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책 - 김석규 시집 '동네에 저녁이 와서'
- 내용
김석규 시인이 시집 '동네에 저녁이 와서'(푸른별)를 펴냈다.
표제작 '동네에 저녁이 와서'는 정년 퇴임 후 시 쓰는 일로 여생을 담금질하고 있는 시인의 조금은 쓸쓸하고, 여전히 강건한 시 정신을 보여주는 절창이다.
'서리 긴 사연 강물 이루는 벌레소리/사다리도 없이 밤새도록 하늘로 흘러서/마침내 은하수 가에 울음이 타는/시를 쓰는 저녁은 가난하다네'('동네에 저녁이 와서' 부분).
교육자라는 오랜 직분을 벗고 '가난한' 시인의 외길을 벼리고 있는 원로 시인의 여전한 문학정신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다리도 없이 언어의 은하수를 오르는 시인의 열정이 시집 전체에 가득하다.
순수하고 소박함이 가장 서늘한 무기가 되어 혼탁한 세상을 순수하게 지켜 나간다는 평론가의 말처럼 일흔에 더욱 빛나는 원로시인의 깊어진 시 세계에 슬쩍 눈시울이 붉어진다.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0-03-1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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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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