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계단에서 펼친 명품배우의 명품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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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한 해 동안 제작되는 한국영화의 4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 많은 분들 알고 계실 텐데요. 해운대와 광안대교, 누리마루APEC하우스, 서면거리, 국제시장, 자갈치, 산복도로 등등 부산 곳곳은 한국영화의 주요 배경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안성기와 박중훈, 한국을 대표하는 두 명품배우의 명품 격투신으로 유명한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부산 중구 중앙동 40계단이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데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두 명품배우가 보여준 빗속의 격투신은 그 동안 한국영화가 그려낸 액션연기를 한 단계 끌어올린, 더 이상의 미학적 완성은 힘들다는 찬사의 찬사를 받았지요.
영화는 촬영 전부터 투캅스 이후 안성기와 박중훈이라는 선 굵은 배우가 선과 악의 역할을 바꿔 출연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관심을 끌었는데요.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함께 중앙동 40계단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노란 은행잎이 바람에 나뒹굴고 가파른 계단에 어둠을 뚫고 억수 같은 장대비가 쏟아집니다. 빗소리에 섞여 팝그룹 비지스의 ‘홀리데이’(Holiday)가 흐르구요. 우산을 쓴 채 건물 밖을 나서는 한 남자를 향해 바바리코트의 무표정한 킬러(안성기)가 다가섭니다. 킬러는 순간적으로 칼을 꺼내 이 남자를 무참히 살해하고, 검은 양복을 입은 청년들의 추격을 피해 계단을 밟고 순식간에 사라지지요.
벌써 11년 전이네요. 지난 1999년 개봉한 이명세 감독의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첫 장면입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쫓고 쫓기는 긴박한 상황만을 전개할 뿐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습니다. 설명이 없는 영화와는 달리 영화관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부산의 아름다운 풍경들과 자연스레 만납니다.
6·25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애환의 장소였던 40계단에서부터 아름다운 해안도로, 영도대교 불빛, 부산의 산동네가 무수한 추격전 속에 스쳐지나갑니다.
감독은 쫓고 쫓기는 인생의 우여곡절을 제대로 담아내는데 부산의 40계단과 주변 풍경들이 여러 가지로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는 군요. 영화에는 2000년대 이후 최고의 배우로 떠오른 장동건과 최지우도 등장합니다. 특히 최지우는 고향에서 촬영한 영화를 통해 비로소 배우로, 연기자로 눈을 뜨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들었지요.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부산이 왜 수 많은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고, 감독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줍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공간은 부산만이 가능하다는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의 확신처럼 영화 속 장면들은 차분하게 영화가 그려내고자 하는 이미지를 말없이 설명해주기 때문이죠.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첫 배경이자 주요 배경인 40계단은 한국전쟁 당시 중구 영주동과 동광동 일대 판자촌에 살던 피란민들의 삶의 터전입니다. 계단수가 정확히 40개여서 40계단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지금의 40계단은 부산의 문화·관광자원으로 몰라보게 바뀌었는데요. 영화가 개봉하고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자연스레 많은 사람들이 40계단의 사연을 알게 됐고, 세인의 관심을 새삼 집중시켰지요. 지금은 촬영 장소에 그 날의 장면을 기억하는 기념조형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1999년 청룡영화제에서 최우수 한국영화로 뽑혔습니다. 프랑스 도빌에서 열린 제2회 도빌아시아영화제에서는 대상을 포함해 최우수감독상과 남우주연상, 최우수영상효과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하기도 했지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부산촬영 영화의 대박 신화 신호탄을 올린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쭈욱~~ 부산촬영 영화 대박을 기원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 작성자
- 조민제
- 작성일자
- 2010-10-2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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