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박한 정서, 국민화가 박수근 부산서 만나다
가나아트 부산 ‘박수근 탄생 100 주년 기념전’
- 내용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오롯하게 담아낸 국민화가로 사랑받는 박수근 화백의 그림이 부산에 왔다.
가나아트 부산이 박수근 탄생 100주년을 맞아 20일부터 유화, 수채화, 드로잉 등 그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부산에선 처음 열리는 전시이자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대규모 전시이다.
박수근은 국내 미술품경매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화가로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인 ' 빨래터'는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 가격인 45억 2천만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
박수근 '빨래터'.귀하디 귀한 작품 100여 점이 한꺼번에 부산을 찾은 것은 그 자체만으로 기적으로 불린다. 이유는 이번에 부산을 찾은 작품 대부분이 개인 소장가들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박수근 '무제'.박수근 부산 전시를 준비한 가나아트 부산 이옥경 대표는 "부산에서 국민화가 박수근 선생의 작품을 부산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무려 3년동안 공을 들였다"고 말한다. 일일이 소장자들을 찾아가 박수근의 작품을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시대의 소명이라는 말로 소장가들을 설득했기 때문이다.
이옥경 대표가 3년동안 발품을 판 덕분에 미술계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박수근 콜렉션이 한 곳에서 만나게 됐다.
부산 전시장에서 만난 박수근은 말의 군더더기가 필요없는 대가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가장 한국적이고 서민적이라는 박수근의 참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소박하고, 따뜻하고, 애잔한 정서들이 넘치게 흐른다.
생전의 박수근이 선한 시선으로 잡아낸 시장 사람들의 소란함도 번잡스럽지 않고 소박하다. 빨래터 아낙네들은 서로를 쳐다보는 애틋하고 따뜻한 마음자리가 묻어난다. 절구질 하는 여인, 아기를 업은 소녀 등 평범한 서민들의 일상이 박수근 특유의 화법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림 한 점, 한 점에 담긴 화가의 선한 마음자리가 그대로 드러나, 전시장을 한바퀴 둘러보고 나면 갑자기 선한 마음이 오종종 자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부산을 찾은 대가의 그림을 감상하려는 발걸음도 줄을 잇고 있다. 말로만 듣던 대가의 그림은 그 자체로 강렬한 아우라를 지니고 있어, 도슨트의 해설이 없어도 그대로 가슴에 꽂힌다. 롤랑 바르트가 말했던 찰나적인 감동, '푼크툼'은 그의 그림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 가나아트 부산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 4월27일까지 가나아트 부산(노보텔 앰베서터 부산 4층). 입장료 6천원. (744-2020)
박수근(1914~1965)은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미술을 공부했다. 1932년 제11회 조선 미술 전람회에 입선해 화단에 등장했다. 해방 후 월남하여 1952년 제2회 국전에서 특선, 미술협회전람회에서 입상했다. 1958년 이후 미국 월드 하우스 화랑·조선일보사 초대전·마닐라 국제전 등에 출품하는 등 국내외 미술전에 여러 차례 참가했다. 그의 작풍은 회백색을 주로 하여 단조로우면 서도 한국적 주제를 소박한 서민적 감각으로 충실하게 다뤄 국민화가로 불린다.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4-03-2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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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622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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