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슬픈 아메리카
방정아 개인전
- 내용
- 방정아 작 'MEXICO'.
방정아의 열두 번째 개인전 '아메리카-방정아의 여행 스케치'(21일까지)를 열고 있는 수영구 광안동 미광화랑은 이국적인 풍경과 색채가 넘쳐난다.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작가가 머문 미국 샌디에이고 등 현지에서 그린 작품 20점은 외국 기행으로서의 감상 혹은 풍정을 보여준다는 단순한 사실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작가가 가장 밀도 있게 천착한 소재는 북미 인디언들의 비극적 실상이다. 'DNA 한 조각' 'My Life is in Ruins'는 과거 북미 대륙의 주역에서 이제는 소수자로 전락해버린 인디언들의 슬픈 현실을 담고 있다. 한인 이주여성의 지친 모습을 담은 '훌륭한 의자, 불안한 여자' 역시 주류사회 편입에 실패한 소수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북미 인디언, 한인 이주여성, 라티노 등 팍스 아메리카나의 그늘에 있는 유목민의 슬픈 자화상이다. 방정아의 그림은 5개월 여정에서 만난 현대판 노마드의 애환을 섬세한 관찰력으로 보여준다.
마지막 작품인 'The Road'는 이 연작의 결론이기도 하다. 주변이 거대한 바위덩어리뿐인 깜깜한 길 위를 달리고 있는 작은 차 속에서, 마침내 작가는 나그네를 위한 불빛을 발견한다. 어둡고 부조리한 세상 속에도 희망의 불빛은 반드시 존재하리라는 소망일 것이다. (758-2247)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0-04-14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
부산이라좋다 제1419호
- 첨부파일
-
- 부산이라좋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