 등을 보관했다. 집의 곳간처럼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을 모아두는 유물의 집이 수장고다.
 부산박물관 수장고 역시 그러하다. 이곳에는 부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물급 문화재를 비롯해 부산시 지정 문화재, 출토 유물, 공예품 등이 보존, 관리되고 있다. 한마디로 면면히 전해오는 부산 역사를 증거하는 유물들의 보물창고이자 집이다.


부산박물관 수장고01
- 부산박물관 수장고 도자기실.                                                                                                  사진 권성훈



박물관과 수장고의 관계는 빙산과 비슷하다. 빙산은 90%가 물속에 잠겨 있고, 10% 정도만 수면 밖으로 나와 있다. 전시실에 전시되는 유물은 수장고에 있는 유물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수장고의 컬렉션이 두텁고 다양할수록 좋은 기획전시가 가능해진다. 좋은 박물관에는 반드시 좋은 수장고가 있다. 박물관의 수준은 수장고의 수준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수장고의 수준은 크기만으로 말하지 않는다. 크기·시설·보관 유물의 종류와 수량 등을 아우른다. 그럼, 부산의 중심 박물관인 부산박물관 수장고는 어떠할까?
 부산박물관(남구 대연동)에 가면 전시동과 사무관리동 사이에 독특한 창고 형태의 건물이 있다. 출입문은 완강하게 닫혀 있고, 창문이 없다. 사방이 견고한 성채같다. 이 건물이 부산박물관 수장고다. 박물관 수장고는 금단의 집이다. 박물관에 근무하는 직원이라고 해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 전문자격증을 가지고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제한된 몇몇의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다. 아무나 갈 수 없는 곳, 욕심낼 수 없는 곳, 욕심을 내어서도 안되는 게 수장고의 운명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여주는 수장고는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부산박물관 수장고의 외형은 창고처럼 보이지만 그 내부는 놀랍고 경이롭다. 첨단 보존과학으로 무장한 최첨단 건물이다.


부산박물관 수장고02
- 수장고 출입문.                                                                                   사진 권성훈

철통 보안 … 허가받은 사람만 출입 가능
 부산박물관 수장고는 부산박물관의 오랜 숙원이었다. 2013년 10월 착공해 2년여 만인 2015년 2월 준공했다. 이후 중층 구조물 공사와 내부 수장대 설치 작업을 거쳐 2016~2017년 2년 동안 유물 이전 작업을 완료해 온전한 수장고의 꼴과 내용을 갖추게 됐다.
 수장고의 시작과 끝은 유물 보존이다. 공간 구조, 시설이 이에 최적화됐다. 이곳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4중의 철통 보안 장치를 통과해야 한다. 일차 관문인 수장고 주출입문을 지나면 중문이 나온다. 중문을 통과하면 수장고 내부로 들어가게 된다. 수장고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도자기, 서책지류, 금속류, 목공예 등 유물은 물성에 따라 구분된 수장고에서 보관한다. 유물의 물성에 따라 온습도, 방충, 방재 등 관리 방법이 미세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부산박물관 수장고는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다. 지하 1층 제1·2·3수장고, 지상 1층 제4수장고, 유물등록실, 해체포장실, 훈증실이 있다. 지상 2층에는 제5·6수장고, 유물정리실, 보존과학실, 유물복원실이 있다.


부산박물관 수장고03
- 유물복원실에서 복원 중인 유물.                                                                            사진 권성훈


첨단 보존과학기술 결집된 건축물
 짧게는 수백 년, 길게는 수천 년을 견뎌온 유물은 까다롭다. 극도로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각종 유해물질로부터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유해물질을 방출하지 않는 자재를 사용한다. 이중벽 구조에 조습 패널로 마감했다. 수장대도 습도 변화에 덜 민감한 오동나무를 사용한다. 각 실별로 항온항습실이 설치돼 유물에 맞는 온습도를 유지한다.
 부산박물관 수장고 안에는 수천년의 역사가 흐른다. 이 고졸한 곳간은 그러나 최첨단 기술로 후대에 남겨진 선조들의 유산을 지키고 있다. 수장고가 박물관의 보이지 않는 심장인 이유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여지도록 시간의 물살이 앞 물살의 여윈 등을 밀어 흐르게 하는 곳이 수장고다. 보여지지 않지만 보여주는 역사의 무늬들이 퇴적되어 고졸하게 머무는 곳. 부산박물관 수장고에 들어가볼 수 없지만 그 이름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김영주 funhermes@korea.kr

김영주 기사 입력 2019-12-31 다이내믹부산 제202001호
자료출처 : 다이내믹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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