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아시아드’ 성공 기틀 마련
북한 부산AG참가 의미와 북한 참가 성사까지
- 내용
- 남 개최 국제경기 사상 첫 참여 주목 참가단 300여명… 남북체육교류 물꼬 북한의 부산아시안게임 참가 결정은 남북한 스포츠 교류에 일대 전기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통일 아시아드 구현을 통해 남과 북이 평화와 화해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테러 전쟁에 시달린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북한마저 참가를 결정함으로써 이번 대회는 사상 최초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 43개 회원국이 모두 참가하는 평화와 통일의 대회로 치러지게 됐다. 이는 14번째 맞는 아시안게임 역사상 가장 많은 참가국이며 선수단 규모 역시 북한을 포함해 1만2천여명으로 사상 최대가 될 전망. 분단 이후 크고 작은 체육교류가 있었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종합경기대회에 북한이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국제대회 참가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지만 특히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는 철저하게 외면해왔다. 86년 서울아시안게임은 물론이고 올림픽 사상 최대의 참가국 수를 기록한 88년 서울올림픽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부산AG에 300명 가량의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할 전망이어서 지금까지의 어떤 체육교류보다 큰 상승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부산은 아시안게임 기간을 전후한 한달 가량 세계 각국 언론의 이목을 한꺼번에 붙잡아 뉴스의 초점 도시가 될 전망이다. 북한이 불참할 경우 부산AG는 자칫 ‘그저 그런 대회’로 전락할 우려가 있었지만 북한 참가결정으로 중앙정부는 물론 아시아 및 세계 각국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게 돼 역대 대회중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받을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국제대회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접촉을 해왔지만 부산생활 한달 가량은 색다른 의미로 다가갈 것이며 특히 북한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국민적 관심사가 되면서 전국에 ‘북한 열풍’이 몰아쳐 부산AG에 대한 국민적 열의가 월드컵 못잖게 달궈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부산시 앞장 권유·촉구·재촉구 성사 ‘출전경비 우리가’… 끈질긴 노력 개가 북한의 부산아시안게임 참가 결정에는 부산시와 부산AG조직위, 정부와 체육계, 각종 민간단체에 이르기까지 남측의 총체적이고도 끈질긴 노력이 뒷받침됐다. 특히 부산시와 부산AG조직위는 북한 참가가 대회 성공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지난 95년 대회를 유치하면서부터 공을 들여왔다. 시와 조직위가 공개적으로 북한에 대회 참가를 요청한 것은 지난 2000년 9월 시드니올림픽 기간 중. 안상영 부산시장은 당시 조직위 김운용 위원장과 시드니에서 북한의 장웅 IOC위원을 만나 대회 참가를 공식 제의했다. 당시 장 위원 등 북측 관계자들은 확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안 시장은 백기문 조직위 사무총장과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경기연맹총회에서 또다시 북한 장웅 위원을 만나 북한의 대회 참가를 재촉구했으며, 조직위는 정순택 위원장 명의의 대회 공식 초청장을 국제특급우편으로 북한에 직접 전달했다. 안 시장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북한 참가를 위해 범정부적인 지원을 해줄 것도 건의했다. 김 대통령도 관계부처에 적극적인 지원을 시사했다. 지난 4월 임동원 특사는 북한을 방문해 대회 참가를 요청했고, 김 대통령은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북한 참여를 위해 노력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남측의 이런 노력과 달리 그간 북한의 반응은 ‘별로’였다. 스포츠를 정치·이념적 선전수단으로 삼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선 당연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지난 6월21일 대회조직위는 판문점을 통해 대회 참가를 권유하는 최후 통첩성 공문을 전달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침내 북한은 지난 4일 금강산에서 가진 장관급회담 실무접촉 사흘째 회의에서 부산AG참가 등을 담은 합의내용을 발표, 대회 참가를 확정했다. 부산시와 대회 조직위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던 것이다.
- 작성자
- 부산이야기
- 작성일자
- 2002-08-08
- 자료출처
- 부산이라좋다
-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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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좋다 제10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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