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이 궁금하다면? ‘아트 스토리’ 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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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비엔날레가 은근히, 인기입니다. 큰 행사에 묻혀 잠시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동안에도 부산비엔날레를 찾는 발길은 꾸준히 늘었다고 합니다. 학교와 직장이 쉬는 토·일요일은 부산비엔날레 메인 전시장인 부산시립미술관으로 새로운 미술세계를 만나기 위한 발걸음들이 몰려 혼잡해질 정도라고 합니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설치 및 비디오 아트가 중심이 된 부산비엔날레가 인기라는 것은 아주 반가운 소식입니다. 다다이즘, 개념미술, 팝아트, 미니멀아트, 비디오아트… 듣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전문 용어의 숲을 헤쳐야 만날 수 있는 현대미술의 불친절함을 이번 부산비엔날레는 가볍게 날려 버린 듯 합니다. 전문지식이 없어도, 미술애호가가 아니어도, 더러는 미술을 좋아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미술의 성찬이 이번 비엔날레인 듯 합니다.
부산비엔날레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전시가 보는 재미를 듬뿍 주기 때문이라는 데는 이의를 달 수 없을 것입니다. 어깨에 힘 잔뜩 넣은 채 현대 예술가의 고뇌를 알아듣지도 못하는 언어로 일방적으로 내뱉기만 하던, 내겐 너무 버거운 당신(예술가 혹은 예술작품)의 모습은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찾기 어렵습니다. 전시 작품은 강렬하지만, 유쾌합니다. 초등학생이 보아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유머가 가득합니다.
성공적인 부산비엔날레를 이끌고 있는 또 한 가지 이유를 덧붙이자면, 부산비엔날레를 뒤에서 힘차게 밀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력이 크다 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부산비엔날레가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와 특별 프로그램들입니다. 먼 길을 돌아 비로소 말하고 싶어 하는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제가 소개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아트 스토리(Art Story)'입니다.
‘아트 스토리(Art Story)'는 ’현대미술강의를 일컫는 또 다른 이름입니다. 소위 애칭이지요. 내로라는 미술 전문가들이 나와 어려운 현대미술의 세계를 쉬운 언어로 풀어 비전문가들도 귀에 쏙쏙 들어오게 하는 수준 높은 강의로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로부터 듣는 즐거운 현대미술, ‘아트 스토리(Art Story)'가 인기인 이유입니다.
‘Art Story’는 2010부산비엔날레에서 처음 시도한 교육프로그램입니다. 난해하다고 악명 높은 설치미술과 비디오 아트가 중심이 된 부산비엔날레의 전시특성을 고려, 현대미술과 부산비엔날레에 대한 관람객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기획한 것입니다.
첫 강의는 지난 10월 2일 경희대학교 이태호 교수가 열었습니다. 주제는 ‘공공미술의 현재와 전망’, 이어 9일은 박만우 교수가 ‘비디오 설치미술의 시학과 미학’, 16일에는 국민대학교 최태만 교수가 ‘21세기 미술에서 리얼리즘은 여전히 유효한가?’를 주제로 관람객과의 만남을 시도했습니다.
첫 강의를 맡았던 이태호 교수는 이 자리에서 공공미술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시했습니다. 공공미술이란 공공의 장소에 설치된 미술작품이 아니라 공동체의 관심에 참여하고 반응하는 예술작품이라는 것, 그동안 시행된 우리 주변의 공공미술에 대한 반성을 요구하는 동시에 공공미술이 잘 적용된 사례를 제시하며 미래의 공공미술의 대안을 제시해 호응을 얻었습니다.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박만우 교수는 동시대 미술 작가들의 필수 매체가 된 비디오 아트의 발전과정과 현재의 위상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비디오 설치미술의 기술적인 부분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오늘날 작가들은 비디오 설치미술의 시학과 미학에 대해 진지한 연구와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16일 강의를 맡은 최태만 교수는 2004부산비엔날레 현대미술전 전시감독을 역임한 분입니다. 부산비엔날레 전문가이지요. 그는 ‘21세기 미술에서 리얼리즘은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주제로 추상과 개념미술 등 난해한 현대미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아트 스토리(Art Story)’를 얘기하는 것은 ‘아트 스토리(Art Story)’가 그저 그런 대중강의의 하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강의를 맡은 전문가들의 에너지가 폭발하는 곳이 ‘아트 스토리(Art Story)’입니다. 강의시간 1시간 30분이 짧다고 안타까워하는 미술 전문가들의 메말라버린 입술을 보면 미술인들이 관객과의 소통을 얼마나 갈망하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의 머릿속에 가득 차 있는 미술 지식들을 기꺼이 (공짜로)건네주겠다는 마음을 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트 스토리(Art Story)’는 현대미술이 어렵다고 생각하던 미술 애호가들에게 현대미술의 매력과 즐거움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할 것”이라는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의 말은 ‘아트 스토리(Art Story)’가 부산비엔날레를 더욱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는 지도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아트 스토리(Art Story)’는 부산비엔날레가 부산시민들에게 주는 보너스 꾸러미입니다. 보너스로 받은 꾸러미, 당연히 풀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트 스토리’ 일정은 ▷23일 ‘현대미술의 흐름’(류병학 독립큐레이터) ▷30일 ‘미술작품 속에 숨겨진 부분’(김원방 홍익대 교수)입니다. 시간과 장소는 오후2시 부산시립미술관 강당이며, 참가비 무료입니다.
※문의 : 503-6579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0-10-22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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