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닮은 낮고 그윽한 시선
동길산 시집 '뻐꾸기 트럭'
- 내용
부산의 중견 동길산 시인이 새 시집을 냈다, '뻐꾸기 트럭'(신생 펴냄).
시집의 제목이 된 '뻐꾸기 트럭'은 "먹는 것 쓰는 것 짐칸에 싣고/이 마을 저 마을 장사 다니는 트럭"이야기다. "해도 저물고 사람도 저무는 산골마을"을 넘나드는 트럭은 제철도 아닌 뻐꾸기 우는 소리로 사람들을 모은다. 고즈넉한 시골 마을의 풍경을 시인은 조심스럽게 응시한다.
이번 시집에서는 나무에 대한 시인의 무한한 애정을 읽을 수 있다. 온통 나무에 바치는 헌사로 1부를 할애할 정도다. 나무에 묻은 이끼를 하나하나 떼어내고('나무 이끼') '나무 그림자' '나무 넥타이'에 '나무를 밀'고 '나무를 받치'고 마침내 '나무를 안아'본다. 구수한듯 향긋한 시골 흙냄새와 두런거리며 낮게 내뱉는 나무의 소리가 전편에 가득하다.
나무에 천착하는 동길산 시인은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단단하고 깊게 뿌리 내린 엄나무를 닮았다. 낮은 목소리로 속 깊게 읊조리는 시인의 모습을 이번 시집도 꼭 닮았다. 담담한 시선으로 시인의 속 깊고 담백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하다.(466-2006)
- 작성자
- 김영주
- 작성일자
- 2010-01-2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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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407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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