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푸는세상 / 解 弛(해이)
글쓴이: 김태만 한국해양대 교수
- 내용
- 마음이나 규율이 풀어져 느슨해짐 소(牛)와 뿔(角)과 두 손(刀, 즉 又의 변형)으로 이루어진 글자인 해(解)는 `소의 뿔을 양손으로 잡아 뽑아내는 형상'이다. 즉, `해체하다' `풀다' 라는 의미이다. `관직을 벗어 던짐'을 解冠(해관), `질곡 또는 속박에서 벗어남'을 解脫(해탈)이라 한다. `활'을 의미하는 궁(弓)에 야(也)의 소리가 합쳐진 글자인 이(弛)는 `활의 시위가 풀려 늘어지다'는 의미이다. `엄하지 아니하고 무름'을 弛緩(이완), `게으름'을 弛惰(이타)라 한다. 해이(解弛)란 `마음의 긴장, 규율 등이 풀리어 느즈러지다'의 뜻이다. 주로 사람의 정신 상태나 사회의 기강(紀綱)이 느슨하게 풀린 것을 말할 때 쓰인다. 이에 상대되는 말은 긴장(緊張)이다. `장(張)'과 `이(弛)'는 원래 모두 `활'과 관계있는 글자이다. 그 뜻을 보면, `장(張)'은 `활에 시위를 얹다'이고 `이(弛)'는 `활시위를 벗기다'이다. 활이 그 탄력을 오래 유지하게 하려면 사용할 때에 시위를 얹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벗겨 두어야 한다. 이를 긴장(緊張)과 해이(解弛)라 한다. 자칫 일상이 해이해지기 쉬운 계절이다. 빡빡한 현대사회생활에서 더러는 긴장을 풀고 스스로를 이완할 필요가 있다. 무한정 긴장을 유지하다가는 스트레스로 화근(禍根)이 될 수도 있다. 당겼다 풀었다 켕겼다 늦췄다 하는 묘미 속에 어우러짐의 미학이 있는 법이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5-08-10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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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1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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