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자수, 규방 넘어 예술의 경지에 이르다
아름다운 우리자수 특별전
동아대 석당박물관, 걸작 전통자수 100여 점 전시
- 내용
- 최유현 '자수약사여래도'(부분).
풀숲에 숨은 여치가 속살거리고, 달빛은 휘영청 지상을 비춘다. 활짝 핀 모란은 꽃대궁까지 선명하게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이것은 한 편의 회화작품이다. 그림으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을 오색실로 색색이 수를 놓아 한 땀 한 땀 새긴 작품, 우리 전통자수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관장 정은우)이 지난달 25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아름다운 우리자수 특별전'이다.
이 전시는 국립고궁박물관 기획특별전의 순회전시로 중요무형문화재 제80호 최유현 자수장의 현대자수를 포함해 조선시대 궁중에서 제작한 복식의 생활자수와 깊은 신앙심을 드러내는 불교자수 등 총 1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조선 중기 여류예술가 신사임당(1504∼1551년)의 초충도를 모본으로 수놓은 '자수초충도병풍'(보물 제595호·8폭·석당박물관 소장)과 조선 말 화가 양기훈(1843∼?)의 그림을 본으로 수놓은 '자수매화도병풍'(10폭·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최유현 자수장이 김천 직지사 대웅전 삼존후불탱화(보물 제670호) 중 약사불회도를 60% 축소해 제작한 '자수약사여래도'(최유현 자수장 소장) 등은 우리 자수의 아름다움과 장인들의 탁월한 솜씨를 한껏 보여주는 걸작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빼어난 작품이다. 가늘고 기다란 실이 들고 나서 만들어내는 색의 조화와 조형미가 감탄스럽다.
동아대 석당박물관 정은우 관장은 "궁중자수의 아름다움과 종교자수의 염원 그리고 현대자수까지 옛 생활문화를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석당박물관은 자수에 대한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특별 강연회를 마련한다. 오는 11일 오후 1시 '초충도수병의 직물과 자수'라는 주제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미술공예학과 심연옥 교수가 강연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2시30분에는 고려대학교 고연희 강사가 '초충도수병 그 회화사적 가치'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전통자수의 아름다움과 예술의 경지에 이르른 장인들의 솜씨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3-10-0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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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598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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