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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600호 문화관광

부산서 바르셀로나를 걸었다, 도시가 보였다…

‘가우디와 바르셀로나를 걷다’… 부산-바르셀로나 건축문화 비교
가우디 작품사진 80여 점 전시… 현장서도 보기 힘든 생생한 감동

내용

가을이 깊다. 여기저기 음악회, 전시, 공연 소식이 풍성하다. 문화의 계절이라는 수식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 어디로 갈까, 무엇을 할까는 고민이 전혀 고통스럽지 않다. 그중 하나를 골랐다. '가우디와 바르셀로나를 걷다'전. 부산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건축 관련 전시다. 부산국제건축문화제 특별기획프로그램으로 지난 17일 개막했다.

'가우디와 바르셀로나를 걷다'를 선택한 이유는 전시 주제가 가우디였기 때문. 현대 건축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천재 건축가이자, 평생을 건축이라는 화두를 붙들고 구도자와 같은 삶을 살았던 현대건축의 신화인 천재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금이나마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우디의 마지막 작품인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성당)'.

전시는 크게 '바르셀로나 도시'와 '건축가 가우디' 두 개 파트로 나뉜다. '바르셀로나와 도시'부문은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부산과 바르셀로나의 객관적인 통계자료와 도시역사 타임라인을 비교해 두 도시를 이해 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바르셀로나의 도시 구조를 이해하는 열쇠인 건축가 세르다의 도시계획과 이러한 무대 위에 탄생한 가우디를 포함한 모데르니스모(현대주의) 건축가들을 소개한다. 전문적인 도면사진과 빡빡한 설명, 난해한 건축용어는 관련 전공자가 아니면 쉽게 읽히지 않을 뿐 아니라 이해하기에도 다소 벅차다.

부산건축문화제조직위는 "일반인이라면 '바르셀로나와 도시'부문은 한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그 도시의 시민들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어떤 철학으로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가꾸려했는지 커다란 흐름만 이해하면 된다"고 충고한다.

'가우디'부문은 세계가 인정한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생애 소개로 문을 열고, '가우디와 구엘', '가우디와 주택', '가우디와 종교건축'으로 구분해 그의 대표작 성가족 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을 비롯한 주요작품 11개를 80여점의 사진으로 소개한다.

가우디 부문은 건축에 문외한이 즐기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는 보는 맛을 제공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가우디의 걸작 건축물을 생생한 모습 그대로 만날 수 있다. 전시 사진들은 LED 조명을 사용, 마치 현장에서 보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준다. 육안으로 보기 어려운 대형 건축물의 천정과 벽면 장식까지 근접 촬영한 사진은 가우디가 구현하고자 했던 건축미학의 정수를 눈앞에 펼쳐 보인다.

건축문화제조직위는 이번 전시를 위해 윤준환 사진가를 바르셀로나로 보내 20여일 동안 머물며 가우디의 혼을 사진에 담아오는 수고를 감수했다.

구엘공원, 구엘 저택, 밀라 주택, 비센스 주택, 성가족 성당, 바트요 주택, 콜로니아 지하경당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그의 건물만도 일곱 개다. 130년째 공사가 진행 중인 성가족 성당의 이야기는 전설과 같이 회자되고 있을 만큼 유명하다.

전시는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다. 사진으로 만나는 가우디의 건축은 아름답고, 경건하고, 위대하다. 천정 벽화장식, 문 손잡이 하나에까지 천재 건축가가 기울인 땀과 수고는 경이롭다. 작은 돌 하나, 조각 타일 하나에까지 신에 바치는 경배와 바르셀로나를 향한 사랑을 담아낸 건축가는 '위대하다'는 말밖에 달리 할 말이 없게 만든다.

혹자는 사진으로 만나는 건축이 그리 감동일까 라는 반론을 제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숲과 함께 나무를 보여준다. 육안으로는 결코 볼 수 없는 대형 건축물의 세부적인 면을 성실하게 담아 눈높이에서 보여주는 전시는 자칫 숲만 보고 나무를 보지 못하는 우를 덜어준다.

가우디와 함께 바르셀로나를 걸었다. 하나의 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밀고 가는 것이며, 하나의 건축물을 짓는 과정은 당대의 문화라는 벽돌로 새로운 역사를 건설하는 것이라는 평범한 깨달음을 산책의 끝머리에서 만났다. 바르셀로나 구 시가지의 울퉁불퉁한 모서리를 걸으니 거기 가우디가 있다. 또한 부산의 골목과 부산의 역사가 기다린다. 건축은 당대 문화의 지표라는 말을 되새기며 긴 산책을 끝냈다.

▶'가우디와 바르셀로나를 걷다' 10월27일까지 KNN월석아트홀. 무료. (744-7728)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자
2013-10-23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600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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