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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부산 제906호 경제

특별기고/ 유권자의 힘을 보이자

‘투표는 국민 수준 가늠자’ 인식을

내용
며칠 전 ‘TV퀴즈탐험’ 시간에 정치인을 빗댄 우스갯 얘기가 있었다. 어부가 바닷게를 잡아 바구니에 넣은 채 뚜껑을 닫지 않았다. 마침 지나가던 정치인이 어부에게 물었다. “여보시오. 바구니 뚜껑을 닫지 않으면 게들이 다 도망치잖소.” 어부가 정치인을 힐긋 쳐다보며 “아니올시다. 이 게들도 정치인을 닮아서 한 놈이 기어오르면 다른 놈들이 물고 늘어지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놔도 한 놈도 도망가지 못합니다.”라고 설명. 참된 민의 대변자 뽑아야 4.13총선이 ‘게들의 전쟁’을 방불케 한다. 서로 물고 물리고, 헐뜯고 중상모략하는 모습이 난장판이다. 후보자들은 병역 납세 전과에 이르기까지 드러난 허물들을 최대한 뻥튀기해서 상대방에게 뒤집어씌우고 옭아매기에 혈안이다. 옥석이 가려질 수 있는 정상적인 정치상황이 아니다. 전파문제만 하더라도 시국사범이냐 파렴치범이냐에 따라 죄질이 현격히 다른데도 도매금으로 넘어간다. 전과자들 중에는 민주화운동으로 옥고를 치르고 숨어 다니느라 세금을 내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후보자를 뇌물수수나 파렴치행위로 감옥살이 한 전과자와 떼돈을 벌고도 교묘하게 탈세한 탈세범과 동일시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 전과의 죄질을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며 유권자는 옥석을 구별하여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를 가려 뽑아야 할 것이다. 지역감정 등 준엄하게 심판 선거가 가열되면 후보자 유권자 할 것 없이 이성을 잃고 혈연 학연 지연, 심지어 돈 줄 곳을 찾아 다니느라 정신을 못차린다. 이번 선거도 어느 선거 못지않게 지역주의가 판친다. 호남 영남 충청권으로 갈라져 이전투구를 벌인다. 저마다 지역감정을 타파하자고 입으로는 외치면서 뒷구멍으로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자행한다. 이번 총선도 예외가 아니다. 공천 당시에는 1인 보스정치의 폐해가 국민을 실망시키더니 선거전에 돌입하자 지역주의가 황사처럼 천지를 뒤덮기 시작했다. 또 투표일이 임박하자 상대방의 해명 기회도 박탈한 채 무지막지한 흑색선전, 날조한 비방, 근거도 없는 마타도어를 퍼뜨린다. 유권자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주권자를 철저히 무시하는 이런 작태를 우리 국민은 속지 말아야 하며 참과 거짓을 간파하여 준엄하게 심판해야 한다. 우리의 선량 우리 손으로 이제 총선은 유권자의 몫이다. 투표일에 어떤 일이 있어도 기권하지 말고 진정한 주권을 행사함으로써 우리의 선량(善良)을 우리 손으로 뽑아야 한다. 최선의 후보자가 없으면 차선의 후보자라도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국회의원이 국민을 두려워한다. 투표 전에 반드시 후보자의 소속 정당의 정치력 도덕성 준법성을 꼼꼼히 점검하고 그 다음 후보 개인의 전문성 참신성 정직성 능력을 따져 정치지도자로 확신이 가는 사람을 우리의 대표자로 선택해야 후회가 없다. 진정한 주권행사를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을 남발하거나 발전적인 정책을 제시하기 보다 상대방을 깎아내리기에 급급한 후보자는 찍지 말자. 이런 후보보다 더 나쁜 사람은 투표일에 투표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기권하는 유권자는 국민의 자격이 없으며 정치를 논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이번만은 우리 모두 기권하지 말고 반드시 투표해 선거혁명을 이룩하자. 국회의원의 수준, 더 나아가 민주주의의 수준은 바로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일이다.
작성자
부산이야기
작성일자
2000-06-09
자료출처
부산이라좋다
제호

부산이라좋다 제9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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