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보

생활경제 풀어쓰기 /  정부의 실패  

오늘날 거의 모든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혼합경제체제는 자본주와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혼용하는 형태이다． 이 체제는 시장의 기능을 존중하면서도 시장의 실패가 발생하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형태이다．

　시장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를 시장의 실패라고 한다． 시장의 실패를 치유하기 위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태를 더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정부의 실패라 한다．

　따라서 시장의 실패에 정부가 반드시 시장에 개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즉，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다고 해서 반드시 상황을 호전시키지 않는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정부의 실패 사례는， 북한에 퍼주기식 지원 및 대학 입시점수의 등급화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최근 미국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1천500억 달러 규모의 세금환급 및 금리 인하에 나서는 등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는 것도 하나의 정부 개입인데， 이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면 정부의 실패에 포함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통화정책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통상 6개월에서 18개월 정도 시간이 걸린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는 너무 늦었고 너무 소폭이었다"라고 미국 정부의 금리정책을 비판했다．

　정부의 실패를 방지하는 방법에는 공공 기능을 민간에게 위탁하는 아웃소싱， 민영화 등이 있다．

 〈강준규 동의대 교수·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