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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55호 문화관광

구미호의 애끊는 절규…단지 사람이 되고 싶었을 뿐

발레의 향연, 가을 끝자락을 수놓다…김옥련발레단 '여우' 초연
해운대문화회관 21~22일, 부산민주공원 23일
발레·전통춤·음악 어우러진 총체극

내용

예전,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가 본색을 드러내는 아슬아슬한 장면에서 "꺄악~" 자지러지는 스릴을 느끼며 납량을 대신하던 여름이 있었다. 전설의 구미호 이야기가 융복합극 발레 '여우'로 탄생했다.
김옥련발레단의 초연작 '여우'가 오는 21~22일 해운대문화회관에서, 23일은 부산민주공원 무대에 오른다. '여우'는 작년에 선보인 '해운대 연가'와 마찬가지로 융복합지원사업단체와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만든 연합공연이다.
연출자 유상흘(극단 장고개 대표)이 이미 10여 년 전 써둔 구미호 대본이 김옥련발레단을 만나며 마침내 무대 위에서 꽃을 피우게 되었다. 김옥련발레단의 발레 춤꾼들과 전통춤 단체 레드스텝의 춤꾼들, 부산의 뛰어난 현대무용 춤꾼들이 힘을 합쳤고 극단 맥의 연기자가 입체적인 장면을 완성했다. 거기에 극의 분위기를 더하는 밴드의 라이브 음악과 국악의 한국적 가락이 보태어져 공감각적인 효과는 배가 된다.
해운대문화회관 상주단체인 김옥련발레단의 김옥련 대표는 '여우'의 시작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전설 속의 여우는 단지 사람이 되고 싶었을 뿐인데 거꾸로 청·홍·초라는 세 여인이 여우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로 공연이 시작된다. 여우를 통해 원한과 사무친 마음을 가진 우리 사회의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를 춤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궁극에는 인간사 여하한 아픔 속에서도 바래지 않는 빛, 사랑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
구미호 설화는 굉장히 드라마틱하고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구미호를 지키는 전위병인 청·홍·초 세 여우들의 이야기와 구미호와 인간 남자의 사랑 이야기가 주된 흐름이다. 여우로 등장하는 아름다운 여성 춤꾼들의 몸짓과 관군으로 등장하는 남성 춤꾼들의 역동적인 조화가 이채롭다. 관군 훈련 장면과 여우 토벌 장면, 구미호를 지키기 위한 전위병 여우들의 희생 장면 등 모두 19개의 장면으로 구성돼 있다.
김 대표는 "특히 마지막 장면에는 신화적 모티브가 숨어 있다. 아이들이 부르는 '여우야 여우야' 놀이에 관객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반전이 있다. 가슴 서늘한 여운을 남기고 싶었다"라며 구미호로 분장하여 무대에 오를 때 저럴까 싶은 묘한 표정으로 '여우'에 대한 궁금증을 흘렸다.
김옥련발레 공연은 반주 음악보다 라이브연주를 선호한다. 김 대표는 "가끔 즉흥적으로 연주자를 극 속에 끌어넣기도 하는데 관람객들도 즐거워하고 출연진도 재미있어 한다. 타 영역과의 만남은 선의의 경쟁을 유발하고 자극을 준다. 표현 영역의 확장과 장르의 결합은 현대문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창작과 타 장르와의 협업 내지 융합 그리고 꿈나무 어린이발레에 대한 지원이 김옥련발레의 참 모습이다. '여우' 같은 신작을 끊임없이 만들어 우수 레퍼토리를 축적해 가면서 세계로 열린 큰 무대의 꿈을 키우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발레라는 장르적 한계를 넘어서고자 늘 고심하고 있다. 어렵사리 창작품을 무대에 올려놓으면 '백조의 호수'나 '호두까기 인형'처럼 흰색 발레복 튀튀를 입고 춤추는 발레리라를 상상했다는, 관객들의 머물러 있는 시각이 많이 아쉽다"며 시민들의 다양하고 폭넓은 예술사랑을 호소했다.

▶ 관람료: R석 3만원, S석 2만원 / 문의 : 김옥련발레단(626-9486)

김옥련발레단 '운현궁의 봄' 공연 장면.
작성자
박성미
작성일자
2014-11-1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55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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