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멸망을 보는 두 개의 시선
소설가 강동수 첫 장편소설 '제국익문사'
- 내용
- 소설가 강동수(국제신문 논설위원)씨가 두툼한 2권짜리 신
작소설을 펴냈다. ' 제국익문사'(실천문학사)가 그것. 1994
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의 첫 장편이다.책의 제목인 '제국익문사'란 단어가 낯설다. 제국익문사는 1902년 6월 고종이 설립한 근대적인 국가정보기관이다. 정부고관과 서울 주재 외국 공관원의 동정, 국사범과 외국인의 간첩행위를 탐지하는 것이 주요 임무였다. 제국익문사는 최초 근대적 형태의 정보기관으로 요원은 61명이었다. 표면적으로는 '매일 사보를 발간해 국민들이 보게 하고 국가에 긴요한 서적도 인쇄하는 등 현대판 통신사 기능을 담당했다'는 것이 위키백과의 정의다.
책 제목에 담겨 있는 '세계 열강이 힘을 겨루던 한국 근대사' '최초의 정보기관'이라는 의미망은 '제국익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제국익문사'는 추리소설과 역사소설 기법을 정교하게 교차시켜 정보기관이라는 특수한 공간과 인물을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대한민국 근대사의 이면을 소개한다.
화자인 '나'는 우연히 옛 문서 한 권을 접한다. 이인경이라는 조선인 테러리스트를 붙잡은 일본군의 신문 조서였다. 곰팡이 핀 문서는 놀라운 내용으로 가득했다. 고종이 제국익문사(帝國益聞社)라는 비밀첩보기관을 1902~13년 직속으로 두었다는 것, 그 요원인 이인경이 일본의 대표적 정객 오쿠마 시게노부를 저격하다 미수에 그쳐 체포됐으며, 개화기부터 갑신정변, 을미사변, 한일합방 이후의 간도지역 독립운동사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한말의 비화들이 담겨있었던 것.
미처 알려지지 않은 역사의 비밀이 두 권 분량의 소설로 되살아나는 '제국익문사'는 제국익문사의 활동, 명성황후의 시해사건 등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쓰러져가는 대한제국의 멸망사를 그리고 있다.
풍성한 인물군 중에서 문제적 인간으로 묘사한 세계적인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의 인간적 고뇌가 신선하다.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0-06-1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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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28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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