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타고 벚꽃 시즌 “활짝”…낙동강변 꽃구경 지금이 절정
재미있는 부산 함께 걸어요!_낙동강변
낙동강 따라 걷는 봄, 생태공원이 전하는 초록의 인사
- 내용
낙동강은 유장하다. 두만강, 압록강 다음으로 길다. 강원도 태백에서 발원해 부산에 이르러 가장 넓어진다. 강 이쪽에서 저쪽까지 거리가 가장 넓으며 이쪽 강변의 고수부지와 저쪽 강변의 고수부지가 가장 넓다. 강변 너른 터가 고수부지다. 큰물이 들 때만 물이 찬다고 고수(高水)다. 강변 너른 터 곳곳엔 공원이 들어섰다. 강변 공원인 만큼 다들 환경을 내세우고 생태를 내세운다. 이쪽 강변엔 화명생태공원과 삼락생태공원이 있고 저쪽 강변엔 대저생태공원과 맥도생태공원이 있다. 하중도(河中島) 을숙도생태공원까지 모두 다섯이다.

△맥도생태공원의 벚꽃. 출처:비짓부산∎삼락‧화명‧맥도‧을숙도 강변 공원 산책
낙동강 강변 공원은 둑길을 따라서 이어진다. 둑길이 강변길이다. 이쪽 공원은 화명생태공원에서 강변길 따라 계속 가면 삼락, 을숙도가 나온다. 저쪽도 마찬가지다. 대저에서 강변길 따라 계속 가면 맥도, 을숙도가 나온다. 이쪽저쪽 양쪽 강변길을 하루 일정으로 다 걷는 건 무리다. 걷는 목적에 따라 이쪽저쪽 나눠서 걷는 게 무난하다.
걷는 목적은 낙동강 노을일 수도 있고 벚꽃 그늘일 수도 있다. 낙동강 노을에 젖어들고 싶다면 화명생태공원 길이 좋고, 벚꽃 그늘에 젖어들고 싶다면 대저생태공원 길이 좋다. 접근성은 둘 다 대단히 양호하다. 화명은 도시철도 2호선 화명역에서 내리면 되고 대저는 3호선 강서구청역에서 내리면 된다.
봄꽃 절정 ‘낙동강변 생태공원’
지금은 벚꽃 꽃철. 대저생태공원 강변길이 삼삼하다. ‘강서 낙동강변 30리 벚꽃길’을 내세우는 길이다. 공원 초입의 안내판은 대저에서 을숙도 있는 낙동강 하굿둑까지 구간별 거리와 시간을 밝혔다. 그 거리를 다 합치면 30리고 그 시간을 다 합치면 3시간이다. 세 시간 내내 강바람에 흔들리고 꽃바람에 흔들리며 걷는 길이 대저에서 을숙도에 이르는 낙동강 저쪽 강변길이다.
△부산 낙동강변엔 화명생태공원, 삼락생태공원, 대저생태공원, 맥도생태공원, 을숙도생태공원까지 모두 다섯 개의 생태공원이 있다(사진은 벚꽃이 만개한 대저생태공원). 부산관광공사 자료 사진30리 벚꽃길은 대숲과 맞물리면서 시작한다. 벚꽃길만큼이나 대나무 숲길도 길다. 벚꽃길은 화사하고 대숲길은 청정하다. 둑길 아래는 고수부지. 자전거는 신났다. 한 사람 타는 자전거도 신났고 두 사람 타는 자전거는 더 신났다.
두 사람 자전거는 나란히 타는 게 있고 앞뒤로 타는 게 있다. 앞뒤 자전거는 앞에 남자가 탔고 뒤에 여자가 탔다. 남자는 방향을 잡으면서 페달을 힘껏 밟아대고 여자는 남자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고서 강바람, 꽃바람 삼매경이다.
“세모시 옥색 치마 금박 물린 저 댕기가/ 창공을 차고 나가 구름 속에 나부낀다”

△대저생태공원 대숲이 끝나는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금수현 노래비’ 조형물.대숲이 끝나는 자리 조형물은 이색적이다. 벤치에 앉아서 뭔가를 적는 신사의 청동상과 그네 악보, 관악기를 조형했다. ‘금수현 노래비’다. 낙동강 서쪽인 강서구 이 일대는 국민 가곡 ‘그네’의 본향이다. 작곡가 금수현이 여기 사람이고 ‘그네’ 시를 지은 소설가 김말봉이 여기 사람이다. 김말봉은 금수현 장모다. 금수현 모교인 대저초등학교 입구엔 금수현 기념 가로등이 있고 녹산수문 맞은편엔 ‘그네’ 시를 새긴 김말봉문학비가 있다.
30리 벚꽃길은 가지런하다. 강이 가지런하니 길도 가지런하다.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먼 거리까지 가서는 길이 휘어진다. 강 너머로는 부산 산의 능선이 연이어 이어진다. 금정산에서 하단 승학산까지 이어졌다가 끊기고 끊겼다가 이어지는 능선은 인간적이다. 기껏 마음먹고 벌인 일이 이어졌다가 끊기고 끊겼다가 이어지는 사람의 능선 같다. 대저생태공원을 벗어나면 바로 옆에서 낙동강 강물이 넘실댄다.
강의 하구에 서 있으면/ 이해될 때보다 안 될 때가 많다/ 물은 분명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를 텐데/ 아무리 봐도/ 높은 데도 없어 보이고/ 낮은 데도 없어 보이는/ 하구의 평평한 강물/ 저 평평한 강물은 속에 무엇이 맺혀서/ 잠시도 그냥 있지 않는 걸까/ 뒤의 강물이 앞의 강물을 밀어내면서까지/ 기어이 더 낮은 데를 찾아가는 걸까/ 그냥 있어도 누구 하나 무어라 않겠건만/ 이해 안 될 때가 많은/ 하구의 강물/ 높지는 않으나 낮지도 않은 -동길산 시(詩) ‘하구에서’

△낙동강 노을에 젖어들고 싶다면 화명생태공원 길이 좋다. 화명생태공원에는 축구장, 파크골프장 같은 다양한 체육시설이 있다.맥도에서 을숙도로 이어지는 강변길 역시 가지런하다. 강변길 걷는 한 사람 한 사람. 누구는 내 앞에서 오고 누구는 내 앞에서 간다. 길을 닮아서 걸음걸음 가지런하다. 표정인들 그러지 않을까.
강과 길과 사람은 닮았다. 평온에 이르기까지 강과 길은 얼마나 굽이치고 휘어 쳤을 것이며 사람은 또 얼마나 굽이치고 휘어 쳤을 것인가.
보리 향 솔솔 ‘맥도생태공원’
맥도생태공원은 지명에서 보리 향이 솔솔 난다. 보리 맥(麥), 맥도란 하중도 삼각주에서 유래했다. 강서구는 강도 많고 섬도 많다. 제방까지 많아서 이른바 ‘강서 3다’다.
낙동강 하나만 생각하는 사람은 눈이 동그래지겠지만 맥도강, 조만강, 순아강, 게다가 평강천, 지사천, 신어천 등등 하천까지 합하면 열 이상이다. 강마다 섬이 있진 않지만, 강의 수만큼은 섬이 있고 제방은 강마다 있으니 ‘강서 3다’가 수사만은 아니다.
을숙도 다 와 가면 고민이 생긴다. 하굿둑 저쪽은 ‘가을 전어’ 명지시장, 이쪽은 을숙도로 가는 길. 처음 시작했던 ‘강서구청역’으로 돌아가는 마을버스도 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다른 건 몰라도 을숙도에서 한 군데만은 꼭 들러보자. 낙동강하구에코센터다. 에코를 ‘생태 에코(eco)’로 읽지 않고 ‘메아리 에코(echo)’로 읽으면 ‘낙동강을 낙동강답게!’ 함성이 메아리, 메아리 울리는 곳이다.

△낙동강 하구는 철새들의 천국이다. 철새를 관찰하기 좋고, 환경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가 자리하고 있다.낙동강 하구는 철새들의 천국이다. 철새도래지 천연기념물이다. 천연기념물은 국가에서 지정하는 문화재. 격이 대단히 높다. 철새들은 격이 대단히 높은 문화재를 보려고 매일 같이 찾아오고 사람은 그 철새를 보려고 매일 같이 찾아온다. 철새 못지않은 보배도 있다. 갈대밭이다. ‘자연 그대로’ 갈대밭은 낙동강의 보배다. 철새는 떠나고 싶으면 언제든 떠나지만, 갈대는 한결같이 한자리다. 철새는 철새대로 귀하고 갈대는 갈대대로 귀하다.
부산은 사포(四包)의 도시. 바다와 산, 강과 온천을 품은 사포지향이다. 말이 사포지향이지 바다 없는 도시는 얼마나 많으며 강 없는 도시, 온천 없는 도시는 얼마나 많은가. 바다 따로 찾고 강 따로 찾을 필요 없이, 강 따로 찾고 온천 따로 찾을 필요 없이 한 번에 다 되는 도시, 부산! 부산 같은 도시가 또 있을까 싶다. 〈끝〉
글·동길산 시인
- 작성자
- 부산이라 좋다
- 작성일자
- 2026-03-31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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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202604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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