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힘내라 부산경제!  `풍요 속의 빈곤.' 부산 조선업계는 2021년부터 수주가 크게 늘어 일감이 넘쳐나고 있지만, 지속적인 인력 부족과 디지털 기술 경쟁력 저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2021년부터 수주 실적이 반등해 고부가·친환경 선박 점유율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현재 선박 수주 잔량도 3천930만CGT(표준환산톤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4년 치 일감으로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중형 조선소와 조선기자재업체가 밀집한 부산의 조선업계는 몇 년째 인력 부족으로 선박 건조가 지연되고 그에 따른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기에 조선산업 전반에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에 대응할 기술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시가 지역 조선업의 위기 극복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1조3천억 원을 투입한다(사진은 영도구 HJ중공업 조선소 전경). 사진제공：HJ중공업

　부산에는 HJ중공업, 대선조선 같은 중형 조선소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국내 58.4%를 차지하는 조선기자재업체(367개 사)가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국내 52.9%의 조선 관련 설계·엔지니어링 업체(111개 사)가 밀집해 있기도 하다. 이들 부산 조선업계가 최근 겪고 있는 인력난과 디지털 기술 경쟁력 저하는 장기간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과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조선업 관련 종사자 수가 2015년 20만 명에서 2021년 9만 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어 수주 선박 건조에 투입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조선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최신 디지털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재 양성과 투자도 이뤄지기 어려웠다.

　부산광역시가 지역 조선업계의 위기 상황 극복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팔 걷고 나선다. 2030년까지 국비 8천348억 원, 시비 2천434억 원, 기타 2천912억 원 등 총 1조3천694억 원을 투입해 △조선업 현장 위기 극복 지원 △차세대 초격차 기술 확보 △조선산업 상태계 고도화를 추진한다.

　부산시는 지난 2월 22일 시청에서 제41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시장 주재로 각계 전문가들과 `부산 조선산업 현장 위기 극복 지원과 차세대 기술 선도 전략'을 논의해 이 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조선업 현장 위기 극복 지원은 연간 1천 명 이상의 인력양성에 무게중심을 둔다. 수주물량의 원활한 건조를 담당할 700명의 현장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직업능력 개발훈련 등을 적극 지원한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필수인 우수한 기술 인력 확보를 위해서도 부산수소선박기술센터 등에서 100명의 미래인재를 키우고, 부산 공유대학에서 스마트 해양모빌리티 전문인력 2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차세대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수소, 메탄올, 암모니아 등을 활용하는 탄소중립(Net Zero) 친환경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첨단 해양 e모빌리티 핵심기술 선점에 나선다. 

　차세대 선박기술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을 개발하고, 조선산업 산·학·연이 참여하는 스마트 선박 연구개발 클러스터를 구축해 미래 친환경 자율운항 선박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도 추친한다. 친환경 자율운항 등 해양 `e모빌리티 딥테크' 유니콘 기업도 육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