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양산업 부활... 부산과 미래 함께 할 것"
부산 글로벌 기업 탐방 _ 삼성중공업 부산 R&D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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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선·해양산업이 활황을 맞으며 국내 조선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오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은 전통 주력산업인 조선·해양산업의 부활을 위해 전방위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글로벌 조선·해양산업을 주도하는 국내 대기업의 부산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각별한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 이른바 ‘조선·해양 빅3’가 모두 부산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거나 핵심 부서를 옮겨와 조선·해양산업 부활을 견인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풍력 보조 추진장치 LNG 운반선 이미지. 이미지제공:삼성중공업삼성중공업이 지난 2023년 12월 남구 문현금융단지에 ‘부산 R&D 센터’를 설립, 해양플랜트 개발과 설계는 물론 기획과 영업까지 업무를 확장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5월 중구 지식산업센터에 R&D 센터를 설립해 가동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조선산업의 핵심인 설계 부서 일부를 해운대구로 옮겨와 업무를 시작했다.
그 가운데 부산에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삼성중공업 부산 R&D 센터 박정기 센터장으로부터 현재 업계 현황, 삼성중공업의 성과, 부산 R&D 센터의 역할, 그리고 미래 인재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기업과 부산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제안도 있었다.
박정기 삼성중공업 부산 R&D 센터장이 센터 입구 미디어월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조선·해양산업의 활황과 삼성중공업의 약진
박정기 삼성중공업 부산 R&D 센터장은 조선해양산업이 지난 10년간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2023년 이후 흑자 규모를 계속해서 확대하며 현재는 많은 수주와 수주 잔량을 통해 활황을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대형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섰고, 삼성중공업은 상반기에 3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박 센터장은 삼성중공업은 연말까지 6천억원 이상 흑자를 목표하고 있으며, 이미 향후 3년치 물량을 확보한 상태로 앞으로 매출과 흑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의 기술력은 최근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도 한국 전체 산업의 지렛대 역할을 하며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며 친환경 선박 개발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격차를 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앞으로 에너지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탄소 배출이 적은 LNG(액화천연가스)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 조선·해양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봤다.
박 센터장은 “삼성중공업은 북극 항로에 투입될 쇄빙선, 쇄빙 유조선 개발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부산시가 추진하는 북극 허브 항만 계획과도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 부산 R&D 센터의 성장
“삼성중공업 부산 R&D 센터는 해양플랜트 설계를 중심으로 연구 개발, 영업, 신사업, 구매 및 장비 수리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 지역의 다양한 기자재업체 및 조선‧해양 관련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 부산 R&D 센터는 2023년 12월 50여명의 인원으로 문을 열었다. 현재는 130명으로 늘어났고, 인도 인력 8명과 거제‧판교 본사 직원들이 활용하는 공유 오피스를 통해 최대 160명까지 근무하고 있다. 센터는 올 연말까지 상주인력을 2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지속적인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우리 센터의 주요 연구개발 프로젝트는 FLNG(Floating LNG)입니다. FLNG는 먼바다에서 가스를 채굴해 액화하고 저장하는 해양플랜트로, 삼성중공업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전 세계 9척의 FLNG 중 5척을 수주했으며, 신조 FLNG 7척 중 5척을 수주한 성과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LNG 수요 증가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 추세에 따라 FLNG의 전 세계적인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부산 R&D 센터 내부 모습. 모든 직함이 ‘프로’인 직원들이 해양플랜트 설계 업무를 하고 있다.부산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과 인재상
삼성중공업 부산 R&D 센터의 확장은 지역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센터는 부산 지역 대학 졸업생들을 신입사원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5명이 입사했고 앞으로 두 자릿수 채용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방학 중 학생 실습 과정(한 달간)을 운영해 학생들이 실제 현장을 경험하고 삼성중공업에서의 커리어를 꿈꿀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조선‧해양산업은 과거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인식됐지만, 현재는 이미 디지털 첨단산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다양한 전공의 우수 인재를 필요로 합니다. 조선‧해양공학 전공자뿐만 아니라 화공, 전기‧전자, 디지털, 기계공학 등 다양한 공학 분야는 물론, 기획‧영업 분야에 인문학 전공자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특히, 3D CAD, 로봇, AI 등 디지털기술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중요합니다.”
박 센터장은 삼성중공업이 바라는 인재는 자신의 전공에 대한 탄탄한 공부를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에 열린 마음과 관심이 높은 청년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 조선산업 특성상 전체 제품의 90% 이상이 수출품인 만큼 영어 능력을 갖추는 것은 필수. 조선‧해양산업에 대한 열정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최신 첨단 기술, 즉 로봇, 3D 캐드, AI 등에 대한 관심이 큰 청년이면 무조건 대환영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완전자율운항 선박.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심해용 FLNG 표준모델 이미지와 3D 디지털 생산도면이 담긴 태블릿 PC.사진·이미지제공:삼성중공업 .
부산 투자의 매력과 부산시에 대한 제언
박 센터장은 삼성중공업이 부산에 R&D 센터를 설립한 가장 큰 이유는 부산이 조선‧해양산업의 뛰어난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에는 수많은 조선기자재업체가 집적되어 있고, 조선‧해양 관련 대학 학과, 해양 연구기관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것도 강점. 또한, 지방 인구 감소로 인한 인력 채용의 어려움도 부산 선택의 한 요인이 되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부산의 장점을 활용해 100년 기업으로 발전하고, 지역의 우수 인재들과 함께 조선‧해양산업의 영속적인 발전을 이루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삼성중공업의 정착에 많은 지원을 해왔지만, 기업으로서 바라는 점들도 있습니다. 우선 지산학 협력 라이즈(RISE) 사업이 실질적으로 활성화되기를 기대합니다.”
박 센터장은 기업과 학교가 단기적 교류를 넘어, 우수 인재가 산업 현장의 분위기와 노하우를 제대로 배워 지역, 학교, 기업 모두 발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류 기회가 확대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 실습과 교육을 위한 기업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 현재 학교로 지원되는 실습비, 기자재, 소프트웨어 비용 등이 기업에는 직접적으로 지원되지 않아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기업이 더 많은 학생에게 실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부산에 새로 자리 잡은 기업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기업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이 시민과 어우러지고 지역문화에 익숙해지는 것. 박 센터장 역시 부산시가 주최하는 다양한 문화행사, 전시회, 공연 등에 기업인과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초대해 지역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는 기회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부산시가 기업의 시설 투자에 적극 지원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지원금 규모과 지원 기간을 확대한다면 더 많은 기업이 부산에 투자할 것이라는 조언도 했다.
더불어 대기업과 지역 중소기업 간의 협력이 산업생태계를 건강하게 키워가는 필수 조건이라며, 대기업이 지역의 수많은 업체들과 원활히 협력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부산시가 해줄 것도 요청했다.
“우리 센터는 설립 당시부터 부산시 투자유치과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동아대, 한국해양대, 부산대, 부경대 등 지역 대학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매달 학생들을 센터로 초청해 회사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며, 향후에는 10~20년 경력의 시니어 엔지니어들이 학생들에게 직접 멘토링과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박 센터장은 삼성중공업 부산 R&D 센터는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부산 지역의 조선‧해양산업 발전과 인재 양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약속했다.
- 작성자
- 구동우
- 작성일자
- 2025-09-03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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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202509호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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