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기회가 오면 반드시 고향 부산에서 멋진 선수 생활을 보내고 싶습니다."

한국배구의 최고 우량주, 강만수에 이어 부산이 배출한 최고의 거포, 앞으로 10년간 한국배구를 책임질 국가대표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너무도 잘 어울리는 배구코트의 부산 갈매기 문성민(25) 선수.

문 선수는 야구도시 부산이 배출한 현역최고의 배구선수입니다. 키 198㎝, 몸무게 85㎏으로 배구선수로는 이상적인 몸을 지닌 그는 배구국가대표팀의 당당한 에이스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배구 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2010-11 NH농협 V리그에서도 소속팀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연승행진을 진두지휘하고 있습니다.

문성민이 뛰지 못한 1라운드 기간, 소속팀 현대는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문 선수 복귀 이후 비로소 전열을 정비해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되찾았습니다.

문 선수가 처음 배구를 시작한 것은 부산 명륜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부산 청룡초등학교 4학년까지는 높이뛰기 선수로 활약했지만, 당시 명륜초등학교 박판규 감독의 눈에 띄어 배구 선수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이후 배구명문 부산 동성중·고를 거쳐 경기대를 졸업했습니다.

배구선수 문성민의 이름값은 부산동성고 때부터 이미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쳤죠. 고등학생이라고 하기에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뛰어난 기량으로 고교 때부터 이미 국가대표급의 출중한 기량을 선보여 모든 대학 배구감독들이 탐을 낼 정도였습니다. 치열한 스카우트전 끝에 고교 선배인 이경석 감독의 경기대에 진학한 문 선수는 기대대로 황동일, 신영석 등과 함께 팀을 대학 최강으로 이끌었고 이후 카타르 도하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2008 월드리그 서브 1위 등 세계적인 거포의 위용을 갖춰가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독일과 터키리그에 진출, 한국배구의 매서운 맛을 유감없이 선보이며 유럽 배구계를 강타한 후 지난해 국내 무대로 복귀했습니다. 특히 세계 최고의 배구리그인 독일에서도 올스타에 선발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문 선수의 좌우명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오랜 외국생활과 합숙훈련으로 힘들 때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신념과"나는 한국배구를 대표한다"는 자존심 하나로 버텨냈다고 들려줍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날에는 숙소로 돌아와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스파이크를 때리며 슬럼프를 극복하며, 유럽에서 한국국가대표 배구팀 에이스의 모습을 각인시켜 나갔습니다.

1년에 한두 차례는 꼭 고향 부산을 찾는다는 문성민 선수. 부모님이 살고 계신 금정구의 금정산이나 해운대를 찾아 고향 부산의 정과 향수를 듬뿍 느낀다고 하네요. 고향을 지키고 있는 친구들과는 전화로 나누지 못한 이야기꽃을 직접 만나 피워낸다고 합니다.

배구선수가 안 되었다면 높이뛰기선수 문성민이 되어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배구선수로서 이상적인 신체조선을 갖췄지만, 중학교 시절만 해도 작은 키 때문에 배구를 그만둬야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아닌 두려움을 가졌다고 합니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살아남는 비결에 대해 "불 꺼진 코드에서 느끼는 고요한 적막"이라는 말로 대신합니다.

사실 문 선수는 배구계에서 알아주는 "연습벌레"죠. 역시 국내최고 거포라는 수식어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구천재라는 명성 뒤에는 남모르게 흘린 수만 방울의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죠.

고향 부산에 프로배구팀이 없는 것이 못내 아쉽다는 문 선수는 기회가 닿는다면 부산배구 발전에 기여하고 싶은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모교인 동성고 후배들을 자주 찾지 못하는 것이 못내 미안하다며 야구도시 부산이 배구도시로서도 명성을 쌓아갔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자신이 작은 밀알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이야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