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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78호 문화관광

부산 강·바다·산 품은 갈맷길, 또박또박 책 읽듯 걸어볼까?

구동우의 부산을 걷다, 읽다 ① 갈맷길 맛보기

내용

걷기와 책읽기는 닮았다. 두 발로 타박타박 길을 걷다 보면, 마치 한 줄 한 줄 책을 읽는 느낌이 든다. 느리게 스쳐 지나는 풍경, 머무는 장소, 만나는 사람 모두가 한 페이지씩 넘어가는 책처럼 새롭고 설렌다.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감동, 뿌듯함이 마음에 남듯 걸어 지나온 길도 마음에 오래 남는다.

부산을 또박 또박 읽는 마음으로 걸어보기로 했다. 어렵고 딱딱한 책이 아닌, 그저 가볍고 재밌는 책 한 권 읽는 마음으로 출발한다. 부산의 걷기 좋은 길 '갈맷길'부터 시작이다.

부산의 갈맷길은 9코스 20개 구간으로 263.8㎞, 낙동강 800리에 버금가는 여정이다(사진은 시민들이 이기대 갈맷길을 걷는 모습).

갈맷길은 갈매기가 부산의 산, 강, 바다를 두루 순회한다는 의미를 담아 지난 2010년 1월 첫 선을 보였다. 갈맷길은 부산의 해안, 강변, 숲을 두루 아우르며 이어져 있다. 갈맷길이 끝난 곳은 다시 새로운 갈맷길의 시작이다. 길은 9개 코스 20개 구간으로 263.8㎞에 이른다. 장장 700리로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 800리에 버금가는 여정이다. 코스별로 소요시간, 거리, 노면상태, 경사 등을 감안해 난이도에 따라 상, 중, 하로 등급화해 시민들이 자신의 체력과 시간에 맞춰 산책 및 조깅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걷기 좋은 이 계절, 부산시가 갈맷길 전 구간을 일일이 둘러보며 세심하게 안전점검까지 끝내 더욱 편하게 걸을 수 있다.

해운대 문탠로드를 걷는 시민들.

강·산·바다 이은 9코스, 20개 구간 263.8㎞

갈맷길 첫 코스는 기장 임랑에서 해운대 문탠로드까지 33.6㎞. 보통 걸음으로 10시간이 걸린다. 하루에 다 걷기는 무리라 두 구간으로 나눴다. 1구간은 임랑에서 기장군청까지 12.2㎞. 4시간이 걸린다. 기장군청이 1구간 종착지이지만 일광에서 마무리하는 게 좋다.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다. 2구간은 군청에서 문탠로드까지 21.4㎞, 6시간 코스다. 이 코스의 미덕을 꼽으라면 길이 갈수록 보드라워지고 푹신해진다는 것. 해를 등지고 걸어야 얼굴이 덜 타므로 오전에 출발하는 것도 요령이라면 요령이다.

2코스는 문탠로드에서 오륙도 유람선 선착장까지 18.3㎞, 6시간 거리다. 1구간은 문탠로드에서 수영강 민락교까지, 2구간은 민락교에서 오륙도유람선 선착장까지다. 해운대 문탠로드를 걸어봤다면 미포 유람선선착장에서 출발해도 좋다.

오륙도 선착장에서 태종대 입구까지 갈맷길 3코스를 걸으면 부산바다와 원도심 속살이 제대로 느껴진다.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길이 3코스다. 코스는 모두 세 구간으로 나눈다. 갈맷길 9코스 가운데 세 구간으로 나눈 곳은 4코스와 3코스뿐이다. 그만큼 길다는 얘기다. 37.3㎞에 시간도 가장 오래 걸려 무려 13시간이다.

부산 갈맷길 9개 코스.

부산을 품은, 부산사람 닮은 길

갈맷길 4코스는 영도 남항대교에서 낙동강 하굿둑까지. 부산 해안선을 따라 걷거나 해안선을 보며 걷는 길이다. 4코스는 바다에서 길이 열려 강에서 저문다. 해 뜨는 바다를 등지며 걷다가 노을 지는 강에서 멈추는 길이다. 4코스를 다 걸으면 부산 바다가 얼마나 다정다감하고 부산 강이 얼마나 무던한지 알게 된다. 바다를 품고 강을 품은 부산사람이 다정다감하고 무던한 이유를 알 것 같다.

갈맷길 5코스는 낙동강하굿둑에서 시작해 가덕도 일주로 끝난다. 42.1㎞, 13시간 거리다. 강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강을 바라보며 걷다가 자기도 모르게 바다로 빠져드는 길이다. 바라본다는 건 마음이 가닿았다는 것. 빠져든다는 건 마음이 가닿았다는 것. 길을 걷는 사람이 강과 바다에 가닿아 강과 바다와 사람이 하나 되는 길, 그 길이 갈맷길 5코스다.

갈맷길 6코스는 낙동강하굿둑에서 시작해 성지곡수원지에서 끝난다. 낙동강 강변길을 따라 국철 구포역까지 갔다가 그곳에서 백양산 산길을 구불구불 돌아 나오는 길이다. 36.2㎞ 11시간 거리, 강바람에 몸을 내맡기고 싶고 산바람에 마음을 내맡기고 싶다면 6코스를 나서 보자.

느리게 오래 걷는 길 … 마음 상쾌해져

갈맷길 7코스는 성지곡수원지가 들머리다. 수원지 삼나무와 편백나무 숨소리를 몸으로 들으며 걷는 길이다. 나무가 내는 숨소리는 또 얼마나 고르고 가지런한지. 들뜬 숨소리를 고르며 내 마음에서 나는 어수선한 숨소리를 가라앉히며 걷는 길이다.

7코스는 두 구간으로 나뉜다. 1구간은 성지곡수원지에서 금정산 동문까지 9.3㎞, 4시간 거리다. 2구간은 동문에서 선동 회동수원지 입구 상현마을까지 13㎞, 5시간 거리다. 그러니까 7코스는 수원지에서 시작해 수원지로 끝나는 길. 무에서 시작해 무로 끝나는 인생길과 흡사하다.

갈맷길 8코스는 회동수원지 들목 상현마을에서 수영강 민락교까지다. 17.2㎞ 5시간 거리다. 구간은 둘로 나뉜다. 1구간이 상현마을에서 석대 동천교까지 10.2㎞ 3시간, 2구간이 동천교에서 민락교까지 7㎞ 2시간이다.

갈맷길 9코스는 갈맷길의 마지막 코스. 기장 임랑해수욕장에서 출발해 모두 아홉 코스 263.8㎞ 장장 700리 갈맷길이 대단원 마침표를 찍는 길이다. 마침표 찍기에 앞서 한 걸음 한 걸음 음미하며 걸어야 하는 길이다. 코스 역시 대개의 갈맷길이 그렇듯 두 구간으로 나뉜다.

1구간은 선동 회동수원지 들목 상현마을에서 기장 철마면 이곡마을까지, 11.5㎞ 3시간 거리다. 2구간은 이곡마을에서 일광산 테마임도를 거쳐 기장군청까지 9㎞ 3시간이다. 1구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평지인 반면 후반부는 아스팔트 길 연속. 2구간은 처음 5분 남짓 가파르고 나머지는 평탄한 숲길이다.

작성자
구동우
작성일자
2015-05-07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78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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