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다음 날…아듀!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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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박9일간 부산을 ‘시네마천국’으로 만들었던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5일 폐막했습니다. 올 영화제는 총 관객 수 18만2천46명, 게스트 7천130명, 내외신 취재진 2천237명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막을 내렸습니다. 특히 전체 상영작의 수가 줄어들었지만 총 관객 수는 또 다시 새 기록을 작성해 관객들의 지지가 여전함을 과시했습니다. 또 그 어느 해보다 많은 프리미어작품(최초 상영작품)들이 몰려와 영화제의 위상을 높였고 올리버스톤, 장이모우와 같은 대작 감독들이 부산을 방문해 영화제는 그 어느 해보다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올 영화제는 몇 가지 이별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우선 영화제를 이끌어온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퇴임이 그렇고,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에서의 개폐막식 상영이 또한 그렇습니다. 더불어 ‘PIFF’라는 이름도 내년에는 ‘BIFF'로 달라지게 될 것 같습니다(부산시는 브랜드 통합 방침에 따라 영화제 출범 이후 15년간 고수해 온 'PIFF'를 'BIFF'(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el)로 교체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합니다.).
그런 아쉬움 때문일까요! 불과 12시간 전 축제를 치렀던 해운대의 아침이 궁금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나가 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9시. 30여명의 사람들이 무대를 철거하고 스크린을 걷어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의자 5천개를 한 줄로 쌓고 옮기고 스타들이 걸었던 레드카펫도 둘둘 말고. 작업은 오전 8시부터 시작해 오후 5시까지 계속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해운대 해변, 피프빌리지 풍경은 어떨까요!입구의 아치는 아직 그대로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들뜬 축제의 느낌은 사라지고, 일상의 여유가 물씬합니다. 안으로 들어선 순간, ‘아직은 그대로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크레인 3대가 분주하게 콘테이너 박스들을 해체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 이 곳에 설치한 콘테이너박스는 40개. 꽤나 많은 수지요. 그래서 철거작업은 20일까지 계속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 이야기로는 올해로 5년째 피프빌리지를 만들고 운영해 왔는데 올해만큼 인파가 많았던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여러 축제를 돌며 현장무대를 만들어 봤지만 바다에 이렇게 공간을 만드는 것은 참 이색적인 경우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스크린 밖에서 영화를 체험할 수 있고 또 스타들과 함께 하는 행복한 추억을 선사한 피프빌리지, 그 색다른 공간을 만들어 준 컨테이너박스들은 이제 야적장에서 다시 1년을 기다리겠지요. 2011년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말입니다.
동병상련! 영화제의 남은 부스러기를 찾기 위한 사람이 저 뿐만은 아니었습니다. 한 무리의 어린 학생들이 아직 철거하지 않은 스타들의 사진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또 대전에서 왔다는 이재교씨 일행은 현장에서 입장권을 사겠다는 집념으로 무작정 내려왔는데 결국 폐막식을 보지 못했다며 사진찍기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축제의 끝.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툴툴 털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겠지요. 아쉬움이 없다면 그것은 진정한 축제가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내년 10월이면 축제는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아쉬움은 ‘헤어진 다음 날’ 딱! 하루면 충분할 겁니다. 2011년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기다리며……
- 작성자
- 박영희
- 작성일자
- 2010-10-19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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