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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1596호 문화관광

깊어가는 가을… 책방 나들이 떠나볼까?

10월18∼20일 도서문화축제 여는 보수동 책방골목

내용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보수동 책방골목이 요즘 심상찮다. 많은 이들이 이 골목으로 하나둘 모여드는 것이다. 낯이 익은 시인, 소설가와 문화관련 인사들, 남녀노소 시민들이 책방골목에서 마주친다. 가을을 맞아 이곳에서 문화행사들이 자주 열리기 때문이다.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국내 유일 헌책방 골목인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다음달 18∼20일 도서문화축제가 열린다(사진은 책 고르는 시민들로 북적이는 보수동 책방골목).

'부산의 지식창고' 국내 유일 헌책방 골목

보수동 책방골목. 중구 대청동 교차로에서 보수동 방면 입구에 있는 국내 유일의 헌책방 골목. 150여m에 걸친 좁은 골목길에 50여개 서점과 각양각색의 책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골목이 바로 책방골목이다.

고서와 신간, 전문서적과 대중서적, 예술잡지, 통속잡지, 외국 원서와 번역본…. 없는 책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보유 권수도 상상을 초월한다. 서점마다 취급하는 서적이 달라 단골고객도 서점마다 다른 것이 이 골목의 특징이라면 특징이겠다.

6·25전쟁 발발 직후 구덕산 일대와 대신동, 보수동 뒷산 등에는 전국에서 피란 온 많은 학교가 '천막교실 수업'을 했었다. 때문에 학생들의 통학로였던 보수동 일대의 골목은 언제나 학생들로 북적거렸다. 당시만 해도 열악한 출판 사정으로 학생들의 교과서는 물론이고, 많은 지식인들이 책을 제대로 구입하기가 어려웠었다. 피란 온 학생들과 지식인들은 어려운 살림살이 속에서 가지고 온 책들을 팔고 사기도 하고 저당 잡히기도 했다.

자연히 유동인구가 많은 보수동 일대에서, 책을 팔려는 사람들과 책을 사려는 사람들을 상대로 노점 헌책방이 성황을 이뤘고, 이 노점들이 하나둘 현재의 골목에 자리 잡게 된 것이 '보수동 책방골목'의 시초다. 벌써 60여년이 훌쩍 지나간 시절의 일이다.

다양한 콘텐트 개발, 국내최고 도서문화거리로

한창 시절 70여곳이 성업했던 책방골목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50여곳만 남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하루 이용 고객들도 현저히 떨어져, 한때는 골목의 존폐마저 걱정했던 시절도 있었다.

'헌책 삽니다' 입간판 옆에 '신간 입하' 간판이 함께 공생하는 지금은 '신간전문서점'도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헌책방 골목'이라는 명성의 무게가 다소 가벼워진 풍경이다. 그러나 '국내 유일의 헌책방골목'이란 문화적 가치인식과 문화예술인, 책방골목 상인들에 의한 다양한 문화콘텐트 개발로 다시 골목이 살아나고 있다. 방대하고 다양한 도서가 한자리에 모이고, 역사적으로 귀중한 고서들이 곳곳에 묻혀 있는, 국내 최대의 '도서문화거리'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

헌책들의 향연, 보수동 책방골목축제

이 책방골목에 매년 가을마다 도서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9회에 걸쳐 치러진 '보수동 책방골목축제'가 그것이다. 2005년 50여개의 책방 상인들이 구성한 '보수동책방골목번영회'가, 책방골목을 널리 알리고 시민들의 독서 확산을 위해 개최하는 축제이다. 매년 9∼10월 무렵 보수동 책방골목 일원에서 3일간 열린다. 올해는 10월18∼20일 열린다.

중장년층에게는 학창시설의 추억을 향유케 하고, 젊은층에게는 책의 소중함과 책에 대한 흥미를 고취시키는 '보수동 책방골목축제'는, 책방골목문화관 앞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축제기간동안 영화상영, 각종 전시회 및 공연, 도서 관련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로 꾸며진다.

귀한 책 싸게 사려고 흥정하던 시절의 따뜻함과 한권의 책을 구하기 위해 종일 책 먼지를 뒤집어쓰던 낭만, 골목골목마다, 책 사이사이마다 우리네 향수가 지금까지도 켜켜이 쌓여 있는 보수동 책방골목. 모든 예술과 철학과 사상이 헤어지고 만나고 만나고 헤어지던 곳. 다양한 정보와 지식이 들어오고 나가던 이곳이, 매년 열리는 '책방골목축제'처럼, 하루하루가 늘 '축제'같이 빛나는 나날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 글의 전문은 부산대표 잡지 '부산이야기'(iyagi. busan.go.kr) 10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작성자
글·최원준(시인)/사진·문진우
작성일자
2013-09-26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1596호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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