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푸는 세상 / 啄(줄탁)
안과 밖에서 알의 껍질을 쪼음
- 내용
- 줄( )은 `입' 구(口)에 `갑자기'라는 의미를 갖는 졸(卒)이 합쳐진 글자이다. `놀라 갑자기 소리 지르다'는 의미이다. 때문에, 여러 사람이 떠들썩하게 지껄이면서 내는 시끄러운 소리를 (조줄)이라 한다. 탁(啄)은 `입' 구(口)에 `두드릴 때 나는 소리'를 의성(擬聲)한 축( )의 소리가 합쳐진 글자로, `새가 부리로 쪼아 먹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딱따구리를 啄木鳥(탁목조)라 하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다. 줄탁( 啄)의 줄( )은 닭이 알을 깔 때에 알속의 병아리가 껍질을 깨뜨리고 나오기 위해 껍질 안에서 쪼는 것을 의미하고, 탁(啄)은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리는 것을 말한다. 원래, 줄( )과 탁(啄)은 동시에 이루어지는 법이다. 여기서 `줄탁동시( 啄同時)'란 성어가 나왔다. 원래는 사제지간(師弟之間)이 될 수 있는 연분(緣分)이 무르익음을 비유해서 사용하는 말이다. `목적하는 바의 분위기가 무르익는 결정적 시점을 기다려 운신한다'는 뜻으로 이 말을 사용할 경우도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시기포착(時期捕捉)이고, 부정적으로 보면 철학(哲學)없이 때나 기다리는 기회주의(機會主義)적 태도에 다름 아니다. 아무튼 무슨 일이건 시와 때가 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5-05-25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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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1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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