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풀어쓰기 / 한국은행 총재
강준규 동의대 교수·경제학
- 내용
- 박승 전 한은총재가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달 말 퇴임했다. 박 전총재가 취임한 지난 2002년 3월 이후 지금까지 4년간 국내경기는 ‘호황 - 침체 - 회복’으로 요약된다. 취임 당시의 호황은 인위적 경기부양에 따른 거품효과로 인해 2002년에 무려 7.0%에 달하던 경제성장률이 2003년에는 3.1%로 하락했다. 이어서 2004년에 4.6%, 지난해에는 4.0% 등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세가 지속됐다. 하지만 올해는 5%로 전망되는 게 그나마 위안이라 할 수 있겠다. 중국효과와 환율하락 등의 영향으로 물가안정이라는 목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초저금리 기조로 인해 임기 중 강남 등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은 흠집으로 보인다. 박 전총재의 취임 당시 콜금리는 4.00%이던 것이 최고 4.25%, 최저 3.25%까지 등락을 거듭하다가 퇴임을 앞두고 6개월간 3차례의 인상을 통해 4.00%로 복귀했다. 박 전총재의 업적으로는 한은법의 통과에 따른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강화되어 한은 부총재가 당연직 금통위원으로 격상되었으며, 한은 총재 추천 몫의 금통위원 한자리도 확보해 통화정책 방향 결정에서 한은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 금융통화위원은 한은총재를 포함하여 7명으로 금리 결정 등 경제 전반의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위치이다. 미국에서 한국은행총재에 해당하는 직책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다. 지난 2월에 새로 취임한 벤 버냉키 신임 의장은 2002년부터 금융통화위원에 해당하는 연준 이사를 지냈고 지난해 6월에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으로 임명됐기에 시장에서 그의 연준 의장 취임은 이미 예견되고 있었다. 다행히 이성태 부행장이 한국은행 총재로 임명됨에 따라 금융정책 기조의 연속성이라는 면에서는 안도할 수 있겠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6-04-06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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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2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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